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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4-11-05 19: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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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 햇살이 눈부신 동쪽의 자작나무, 튤립나무길(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가을이 곳곳에 내려앉았지만, 바쁜 일상에 시달리느라 노랗게, 빨갛게 물드는 가을을 느낄 여유가 없다. 몇 시간 투자로 가을날에 풍덩 빠져들기 좋은 곳이 남이섬이다. 배를 타기 때문에 마치 먼 곳으로 떠나는 듯한 느낌이 드는 데다 섬 곳곳에 다양한 숲과 산책로가 있어 빨강, 노랑, 갈색 등 색색깔의 가을을 느끼기에 제격이다. 책 한 권 들고 훌쩍 떠나기 좋은 곳, 혼자도 좋고 여럿이면 더 즐거운 남이섬으로 가을 낭만 여행을 떠난다.

# 안개 가득한 남이섬의 아침

북한강에 반달 모양으로 떠 있는 작은 섬, 남이섬. 서너 시간이면 다 둘러볼 수 있을 정도로 아담한 규모지만 이곳을 찾는 방문객 수는 어마어마하다. 지난해에만 267만여 명이 다녀갔단다. 이 중 67만 명이 외국인 관광객이었다고 전한다.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방문객이 꽤 많다. 배를 타려고 기다리는 줄이 길어 들어가기도 전에 사람에 치이는 건 아닌가 겁이 날 정도다. 하지만 쉼 없이 배가 오가기 때문에 기다리는 시간이 길지 않다. 또 들어가 보면 구석구석 한적한 곳이 많아 겁먹었던 것보다 훨씬 여유로운 공간을 즐길 수 있다. 배를 타는 게 가장 일반적이지만, 모험을 원한다면 짜릿한 짚와이어에 도전해보자.

조용하고 한적한 남이섬을 보고 싶다면 아침 일찍 들어가는 게 상책이다. 오는 9일까지 첫 배는 7시다. 원래는 7시 30분인데 단풍이 아름다운 시기에 한해 첫배 출발 시각이 30분 당겨졌다. 30분 간격으로 다니다가 9시부터는 10~20분 간격으로 다닌다. 첫 배까지는 아니더라도 평일엔 8시에 탑승해도 배에 관광객은 거의 없고 대부분 직원들이다. 또 이른 아침에 찾으면 북한강을 뒤덮는 가을 안개를 볼 수 있다. 해가 뜨면 차츰 안개가 걷히기 시작해 8시가 지나면 거의 사라진다.

남이섬을 가장 효과적으로 둘러보는 방법은 무엇일까? 자기가 보고 싶은, 걷고 싶은 길을 따라가는 게 정답이다. 발길 닿는 대로 가는 게 최선이긴 하지만 배를 타기 전에 지도는 꼭 챙기자. 걸어서 보려면 꽤나 피곤하므로 골고루, 구석구석 보려면 자전거를 타는 게 좋다.

섬은 남북으로 길쭉해서 고구마처럼 생겼다. 배에서 내리면 대개는 섬의 가운데를 관통하는 중앙잣나무길을 따라 걷게 된다. 이 길을 따라 박물관, 전시장, 카페, 식당 등이 줄지어 나온다. 중앙잣나무길의 명물은 촘촘하게 매달린 물방울 모양의 등이다. 앞길을 밝혀주듯 줄줄이 매달린 물방울 등은 왠지 보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아진다. 등이 인도하는 길 끝에 십자로가 나온다. 진행 방향으로 직진하면 요즘 가장 아름다운 송파은행나무길이고, 서쪽으론 드라마 ‘겨울연가’의 명소인 메타세쿼이아길, 동쪽으론 산딸나무길이다. 이 십자로를 중심으로 호텔 정관루를 비롯해 남이섬의 주요 시설이 몰려 있다.

중앙잣나무길에서 눈에 띄는 것은 유니세프홀과 신나는 도서관이다. 유니세프홀은 남이섬이 유원지이던 시절 도깨비집으로 쓰던 건물을 리모델링한 것으로, 유니세프 활동을 홍보하고 후원 신청을 받는가 하면, 유니세프 관련 물품을 전시, 판매하면서 수익금은 모두 유니세프에 기증한다고.

남이섬이 단순한 놀이시설이 아닌 이유는 책과 문화, 예술을 함께 누릴 수 있는 곳으로 가꾼 덕분이다. 섬 곳곳에 그림책을 비치한 그림책벤치와 화장실마다 놓인 그림책은 앉아 쉬거나 볼일을 보는 잠시 동안이라도 책을 펼치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2만여 권이 비치된 신나는 도서관은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마음껏 그림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다. 여기에는 세계 86개국의 그림책도 5,000권 이상 있다. 북카페와 연결돼 아이가 책을 보고 미끄럼을 타는 동안 부모는 차를 마시며 책 한 권을 꺼내들 수 있다. 수많은 전시, 공연이 연중 끊이지 않고, 수준 높은 예술 작품도 쉽게 만날 수 있다. 노래박물관, 환경학교, 녹색가게체험공방 등 흥미로운 볼거리가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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