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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4-05-05 18: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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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오페라단(단장/조장남)은 창작오페라 ‘루갈다’를 제5회 대한민국오페라 페스티벌 무대에 오른다.

3년간의 기획과 창작 기간을 거치면서 공연되기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아왔던 ‘루갈다’는 이미 지난해 10월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초연돼 폭발적인 호응을 이끌어낸 바 있다. 또한 국립오페라단 창작산실 지원사업에 우수작품으로 선정, 지난해 12월 상명아트센터 계당홀에 올려져 상찬을 받은바 있다.

오페라 ‘루갈다’는 한반도에 서양 종교인 천주교가 전래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1801년 신유박해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 시기를 전후해 수많은 순교자들이 발생했다. 그 중 독특한 사연과 정확한 기록으로 남아있는 사건이 유중철 요한과 이순이 누갈다의 죽음이다. 이들은 신앙을 위해 동정을 지키면서 홀로 살기를 결심한 사람들로 세인의 이목을 피하기 위해 형식적인 결혼을 하고 부부가 된다.

이 젊은 부부가 겪어야했던 육체적 욕망에 대한 갈등과 신앙을 위한 죽음이 이 작품의 뼈대로, 무엇보다도 절제가 아쉬운 현대인들에게 함께 사랑하고 의지하면서 표를 향해 나아간 이들의 삶은 진지한 성찰을 던져주고 있다.

오페라에 판소리 음악을 접목한 시도는 호남오페라단을 국내 독보적인 존재로 오페라 ‘루갈다’는 오는 8월로 예정된 주인공들의 시복 시성을 기념하고 예술을 통한 창조적 문화운동에 일조하기 위해 기획됐다.

작곡에는 지성호(전북대학교 강의전담교수), 대본은 김정수(전주대학교 교수)가 맡았다. 연출 김홍승(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지휘 이일구((사)호남오페라단 상임지휘자, 협성대학교 교수)를 비롯한 루갈다 역의 박현주, 신승아, 김순영, 요한 역의 신동원, 강훈, 이규철, 형관역의 이대범, 안균형 등 국내 최고의 가수들의 출연한다.

‘루갈다’는 고난도 표현양식인 오페라에 무게 있는 역사적 문제와 신앙의 문제를 극적으로 구성해 전달하는데 있어 강한 실험과 도전정신으로 제작했다. 이 작품은 총 네 개의 막으로 구성, 각 막은 각각 두 개 내지 네 개의 장들로 세분됐다. 무대는 사실성을 중심으로 상징적 감각을 중시했고, 내용면에서의 사실주의, 형식적인 면에서의 표현주의를 지향하면서 영상과 첨단 무대시스템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주제를 시각적으로 이미지화 시켰다.

이 작품에서 가장 큰 모티브는 동정부부의 삶으로, 일반적으로 쉽게 받아들이기 힘든 동정의 삶을 선택한 이들을 현대인들에게 공감받기는 어렵다고 볼 수 있지만, 종교와 신앙을 떠나 공동의 선, 공동의 목표를 추구하는 부부의 모습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좋은 모델이 되어줄 것으로 보인다.

순교라는 역사적 사건 속에서 초기 신앙인들의 고난과 아픔, 갈등을 기본 줄기로 삼아 인간적인 본능의 따뜻함이 느껴지도록 표현하고 있는 이 작품은, 음악이라는 표현수단이 다분히 상징적이고 추상적인 특성을 지니지만 이 특성을 십분 발휘해 관객과의 소통의 폭을 넓히고, 관객 스스로 상상력으로 집중하도록 끌어들여 작품의 내용을 깊이 이해하도록 구성했다.

한편, 한국 카톨릭 순교자 124위에 대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시복 결정은 한국 카톨릭 뿐만 아니라 국가적 위상을 극대화하는 영광으로, 시복시성의 핵심인 동정부부의 삶을 살다 순교한 요한, 루갈다의 극적인 스토리텔링이 오페라 ‘루갈다’의 핵심내용이기도 하다.

오페라 '루갈다'는 오는 9일과 10일은 오후 7시 30분, 그리고 11일엔 오후 3시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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