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14-12-18 19:54:33
기사수정

▲ 사진/왼쪽-배두훈,오른쪽-박유덕 .

뮤지컬 ‘살리에르’ ‘반 고흐’로 존재감 있는 배우로 떠오르고 있는 배우 박유덕과 뮤지컬 ‘풍월주’를 시작으로 ‘비스티보이즈’까지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쉴 새 없이 무대에 서고 있는 배우 배두훈이 사랑스러운 고등학생 콤비가 되었다. 죽음을 앞두고도 햇살같이 웃는 해기와 삐딱한 양아치 같지만 실은 소중한 누군가를 기다리다 지쳤던 강구가 만나 진짜 친구가 되는 이야기, 뮤지컬 ‘마이 버킷 리스트’이다. 소년처럼 맑고 따뜻하면서도 깊은 마음을 가진 두 배우와 만났다.

Q. 작품에 참여하게 된 계기 좀 소개해주세요.

A. 배두훈(이하 배)-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 재미있었고 느낌이 좋았다. 청소년 자살방지 프로젝트와 같이 진행하는 공익적 취지를 가지고 있어서 청소년 단체관람도 많이 있었다. 처음엔 작품에 대한 기대보다 공익목적에 더 마음이 가서 참여하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고 새로운 도전이라고 말하고 싶다.

박유덕(이하 박)-처음 초고를 받았을 때 꼭 내 얘기 같았다. 다른 배우들 보다 내가 더 잘 표현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래서 대본 읽자마자 하겠다고 대답했다.

Q.처음부터 강구역할이었나요?
A. (박) 아니다, 대본을 읽고 나서 스스로 나는 강구다! 라고 생각했다.(웃음)

Q. 첫인상은 어땠나요?
A. (박) 우선 이번 작품에서 모두 처음 만난 배우들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거리감이 느껴졌던 게 사실이다. 전 작품을 같이 하고 온 배우들이라. (Q.개츠비요?-웃음) 김태경 배우도 있긴 하지만 모두 처음이라 조금 낯설었다. 두훈이와는 초반부터 같이 연습을 많이 하게 되었다. 자주 만나다 보니 보기보다 많이 여린 것 같았다. 내가 형이어서 그런지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다.

A. (배) 유리알 같은 남자입니다.(웃음)*주:해기의 대사
(박) 여리다는 느낌 때문인지 초반에 들었던 거리감들은 저절로 없어졌고 동생처럼 아끼게 되었다.

(배) 새 작품을 할 땐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서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저를 포함한 4명이 전 작품을 같이 했던 터라 처음 만나는 유덕 형이랑 같이 하게 되서 개인적으로도 좋았고 기뻤다. 연습 초반에 개인적인 활동이 무리하게 잡혀 있어 아침에 제일 먼저 나와 밤늦게 까지 연습해야 했다. 나를 싫어하면 어쩌나 하는 조심스러운 생각도 들고 많이 미안했다. 형은 알면 알수록 굉장히 성실해서 제일 먼저 나오고 마지막까지 연습한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많이 배우고 있다.

▲ 사진/배우 배두훈 .

Q. 각자 본인 캐릭터를 표현할 때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 있다면 어떤 점인가요?
A. (박) 어떤 역할이든 내가 연기하는 역할을 보고 관객들이 자신을 비춰보는 계기를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데 ‘강구’가 가장 심한 것 같다. “나는 이렇게 살고 있는데 당신은 어떻습니까?”라고 직접 묻고 있으니. 그래서 페어마다 조금씩 다르기도 하지만 마지막 강구 대사 같은 경우는 연출님과 상의해서 내 색깔을 많이 입혔다. 좋은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배) 많이 웃으려고 한다. 공연하면 할수록 더 많이 웃고 있는 것 같다. 해기의 아픔을 느끼고 표현해버리면 오히려 관객들이 가져갈 수 있는 감정을 뺏을 수 있다고 형이 말해주어서 밝고 예쁘게 웃는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려고 한다.

Q. 해기처럼 죽는 날이 정해져있다면 꼭 하고 싶은 일 하나만 소개해주세요.(유덕 배우)
A. (박) 그냥 진심으로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웃는 게 참 어렵더라. 즐기는 것도 어려웠는데 웃으려니 더 어려웠다. 내려놓았다 싶었는데 다시 쥐는 것을 반복하게 되더라. 가족들에게도 주위의 사람들에게도 슬퍼하거나 쳐져있는 것이 아니라 활짝 웃어주고 싶다.

Q. 더 애처로워 보이지 않을까?
A. (박) 그렇기 때문에 진심으로 웃고 싶은 거다.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누구를 위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 스스로 진심을 다해 웃고 싶다.

Q. 해기처럼 죽는 날이 정해져있다면 꼭 하고 싶은 일 하나만 소개해주세요.(두훈 배우)
A. (배) 울고 싶다!(웃음) 원래 감정을 감추고 닫으면서 살아왔는데 공연을 하게 되면서 사실 많이 변했다. 감정을 표출하다보니 많이 치유가 되는 것 같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 놓인다면 한번 맘 놓고 실컷 울고 완전하게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보고 싶다.

Q. 감정을 다 삭이는 편인가?
A. (배) 원래는 그랬다. 많이 힘들어도 혼자 삭이곤 했다. 그래서 공연을 할 때 그렇게 뿜어내도 되는 게 재미있었던 거 같다. 그런데 지금 이 작품을 하면서는 조금 거둬들이고 있다. 막 뿜어내기만 하지 않고 어떤 밸런스를 맞춰가게 되는 것 같다. 좀 더 성장하고 있는 것 같아 좋다.

Q. 어렸을 때부터 꿈이 원래 배우였는지요?
A. (박) 어렸을 때는 꿈이 많았고 자주 바뀌었다. 제일 먼저 가졌던 꿈은 피아니스트였고 안 어울리지만 목사님도 되고 싶었다.(웃음) 가수가 굉장히 되고도 싶었고 합기도를 배우면서 경호원이 되고 싶기도 했다. 그런데 고등학교를 예고로 진학하다보니 공연할 때마다 친구들이 와서 보고 즐거워하는 걸 보면 ‘아, 난 역시 사람들을 즐겁게 해줘야하는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결국 이렇게 무대에 서게 되었다.

Q. 어렸을 때부터 외향적이고 주목받는 타입이었나?
A. (박) 난 기억도 안 나는데 친구가 다니는 남고에 가서 자청해서 무대에 선적도 있다더라. 친구가 얘기해줬는데 전혀 기억나지 않았다. 그런데 증거로 사진을 보여줘서 깜짝 놀랐다.(웃음) 군대에서도 위에서 시켜서 방송 녹화가 오면 무조건 출연했고 지방 노래자랑에 나가서 쌀 두 가마 타오고 대신 휴가를 받고.(웃음) 굉장히 재밌게 지냈다.

Q. 두훈 배우도 어렸을 때부터 배우가 되고 싶었나요?
A. (배) 어렸을 때 교과서에 나온 대본으로 연극을 했었다. 요리사 역할이었는데 연극이 끝나고 내려오니 당시 짝사랑하던 여자애가 ‘너 잘하더라’고 말을 걸어줬다. 정말 심장이 터지는 줄 알았다. 근데 엄청 수줍고 내성적이어서 ‘메롱’하고 뒤에 가서 후회했었다.(웃음) 그 때도 재밌었고 중학교 때도 연극부를 굉장히 즐겁게 했는데 다른 친구들이 귀찮아하는 것도 난 무조건 하고 싶었다. 결국 고3때 마음을 먹고 대학을 연극과로 진학하게 되었다.

▲ 사진/배우 박유덕 .

Q. 해기와 강구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편지 부탁드릴게요.
A. (박) 강구야, 세상은 나쁘지만은 않아. 그러니 항상 밝게 지내고 남들 때리지 말고(웃음) 웃으면서 살자. 혹시 만나게 되면 같이 한잔하자.
A. (배) 안녕, 이해기! 어제 ‘안녕, 헤이즐’이라는 영화를 봤어. 아픈 사람들이 나오는데 그 사람들도 너랑 똑같더라. 아파보이지 않았고 밝게 웃으면서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보내고 있었어. 오히려 예전에 내가 살던 모습이 시간을 낭비했던 것 같아. 그래서 나는 네가 부럽고 좋아. 삶을 소중하게 쓰고 있으니까. 나도 너에게 좋은 영향을 받아서 나 자신을 사랑하고 아끼고 있어. 그래서 너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 산다는 거 괜찮은 거더라. 잘 살아, 해기야!

Q. 강구는 누군가를 기다렸던 것 같다. 무엇을 기다렸던 건가요?
A. (박) 어릴 때 혼자 있었던 시간이 꽤 길었다. 그 시간에 뭔가를 갈구하지는 않았고 제일 힘들었던 시기였는데도 제일 많이 웃으며 다녔고 주위를 재밌게 해주려고 노력했다. 이후 방황하던 시간마다 그 때의 나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강구가 기다렸던 건 자기 자신인 것 같다. 예전의 나처럼. 해기를 통해서 자기 자신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Q. 해기는 지키려고 했던 것 같다. 무엇을 지키려고 했을까요?
A. (배) 강구와의 마지막 약속을 지키려고 했었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강구의 마지막 대사가 마음이 아프다. ‘이제 이해기를 보냅니다.’ 그러니까 강구도 기구한 콘서트를 하는 동안에는 해기와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게 아닐까? 슬프지만 강구의 그 말이 있어 강구는 해기를 보낼 수 있게 된 거고 해기도 비로소 떠날 수 있게 된 것 같다. 그 전까지는 함께 하기로 했던 약속을 지키고 있었던 것 같다.

Q. 뮤지컬<마이 버킷 리스트>를 소개해주세요.
A. (박) 이 작품은 실화를 바탕으로 두고 있고 유명한 동명의 영화도 있다. 누구에게라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작품을 보면서 자신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A. (배) 연습하고 공연하면서 강구와 해기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잘 보여주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삶이란 괜찮은 거야, 멋진 거야’하는 생각을 할 수 있다면 더 좋겠지만 별 생각 없이 보러왔다가 즐겁게 보고 좋은 느낌을 받고, 작은 기분전환이 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을 까 싶다. 해기와 강구의 즐거운 이야기라고 봐주시면 좋겠다. 또 겨울에 어울리는 공연인 것 같다, 따뜻하고 감동도 있는.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할용해주세요.

http://www.hangg.co.kr/news/view.php?idx=18967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리스트페이지_R001
최신뉴스더보기
리스트페이지_R002
리스트페이지_R003
리스트페이지_004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