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14-11-18 14:42:56
기사수정

체력없는 교육은 교육이 아니다.

슬로베니아의 작은 휴양지 블레드. ‘작다’와는 다르게 년 중 많은 관광객을 맞이하는 보히니와 함께 슬로베니아의 대표적인 관광지이며 휴양지이다. 동방의 여러 나라에 알려지기 보다는 유럽 사람들 사이에 매력을 발산하는 곳이라 대부분 노란머리에 푸른 눈동자의 관광객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슬로베니아는 유럽의 근간인 알프스산맥 중 스위스와 함께 가장 아름답기로 소문난 율리안알프스가 걸쳐져 있어 유럽의 아름다움을 몸소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흔히들 슬로베니아를 동유럽의 스위스라 불리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러한 위용에 걸맞게 슬로베니아의 교육은 또한 으뜸이다. 소수민족으로 舊유고슬라비아 연방에서 무혈전쟁으로 최초 분리 독립한 나라이며 가장 부유한 나라였다. 이러한 소수민족이 살아남을 수 있는 하나의 전략으로 이들은 교육을 꼽았다.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보통 4개국어를 기본으로 구사한다. 유럽전역을 다녀보면 때로는 영어가 통하지 않는 나라가 많다. 하지만 이곳은 예외다.

그만큼 교육에 열정을 쏟는 이유가 무엇일까? 교육은 단지 학문적으로 가르치는 것만을 교육이라 하지 않는다. 한 사람의 자아가 성장해 사회에 동화될 때 까지 지식적 정보뿐만 아니라 음악, 예술, 전문분야 그리고 특히 신체적 학문인 스포츠까지 우리는 다양하게 습득하고 개발해 나가야 한다. 하버드대학의 입학 조건 중에는 한가지의 악기와 또 한 가지의 스포츠를 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지식만을 고수하는 두되 집단 보다는 몸의 단련과 정신적인 함양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긍정적으로 본다는 뜻일 것이다. 이러한 원리를 교육에 접목하는 곳이 또한 슬로베니아이다.

몇 해 전 한국청소년들을 이끌고 유럽탐방길에 오른적이 있다. 한국인들에게 생소한 이곳 블레드를 학생들에게 소개했다. 동양인이라고는 중국음식점과 스시전문점을 하는 몇 명 안되는 이들을 제외하고는 동양사람을 구경하기 힘든 이곳에 갑자기 나타난 동양학생들은 이곳 사람들에게는 단연 관심의 대상이며 신기한 존재였다.

블레드는 도시가운데에 호수가 있고 또 그 호수 가운데에 소담한 교회를 품은 작은 섬이 있다. 마을사람들은 일요일이 되면 나무배를 타고 호수 물위를 따라 교회에 간다. 여름에 이 호수는 사람들의 놀이감이 되고 수상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에너지 발산의 장소이다. 우리가 간 계절도 여름이라 한창 휴가를 즐기는 사람들로 호수는 매우 활기찼다. 그때 한 한국여학생이 호숫가 근처에 있는 다이빙대에 앉아 발을 까딱거리고 눈앞에 펼쳐진 알프스의 장관을 눈 속에 그려 넣고 있었다. 노란머리를 한 그곳 남학생이 이 여학생을 호수 속에 밀어버린 일이 있었다. 한국학생은 수영을 할 줄 몰랐고 다이빙대가 있는 곳은 수심이 특히나 깊었다. 물속에 허우적거리는 여학생을 본 이 서양 남학생은 곧장 물속으로 다이빙하여 학생을 구출했다. 이 소식을 듣고 몇 센치 깊이에 있던 심장이 수심미터 벼랑으로 떨어져 나가는 듯 정신이 혼미했다.

나중에 이 남자아이의 증언을 듣게 되었다. 서양의 남학생은 한국 여학생에게 굉장한 호감을 느꼈고 관심을 주고 싶었다. 설마 이 아이가 수영을 못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기에 관심의 행동으로 여학생에게 장난을 걸었던 것이다.

바로 이것이 교육의 차이이다. 이 사건이후로 우리 학생들은 수없는 질문을 던졌다. 왜 서양아이들은 수영을 잘하나요? 축구를 잘 하나요? 사이클도 잘 타나요? 어디서 배우나요? 과외를 하나요? ...등등 분명 아이들에게는 궁금한 의문일 것이다. 이들에게는 말도 안되는 상식일지라도.

한국 학생들의 야간자율학습이 미국에서는 ‘세상에 이런일이’라 생각할 만큼 말도 안되는 현실이 서로 간에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유럽아이들은 학교에서 모든 스포츠를 배우고 당연 과외를 한다거나 따로 배울 필요는 없다. 국가가 진정한 교육의 하나로 신체적 교육도 철저히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신체가 건강하면 정신적 활동이 활발하며 이는 곧 긍정적 마인드를 가진다.

결국 학습 효과에 좋은 영향을 미치며 좀 더 나아가 자신의 밝은 미래를 가질 수 있다. 본 기자는 학창시절 암벽등반을 10여년 간 한 적이 있다. 그 당시의 여러 요소들이 지금 성인인 현재에도 많은 영향을 주는 것을 보면 청소년기에 책상에만 앉아 머리를 쓰는 것보다는 신체적 활동이 주는 영향을 엄청난 교육의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글로벌’이라는 단어가 이미 만연한 지금 세계로 뻗어 갈 우리의 아이들이 갖추어야 할 조건으로 스포츠교육을 넘어 스포츠사교, 스포츠외교로 소통하고 국제화의 대열에 들어가야 한다. 또한 스포츠를 통한 체력교육은 이 나라를 튼튼히 만드는 새로운 통로이다.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할용해주세요.

http://www.hangg.co.kr/news/view.php?idx=17967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리스트페이지_R001
최신뉴스더보기
리스트페이지_R002
리스트페이지_R003
리스트페이지_004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