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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4-04-23 14:5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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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2. 두산아트센터

두산아트센터 로비. 두 여기자 장민영과 구하나, 배우 박윤희와 인터뷰 중이다.

장민영 : 연출과 술자리를 많이 가지는 편인가요?

박윤희 : 박근형 연출과의 술자리는 거의 매일. 하하. 그리고 술자리에서 작품얘기가 정말 많이 나와요. 어제도 또 한잔 했는데, 좋은 얘기도 많이 들었어요. 술자리를 통해서 은근히 고민을 많이 하게 하시는 분이세요. 이십 여 년을 넘게 연기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잠이 안 와요, ‘아 공연이 이틀 남았는데 내가 그걸 해결 못했구나’ 뭐 이런 생각들 때문에요. 전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은 아니지만, 대화가 필요하고 또 자기점검을 위해 연습 끝난 뒤 모임이 있을 때마다 거의 가요.

장민영 : 연극만 하면서도 건실하게 가정을 꾸리는 몇 안 되는 남자배우신데요, 어떤 계기로 연기를 시작하게 되셨나요?

박윤희 : 군대 전역한 89년도에 입단한 실험극장부터 연극 이력을 시작을 해요. 그 때 데뷔가 최민식 형과 했던 에쿠우스였구요. 연극을 시작한 계기는요. 저는 제가 잘생긴 줄 알았어요. 탤런트가 되고 싶었어요. 사실은 저도 굉장히 막연하게 시작을 했어요. 지금은 근데 가장 재미있는 일이 됐고, 가장 흥미롭고. 지금은 연극해서 먹고 살지만, 연극해서 먹고 산 지 불과 2~3년 밖에 안됐어요. 이십 여 년은 못 먹고 살았어요. 항상 아르바이트 했구요. 요즘은 또 이렇게 관이나 단체, 국립극단, 명동, 두산 같은 곳에서 쉬지 않고 하니까 저축은 못 하더라도 가족 건사하면서 사네요, 두 딸하고 집사람하고 같이 사는데. 생활비 정도는 돼요.

구하나 : 하다가 막히면 공부를 했다고 하셨는데, 서울예대 연극과도 일을 하다가 뒤늦게 가신 건가요?

박윤희 : 실험극장에서 연극을 하던 시절, 전문지식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아, 내가 연극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이론적인 공부가 필요하겠다.’ 그래서 공부를 다시 해서 전공을 했습니다. 근래에는 대학원도 수료를 했어요. 늦은 공부를 하다 보니 궁금한 것도 더 많아지고 해서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어요.

장민영 : 배우생활 동안 가장 인상 깊었던 혹은 힘들었던 작품 소개해주시겠어요?

박윤희 : 터닝 포인트가 됐던 작품이 하나가 있죠. ‘심판’이라는 작품인데, 그게 제가 처음으로 주인공을 한 작품이에요. 졸업작품에서 주인공을 하고 대학로로 나갔지만, 매일 단역하고 조그만 역만 하다가, 18년 만에 처음으로 주인공 한 작품이에요. 인상 깊다기 보다 감회가 새로울 수밖에 없죠.

장민영 : 그걸로 신인상을 받으신거죠?

박윤희 : 네. ‘심판’은 기억에 남을 수밖에 없어요. ‘아 이거 마지막 기회다.’라는 생각을 했죠. 주인공 누가 함부로 안주잖아요. 그렇게 준비했던 게 나름대로 조금 결실을 맺었고, 그 이후에 사실 일이 풀리기 시작했거든요. 네, 그래서 그 작품을 잊을 수가 없어요.

구하나 : 연극,뮤지컬,영화,드라마 다양한 매체에서 활동 중이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요즘 연기자가 되고 싶어 하는 친구들이 많은데, 다양한 매체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후배들에게 한 말씀 전해주시겠어요?

박윤희 : 이거 어려워요. ‘여러분들 꿈을 가지세요, 힘을 내세요.’라는 말을 많이들 하시잖아요? 저는 그렇게 이야기 해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왜냐하면 배우의 과정이 너무 힘들거든요. 그 힘든 과정을 20년 동안 버티다가 포기하는 사람도 있어요. 중요한 건 꿈을 실천에 옮기는 것이에요. 연기에 전혀 관련이 없는 어떤 것이라도 좋으니 단기목표를 가졌으면 해요. 그래야 자꾸 슬럼프가 안 생기거든요. 목표를 너무 멀리 두면, 슬럼프가 생겨서 쉽게 지쳐버려요. 제 좌우명 중 하나가 ‘백각이 불여일행’ 이에요. 백번을 깨달아도 내가 한번 실행에 옮기지 않으면 소용이 없어요. 연극 하는 사람들 중에 연극을 조금 했다고 비판만 많이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런데 저는 그게 무의미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열 번 말 하는 것보다 한번이라도 행동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힘든 걸 알고 그걸 견디는 게 중요한 거지, 깨닫는 것만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갑자기 조연출이 다가와서 뭔가 얘기한다

박윤희, 기자들에게 인사를 하고는 연습장소로 들어간다.

F.O.(편집/조영호, 취재/구하나, 장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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