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15-05-22 15:04:20
기사수정

유니버설발레단의 '그램 머피의 지젤' 연습 모습이 지난 20일 공개됐다.

"'지젤'의 원작 스토리를 정말 사랑하고 있다. 원작과 가깝게 가면서 다른 세상 속을 상상하게 됐다. 그러기 위해 새로운 움직임과 동작으로 '지젤'을 재탄생할 수 있는 작품을 찾아야 했다. 관객들이 '지젤'이라는 원작을 새로운 영혼과 마인드로 바라보는 바람이 있다. 원작도 여러 작곡가의 작업이 있었고, 안무도 세월이 흐르면서 여러 안무자가 같이 작업하면서 지금의 완벽한 작품으로 만들어지게 됐다."

무용수들이 우리 북 리듬에 맞춰 날갯짓을 펼치고 있지만 이들이 추는 무대는 19세기부터 지금까지 쭉 사랑을 받고 있는 발레 명작 '지젤'이다.

유니버설발레단이 오는 6월 13일부터 17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그램 머피의 지젤'을 공개한다. 그램 머피는 호주 태생으로 호주 발레단과 영국 버밍엄 로열 발레단을 거쳐 호주 시드니 댄스 컴퍼니 예술감독으로 임명돼 2007년까지 31년간 역임했다. 그는 재임기간동안 서른 편의 벌래를 포함해, 오십여 편의 작품을 발표했다.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 단장은 “오래 전 다이애나 비의 삶과 죽음을 다룬 ‘백조의 호수’와 노년의 클라라가 지난 달을 회고하는 이야기를 다룬 ‘호두까기 인형’을 통해 그램 머피를 알게 됐다”면서, “고전을 새롭게 재해석하는 놀라운 예술성에 감동받아 언젠가 우리 발레단이 이런 훌륭한 분과 작업하게 된다면 무용수뿐만 아니라 발레단이 또 한 번의 도약을 할 수 있으리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문 단장은 이어 “그램 머피가 새로운 버전의 ‘지젤’에 대해 예기하는 순간, 어떤 작품이 될지에 대해 궁금증과 기대감이 동시에 생겼고 우리에게 새로운 시도이자 도전이 될 거라 생각했다”면서, “그동안 저희 발레단이 우리나라의 고전 ‘심청과 ’춘향‘을 발레로 만드는 작업을 해왔지만, 기존의 클래식 작품을 새로운 해석으로 작업한다는 것이 무용수뿐만 아니라 관객까지도 매우 흥미롭고 의미 있는 작업이 될 거라 생각했어요. 이번 작업으로 우리만의 또 다른 대표작이 탄생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 지난 20일 유니버설발레단 세계 초연 '그램 머피의 지젤'기자간담회 및 연습실 공개가 열렸다. ⓒ 유니버설발레단

'지젤'은 19세기 프랑스 낭만주의 시인인 고티에의 대본과 아돌프 아당의 음악으로 완성된 로맨틱 발레의 대표작이지만, 이 작품은 '지젤'이 '알브레히트'를 만나 사랑을 하다가 배신을 당한다는 기본 줄거리를 제외하고 음악, 안무, 세트, 의상 등이 완전히 바뀌었다.

유니버설발레단은 지난 20일 광진구에 있는 유니버설 아트센터에서 '그램 머피의 지젤'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기자간담회엔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 단장을 비롯해 안무가 그램 머피, 자넷 버논 조안무가, 유병헌 예술감독이 참석했다.

그램 머피는 기자간담회 진행에 앞서 “지금은 작품 안무의 뼈대만 앙상하다. 그래서 근육과 살을 덧붙이는 작업이 남아있다. 이 영상을 보여준다고 했을 때 두려웠다. 그래도 이렇게 미흡한 모습이지만 보여드리면서 궁금증을 유발하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현시점에선 연습의 50% 정도가 완성됐고, 주어진 음악으로 안무 스케치를 모두 진행했다 1막 50분, 2막 30분의 안무가 완성됐다. 무용수들이 조금씩 나오는 인물들의 역할에 대해 내면 세계에 끼워 맞추듯이 부분부분 만들어야 끝까지 가서 무용수들이 이 작품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알 수 있다”고 고 현재의 제작 과정을 설명했다.

‘음악을 바꿔서 고전을 새롭게 해석하기보단 창작이 된 것 같다’는 질문에 대해, 그램 머피는 “명작을 해석하면서 다른 음악을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원작 '지젤'과 그 안무가 워낙 강하게 관객의 머릿속에 풀로 밀착된 것처럼 느껴진다. 관객도 새로운 것을 상상해내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관객으로 하여금 이번에 새롭게 작곡된 음악은 강하기 때문에 '지젤'처럼 눈을 감고 예전의 주제를 생각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물론 기존의 '지젤'을 생각할 수 있게끔 하는 장면이 두 장면 있다”고 덧붙였다.

▲ [세계초연] 그램 머피의 지젤 - 지젤과 알브레히트(황혜민,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 유니버설발레단

그램 머피와 자넷 버논의 관계에 대해 그램 머피는 “자넷 버논과 저는 호주 발레 학교에서 10대 시절부터 만나 19살에 첫 작품을 만들었다. 자넷이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나의 뮤즈이자 동반자”라고 말했고, 자넷 버논은 “새로운 작품을 시작하고 같이 작업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것은 첫 씨를 심는 순간으로, 한 작품을 만드는데 2년 정도의 기간이 걸린다. 그 기간 동안 싸우기도 하고 토론도 한다. 그래서 시작부터 끝까지 연습실에서 매일 같이 있으면서, 무대에 오르는 순간까지 지낸다”고 부연 설명했다.

원작과 다른 내용이나 캐릭터의 다른 특징에 대해, 그램 머피는 “'지젤' 원작을 보면서 '윌리'(결혼하지 않고 죽은 처녀의 영혼)들이 왜 그렇게 '젠틀'하냐는 생각에 '윌리'들이 좀 더 악령의 모습으로 변화 시켰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때의 심정이 사랑의 반대편이 복수”라면서, “2막에서 안무적으로 '윌리'들을 강렬하게 표현한 것이 그 이유다. 악도 아름다울 수 있지만, 그 속엔 강력한 힘이 있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 '지젤'도 원작에선 서정적이고 소박한 캐릭터로 나온다. 나의 '지젤'에선 좀 더 강렬하고 의지가 강한 여자로 표현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 작품에선 '윌리'의 여왕이자 복수의 화신 '미르테'와 '지젤'의 어머니이자 크리스탈의 수호자 '베르테'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원작에서 궁금한 점은 '지젤'의 부모가 누구이고, 그 부모의 사연은 어떤 것인가였다. 어떤 이유로 죽어서 '미르테'가 복수에 화신이 됐는지 항상 궁금증을 가지고 있었다”면서, “'미르테'와 '베르테'의 스토리를 추가했다. 두 여인이 한 남자를 사랑하게 된 것이 계기였다는 설정을 넣었고, '지젤'의 아버지를 '울탄'으로 지어봤다. 두 여인이 사랑하는 '울탄'이 '베르테'를 사랑하게 되자 자살을 하고 복수의 심장을 가진 '미르테'가 등장하는 것에 관심을 가졌다”고 덧붙였다.

▲ [세계초연] 그램 머피의 지젤 리허설 장면 . ⓒ 유니버설발레단

또 “이 작품에선 '베르테'의 역할은 원작과 다르게 1막과 2막 모두 등장하고, 결국엔 자기 남편과 딸을 죽인 '미르테'를 완벽하게 복수하고 없애버리는 사람의 역할로 등장한다”면서, “여기에 '힐라리온'을 부각했다. 어리석고, 질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지젤'을 짝사랑하는 남자를 살을 붙여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울탄'이 '베르테'를 선택한 이유와 관련해, 그램 머피는 “사람이 사랑할 땐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나 역시 '베르테(Berthe)'를 선택했을 것 같다. 이름이 지구(Earth)에 가깝고, 심성적으로 따뜻하고 풍부한 여자로 설정됐기 때문”이라면서, “'미르테'는 '베르테'보다 부족의 정신적 지주와 같다. 그런 점에 '울탄'이 매력을 느끼고 '베르테'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음악을 영화 음악가인 크리스토퍼 고든에게 맡긴 것에 대해서는, “'마오의 라스트 댄서' 등 영화의 음악을 작곡했다. 같이 작업하면서 굉장히 서로 마음이 맞는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 새로운 음악에 대한 열정을 많이 갖고 있다. 그 중 영화 음악을 가장 많이 해서 스토리텔링을 하는 데 큰 공감이 있을 거로 생각했다”면서, “그래서 중요 장면과 작품, 춤의 길이 타이밍에 관해 이야기를 한 후 작곡가에게 자유롭게 맡겼다. 너무 많은 제한을 두면 작곡을 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젤'이라는 원작으로 모든 것을 바뀐다. 꼭 '지젤'이라는 이름을 쓸 필요가 있었는가에 대해선 “뭔가 관객에게 충격을 주기 위해서, 명작을 존경하지 않기 때문도 아니고, 홍보적인 측면에서 '지젤'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셰익스피어의 명작들도 현대인을 위해 재접근하면서 젊고, 새로운 관객에게 명작을 소개할 수 있는 이해를 도울 수 있듯이 '지젤'이라는 명작을 새로운 각도에서 이 세상에 맞게끔 재해석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할용해주세요.

http://www.hangg.co.kr/news/view.php?idx=25034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리스트페이지_R001
최신뉴스더보기
리스트페이지_R002
리스트페이지_R003
리스트페이지_004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