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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4-09-15 18:2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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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극작가 어니스트 톰슨의 대표작 ‘황금연못’이 오는 19일부터 대학로 DCF 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 1관에서 공연한다.

이 작품은 1979년 초연 당시 토니상을 수상한데 이어 1981년 마크 라이델 감독에 의해 영화 ‘황금연못’으로 제작돼 이듬해인 1982년 아카데미시상식에서 남.여주연상과 각색상을 수상했다.

인생 황혼기를 맞은 노부부의 삶과 가족의 사랑을 그리면서, 아버지와 딸 역에 실제 부녀인 헨리 폰다와 제인 폰다가 출연해 화제를 모은 이 영화는 특히 애증이 뒤섞인 부녀의 모습을 실감나게 연기한 두 부녀(헨리 폰다와 제인 폰다)를 비롯해 걸출한 배우들이 보여주는 농익은 연기는 잔잔하고 묵직한 여운을 선사한 바 있다.

독설을 일삼는 까칠한 고집쟁이 노인 노만은 꿈같은 청춘이 지나고 죽음이 멀지 않음을 깨닫지만, 그의 곁에는 항상 그의 까다로운 성미를 모두 받아주는 따스한 성품의 아내 에셀이 함께한다.

‘황금연못’으로 불리는 호숫가의 별장에서 여름을 지나고 있는 이들에게 남자친구와 여행을 떠나기위해, 남자친구의 아들 빌리를 맡기기 위해 외동딸 첼시가 찾아온다.

80세 노인 노만과 13세 소년 빌리 사이에서는 결코 어울릴 수 없어 보이던 이들 사이에 세대차이를 뛰어넘어 우정이 싹트기 시작한다. 두 사람의 다정한 모습에 꽁꽁 얼어붙었던 첼시의 마음이 녹는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엄격하고 무뚝뚝한 모습에 상처받아 연락을 끊었던 첼시는 아버지에게 화해의 손을 내민다. 이들에게 마법 같은 일을 가능케 만든 주인공은 까칠한 속에 숨어 있는 노만의 진심을 헤아릴 줄 아는 유일한 사람 에셀이다.

청춘에 대한 상실감과 예전 같이 않은 기력 탓에 고집과 까칠함만 늘어가는 남편을 위해 에셀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다.

“할아버지는 너에게 소리를 지르는 게 아니야. 세상에 소리를 지르는 거야. 그는 늙은 사자와 같단다. 아직도 자신이 건재하게 으르렁거릴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만 하거든”이라면서 감수성 예민한 사춘기 빌리가 이따금 언성을 높이는 할아버지를 무서워할까봐 들려주는 에셀의 이야기는 빌리는 물론 관객들의 마음까지 환하게 만든다.

SBS 대하드라마 ‘토지’의 이종한 연출은 “상업적이고 기형적인 저급 연극이 횡행하는 무대에서 명작의 감동을 생생히 재현하는 현실 속에서, 재미, 감독, 예술성을 모두 겸비한 국민연극을 만들겠다”면서, “노령화 사회 속 노인들의 아름다운 역할과 가족 간의 바람직한 소통방식을 제시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8일 대학로 DCF 대명문화공장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순재는 연극 ‘황금연못’에 대해 “일상성의 연극이라 큰 기복은 없다. 다만 지루해 할 수는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부분은 아기자기 하면서 재미있게 넘어간다”면서, “노이든 사람이 나온다고 흥행이 안 되라는 법이 없다. 신구와 손숙이 나온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 는 관객이 꽉찼다. 잘만 하면 젊은 관객들도 많이 들 수 있을 것”이라면서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신구는 “(이 작품의 주인공 노만은) 지금 내 나이와 비슷하다. 마지막으로 정리해야 할 일이 있는데, 그것들을 안은 채 죽음을 앞둔 모습이 제 모습과 비슷해서 선택한 작품”이라면서, “우리 나이가 되면 항상 그 문제를 두고 고민한다. 5분마다 죽음을 생각하는 노만 만큼은 아니더라도 수시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문희는 “연극은 땅에 발이 잘 닿아야 한다. 기운이 있어야 하고 호흡도 좋아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힘이 든다”면서, “그 만큼 버티는 힘이 있어야 한다. 그러다 보면 관객들과 호흡이 좋아지고 스스로의 힘도 많이 좋아진다”고 덧붙였다.

내년이면 60살을 바라보며 어는 촬영이나 무대에 가도 나이에 대해 밀리지 않던 성병숙은 이 무대에서는 막내다. 성병숙은 “막내가 참 편하다. 선생님들이 잘 봐주시는 것도 많고, 실수도 많이하는 천둥벌거숭이인데 모두 잘 챙겨주신다”면서, “남편 두 분이 너무나 다르다. 이순재 선생은 다들 알지만 직진이고, 신구 선생님은 회오리다. 두 분이 무대 위에서 너무 달라서 노만을 두 번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만 세이어 주니어 역에는 이순재, 신구가 더블 캐스팅됐고, 까다로운 남편을 받아주는 따뜻한 성품의 에셀 역에는 나문희와 성병숙이 출연한다. 이 외에 이도엽 우미화 이주원 홍시로가 함께한다.

황혼에 접어든 노부부가 세대갈등과 가족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가는 모습을 유쾌하고 잔잔한 감동으로 그려낸 연극 ‘황금연못’은 이달 19일부터 11월 23일까지 공연한다.(문의 02-766-6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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