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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5-01-24 14:4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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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석유수출국 사우디아라비아를 20년간 실질적으로 통치한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국왕이 23일(현지시간) 91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그의 시신은 평민들과 나란히 공동묘지에 안장됐다.

CNN 등 외신에 의하면, 사우디 왕실은 이날 새벽 압둘라 국왕이 타계한 이후 오후 애도 예비 형식의 간소한 장례식을 치른 뒤 그의 시신을 수도 리야드에 위치한 알오드 공동묘지에 안장했다. 압둘라 국왕은 이 묘지에 묻힌 선대 국왕이나 일반인들과 마찬가지로 묘비도 남기지 않았다.

뉴스위크는 자산 규모가 170억달러(약 18조4000억원)에 달하는 갑부인 압둘라 국왕의 마지막이 소박한 것은 사우디의 지배적 이념인 수니파 이슬람 근본주의(와하비즘)를 따른 결과라고 전했다.

와하비즘은 사치스러운 장례 행사를 우상 숭배에 가까운 죄악으로 간주한다. 이런 이념적 영향으로 국왕 서거 시에도 공식적인 애도 기간을 두거나 추모 집회를 열지 않게된다.

영국 케임브리지대의 이슬람 전문가 토니 스트리트 박사는 뉴스위크와 인터뷰에서 "이슬람 교리에 대한 헌신을 중시하는 와하비즘 교도들은 숭배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들을 남기는 것에 적대적"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압둘라 국왕이 사우디가 그동안 겪었던 가장 험난한 시기 가운데 한 때 국정 방향타를 잡은 인물이라고 지적한다.

압둘라 국왕은 2005년 6대 사우디 국왕으로 공식적 재위 기간을 시작했지만 선대 파흐드 국왕이 뇌졸증으로 쓰러진 1995년부터 실질적으로 사우디를 통치했다.

국제테러단체 알카에다에 속한 사우디인들이 9.11 테러사건을 일으킨 문제로 미국과 긴장 관계를 형성한 바 있다. 압둘라 국왕이 통치하는 사우디는 국내 알카에다 세력을 물리쳤으며 친미정책을 유지하면서 걸프지역 내 미국의 최중요 동맹국 자리를 지켰다. 사우디는 '이슬람 국가'(IS)를 격퇴하기 위한 미국 주도 동맹에도 참여했었다.

한편, 압둘라 국왕 사후 그의 이복동생으로 사우디 부총리 겸 국방장관인 살만 왕세제(80)가 즉각 왕위를 승계했다. 일각에서 치매를 앓고 있다고 말하는 새 국왕이 사우디를 다스릴 기간은 길지 않을 수 있다고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사우디를 이끌 살만 국왕은 국제 유가 급락 시기 왕국을 넘겨 받았다. 새 국왕의 승계 시점은 이슬람 급진주의자들의 폭력 수위가 최고조에 이르러 걸프 전역이 혼란에 빠진 때이기도 하다.

하지만 살만 국왕이 평지풍파를 일으킬 것으로 보는 이들은 소수에 불과하다. 리야드의 주지사를 지낸 그는 압둘라 국왕과 유사한 관점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새 국왕은 선대에 비해 다소 보수적이지만 선대 시절과 같은 이들이 자문을 해주게 된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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