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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박함은 불가능을 없애는 ‘최고의 묘약’” 풍자와 해학의 걸작 ’선달 배비장‘, 애랑 역의 연극배우 김태라 2017-12-13
오윤정 기자 webmaster@hangg.co.kr

[오윤정 기자]‘배비장전’은 많은 판소리 중 하나로 해학과 풍자로서는 으뜸이다. 당시의 광대들은 문맹들로 오랫동안 구전으로 내려온 ‘코메디아 델아르테’의 형식을 취해왔다.

‘배비장전’이란 말은 배씨 성을 가지고 비장인 직위를 가진 사림이다. 전이라는 것은 ‘얘기(story)’라는 뜻으로, 지금의 시장 밑에서 일하는 여섯 행정담당관의 직위로, 배비장은 의전담당관인 예방직위에 있던 사람이다.

연극배우 김태라는 ‘연극배우는 언제부터 하게된 계기가 있다면?’에 대해 “11살때부터였다. 누군가 꿈이 무어냐고 물어보면 난 주저없이 연극배우라고 대답헸다. TV에 나오는 탈렌트도 스크린에 나오는 영화 배우도 아니었고 무대 경험도 한번 없던 꼬맹이 4학년이 왜 연극을 하고 싶었는지는 지금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내가 다른 인물로 변신하는게 즐거웠고 친구들에게 내가 연기하는걸 보여주는게 재미있었다. 친구들이 나에게 “눈물흘려봐”라고 얘기 하면 3초만에 또르르 눈물방울 흘려버리던 그 순간을 내 초등학교 동창들은 아직도 기억하며 내게 말한다, ‘난 니가 배우가 될줄 알았어’“라고 덧붙였다.

허세를 부리기 좋아하는 배비장, 제주도에 가서는 절대 여자를 가까이 하지 않겠다고 굳게 약속을 한지만, 제주도에 도착해 성인군자인 체 위선을 부리는 배비장을 꼻여주려고 사또가 기생 애랑을 매수해 그를 유혹하게 한다. 결국 애랑의 아름다운 작태에 도취한 배비장이 은밀히 그녀와 사랑을 속삭인다. 그러다가 남편으로 가장해 돌아온 방자에 의해서망신을 당하게 되는 양반계급의 허위성을 야유하고 있다. 대학로 가든시어터에서 ‘선달 배비장’을 준비하고 있는 연극배우 김태라를 만났다.

또 “그러나 내 성적은 슬프게도(?) 늘 상위권이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시절 내내 반장과 학생회장을 도맡아하면서 편모가정의 삼남매 중 장녀로 자라던 나는 가정형편상 고등학교도 제대로 다니기가 힘들었고 결국은 자퇴 후 아르바이트로 집안일을 도우며 검정고시로 졸업장을 따내어 IMF로 취업난이 극심하던 그 어려운 시절 난 연극과는 꿈도 꿀 수 없었고 정말 운이 좋게도 취업이 유달리 잘된다던 모 대학 항공경영학과에 장학금을 지원받아 겨우 입학을 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때 무난한 성적으로 대학을 졸업했다면 지금 이 자리에, 이 무대에 과연 내가 서있을까? 라는 생각을 가끔 하곤한다, 그때부터 어린시절부터 꿈꿔왔던 연극에 목이 말라 있었던것 같다. 우연히 지나가던 시내버스에 붙어있던 2005년 신입생 연기전공 입시 전형 공고를 보게됐고 정말 귀신에 홀린듯 2004년 홀로 수능을 다시 보고야 말았다. 그리하여 다행히도 다른학교에 학비가 저렴했던 어느 시립대학의 연기과 1기생으로 합격했다. 열심히 해야했다. 공부도, 출석도, 공연도...늦깎이 여대생으로 입학했지만 첫학기 과수석을 받았다. 2번째 학기부터는 학회장이 되어 졸업때까지 장학금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

그는 또 “절박함은 불가능을 없애는 최고의 묘약이다. 내가 그때 저리도 처절히 절박하지 않았더라면 내 나이 30대 중후반인 지금 꾸준히 연극무대에사 작업의 기회를 가질 수 없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20대의 그토록 치열했던 삶의 곤고함에게 조금씩 감사할만큼의 마음의 여유가 생기는 요즘”이라고 강조했다.

배비장은, 원래 배선달이었던 쌍놈이었다. 돈을 주고 비장직위를 사서 양반행세를 하는 속된 인물로, 신임 사또 김경이 제주도에 부임하게 되면서 배비장을 때동하게 된다. 본색이 건달인 배비장인지라 미녀가 많은 제주도에 가면 필경 방탕하게 될 것을 염려한 그의 부인이 감시자 방자를 딸려보낸다.

“대학 졸업후 인천연극제 ‘달아달아’로 작품상을 받고 전국연극제에 진출해 은상을 받게됐다. 이후로도 쉬지 않고 꾸준히 연극무대에 올랐고 모든 연극 배우들이 그러하듯 아직도 무명의 시절을 겪고 있고 여전히 가난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달라진 것은 분명 하나있다”면서, “가면을 쓰고 대사 한마디 없던 첫무대에서와는 달리 현재 주연으로 설 수 있게 됐다. 물론 아직도 내가 닦아야 할 인간으로서의 내면과 배우로서의 가야할 길은 끝도 보이지 않을 만큼 멀고도 먼 길이지만 차츰차츰 어려웠던 세월을 버티어 오니 내게도 대사가 한마디 한마디씩이 주어지고 어느날 부터인가 무대 중앙에 서게 되는 그런 순간들이 오더란 말이다. 무대에서 관객에게 보여질 시간이 늘어난다는 것만큼 연극배우에게 큰 기쁨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는 ‘악극 여자의 일생’, ‘학이되어 날다’, ‘잊다’, ‘어린 시절’, 광주 5.18을 주제로 한 ‘얼굴’이라는 작품과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의 블랑쉬 외에도 수십편의 다양한 작품에서 꾸준히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는 중이다.

김태라는 13일과 14일 양일간 대학로 가든시어터에서 ‘선달 배비장’에서 연제주 최고의 기생 애랑이 역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양반인척 행세하는 속없는 사내를 곯려먹는 매력 넘치는 팜파탈 여인네 역으로, 가짜로 우는척 연기도해 보았다가 꼬여도 보았다가 유혹도 했다가 연극안에서 연기를 하면서 순간순간 팔색조의 매력을 뽐낸다.

연극배우 김태라는 “앞으로도 계속 무대에서 불려지는 배우, 쓰임 받을수 있는 배우 그리고 다양한 장르와 더 좋은 작품으로 더 많은 캐릭터를 가지고 더 많은 관객에게 다가갈 수 있는 무엇보다 관객들이 믿고 볼 수 있는 배우로 남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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