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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5-02-22 12:4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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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잘못으로 세 명의 아이를 지키지 못했습니다. 먼저 보낸 아이들을 대신해 세 명의 어린이의 생명을 구하겠다는 마지막 숙제를 마치고자 합니다.”

지난 17일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을 찾은 문건용(80세.가명) 씨가 7,100만원의 후원금을 전달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36년간 공직에 몸을 담아온 문건용 씨에게는 젊은 시절에 자녀 세 명을 먼저 떠나보낸 아픔이 있었다. 이 중 두 번째로 떠나보낸 아이가 ‘백혈병’이었다. 감기인 줄로만 알았던 둘째아이는 별다른 조치도 취해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먼저 보낸 세 명의 아이를 대신해 세 명의 생명을 살리겠다고 결심한 문건용 씨는 지독히도 검소한 생활을 시작했다. 자식들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한 가지 숙제를 위한 돈을 모으기 위해서였다. 직장동료로부터 짠돌이라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도움이 필요한 어린이들을 위해서는 후원을 아끼지 않았다. 100만원씩 6차례 적지 않은 금액을 후원했지만 그 누구도 이 사실을 알지 못했다. 퇴직을 하고 나서도 경비원 일을 하면서 쉬지 않고 돈을 모았다. 그러던 중 건강 악화로 인해 일을 그만두게 됐고, 숙제를 끝낼 시간이 왔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한다.

후원금을 전달키 위한 기관을 찾던 중 소아 백혈병의 완치율이 80%가 넘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백혈병으로 떠나보낸 둘째 아이를 떠올리면서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에 후원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돌아오는 설에 가족들을 모아놓고 숙제에 대한 고백을 할 생각을 하니 마음이 후련하다”라고 소감을 밝힌 문건용 씨는 이번 계기를 통해 자녀들에게도 백혈병 어린이들을 돕는 일을 같이 해보자고 제안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문건용 씨가 기부한 후원금 7,100만원은 소아암 어린이 치료비와 완치 후에 새로운 삶을 꿈꾸는 소아암 완치자들에게 장학금으로 전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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