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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5-10-24 21: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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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0년간의 혼인 건수 통계를 살펴보면, 1996년 약 43만건대로 최고점을 찍은 이후 꾸준히 감소세를 보였고, 2023년에는 약 19만3천건대(193,657건)로 줄었다. 2025년 현재, 대한민국에서 결혼은 더 이상 ‘당연한 인생의 수순’이 아니다. 특히 청년층에게 결혼은 점점 멀어지는 선택지로 인식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25~39세 청년의 배우자 유무별 사회 경제적 특성 분석’에 따르면 해당 연령대 청년 중 배우자가 있는 비율은 33.7%로 나타났고, 이는 2020년 대비 약 4.8%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최근 10년간 혼인율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평균 초혼 연령은 남성 33세, 여성 31세를 넘어섰다. 그 원인은 단순히 개인의 가치관 변화만이 아니라, 사회 전반의 구조적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경제적 불안정… “결혼할 형편이 안 된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경제적 요인이 꼽힌다. 청년 실업률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정규직 취업의 문도 좁다. 설사 일자리를 구하더라도 불안정한 계약직이나 낮은 임금으로는 독립적인 가정을 꾸리기 어렵다. 주거비 부담도 크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치솟은 전·월세 가격은 청년들에게 ‘내 집 마련’은커녕 독립조차 어려운 현실로 다가온다. 정부가 청년 주거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배우자를 만나 결혼에 이르기까지 드는 비용 또한 부담스럽다. 결혼정보회사를 통한 소개에는 적게는 수백만 원, 많게는 수천만 원이 든다. 경제적 여유가 없다면 만남 자체가 높은 문턱이 될 수 있다. 결혼 준비 과정에서도 예물, 예단, 혼수, 결혼식 비용 등 일회성 지출이 만만치 않다. 여기에 자녀 양육까지 고려하면 부담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특히 여성의 경우, 경력 단절과 육아 부담이 여전히 현실적인 문제로 작용한다. 이에 따라 많은 청년 여성들이 결혼이나 출산을 미루거나, 아예 선택하지 않는 사례가 늘고 있다.



청년층의 개인주의와 가치관 변화

경제적 이유와 함께 청년층의 결혼관 자체도 변화하고 있다. “결혼이 꼭 필요한가?”, “혼자 사는 삶도 충분히 만족스럽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비혼·만혼이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자기계발, 취미, 커리어 등 삶의 다양한 목표가 결혼보다 우선시되며, 결혼은 더 이상 인생의 필수 조건이 아니게 된 것이다.

과거에는 “잘되면 술이 석 잔, 안되면 뺨이 세 대”라는 말처럼 주변에서 나서서 배우자를 소개하던 사회문화가 존재했다. 그러나 현대 사회는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해 타인의 삶에 개입하기 어렵다. 심지어 가족 구성원들조차 결혼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부모의 결혼 개입이란 결국 집, 육아, 교육비 등 경제적 지원을 의미하기도 한다. 현실적으로 부모의 지원 없이는 결혼이 쉽지 않은 구조가 된 셈이다.


사회적 압박과 기대에 대한 부담

여전히 일부 세대에서는 결혼에 대한 전통적인 기대와 역할이 존재한다. ‘남자는 경제적 책임’, ‘여자는 육아와 가사’라는 성 역할 고정관념은 청년들에게 심리적 압박으로 작용한다. 또한 ‘결혼 후에도 부모의 간섭 없이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할까’ 하는 현실적 고민 역시 결혼을 망설이게 만드는 요인이다.

“결혼하고 싶지 않은 게 아니라, 할 수 없는 겁니다.” 청년들의 이런 절규는 사회 곳곳에서 들려온다. 결혼을 포기하는 청년이 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결혼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사회가 단순히 ‘결혼을 장려’하기보다, 청년들이 결혼할 수 있는 현실적 환경을 조성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서로 사랑하면 어떤 역경도 이겨낼 수 있다”는 말은 이제 2000년대 이전 세대에게나 해당되는 이야기일지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 자녀를 낳고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것은 인간의 근본된 바람이다. 결국 주거 안정, 일자리 확충, 성평등한 가정 문화의 정착 등 청년들의 삶 자체가 안정되어야 결혼도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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