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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5-06-07 15:5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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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호까지 라이프스타일숍, 옴니채널, 해외직구.역직구에 대해 살펴봤다. 최근 패션사업의 ‘리테일’ 비즈니스의 전환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호부터는 기존 패션기업과 다른 접근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新패션 강소(强小)기업’의 성공 전략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한다.

# 새롭게 등장한 패션 기업의 성장 배경은?

패션 기업의 성장 배경에 앞서, 먼저, 패션시장의 변화에 대해 살펴보자. 1990년대 국내 의류산업이 막 성숙기에 진입하면서, 가두점과 백화점 위주로 규모가 확대되는 것과는 다르게 기존 대리점보다 넓은 매장에서 다양한 브랜드를 취급하는 ‘리테일형’ 전문점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당시 논노, 나산, 대현, 신원 등 중견 패션 전문업체가 명동을 중심으로 새로운 패션 전문점을 시도했으나, 기존 백화점과의 차별화에 성공하지 못하면서 결국 경쟁력 없는 모델로 전락하게 된다. 이후 다시 1990년 후반 SPA(제조형 전문점)가 국내에 등장하면서 국내업체로는 ‘지오다노’가 가장 먼저 대형 매장을 중심으로 한 리테일형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기존 의류업체가 先제조 후 자사 판매망을 통해 영업활동을 하던 것과 대조적으로 판매 점포를 중심으로 상품 기획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것 또한 실제 운영상에서는 소비자나 유통 채널이 우선시 되기보다는 기존 제조사 중심의 제품 기획이나 생산 중심 경영관리가 회사 주요 내부 역량인 단순한 유통 구조에 머무른 형태이다.

2000년대 진입하면서 비로소 브랜드와 유통이 패션시장 전반을 주도하게 되면서 가두매장, 백화점, 대형마트, 아울렛, 홈쇼핑, 인터넷 쇼핑몰 등 유통 채널이 다양화되고, 패션 기업들도 품질보다는 브랜드 가치에 중점을 두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기존 제조 중심의 경영관리 차원에서 다소 발전해, 패션 성향 기반의 고객 세분화를 통한 영업, 마케팅 중심의 경영관리 체제로 개편되면서, 대형 유통사와 전문기업 중심으로 패션시장이 성장하게 된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발전해 2000년대 후반 패션업계는 ‘소비자 중심’으로 변화하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즉, 향후 고객, 지식, 정보를 기반으로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을 분석해 제품, 브랜드, 판매 채널 등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본격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현재의 성숙기 시장에서는 분명히 소비자에게 주도권이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이는 인터넷, 모바일 등 기술 발전으로 소비자의 정보 역량이 향상되어 전문가적인 성향을 띄기 때문으로, 이런 소비자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는 더 이상 기업의 성장이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또한, 국내 패션업계가 선진국형 성숙기로 진입 후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지금 시점에 품질, 가격, 디자인 등의 기존 패션기업의 핵심역량이라 생각되어 온 제조적인 요소는 평준화돼 더 이상 새로움을 쫓는 소비자를 만족시키지 못하면서 기존 기업들의 매출과 수익은 하락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 온라인 패션기업 성장 배경

이렇듯 2000년대에 새롭고 다양하게 등장한 ‘新패션 강소(强小)기업’들의 급성장 배경을 살펴보면, 온라인 쇼핑몰을 기반으로 성장해 백화점, 가두점 등 오프라인으로 확장하며 제도권으로 편입되는 공통점을 알 수 있다.

2008년 자본금 5000만원으로 시작해 2013년 677억 원의 매출을 올린 ‘스타일난다’, 최초 백화점 팝업스토어로 시작해 정규 매장 月 2억 매출 신화의 주역인 여성 의류 ‘나인걸’, 캐릭터 캐주얼 ‘팬콧’, 온라인 쇼핑몰 ‘무신사’, 아이웨어 전문 ‘젠틀몬스터’ 등이 그들이다.

이들이 성장 할 수 있었던 환경적인 요소를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우선, 인터넷.모바일 확산을 들 수 있다. 통상 이런 기업들은 ‘클릭 앤 모타르(Click and mortar)’ 기업으로 불린다. 전통적인 형태의 기업을 의미하는 ‘브릭 앤 모타르’(brick and mortar : 벽돌과 모래반죽) 즉, ‘공장이나 매장처럼 물리적 실체를 가진 제조업’과는 대비되는 ‘인터넷 기반의 리테일 기업’을 뜻하는 신조어로 이러한 기업들은 다른 산업 환경에서 다른 방식으로 비즈니스를 접근해온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1990년대 PC의 등장과 2000년대 인터넷의 보급으로 본격적으로 온라인 시대가 개막되면서 디지털 산업은 성장한 반면, 위기를 겪어온 순수 오프라인 산업이 스마트폰의 발달로 온라인이 오프라인의 대체재를 넘어 보완재가 되어 결국 온라인과 오프라인간 시장과 기업의 경계는 더 이상 의미가 없음을 알 수 있다.

이미 이러한 ‘클릭 앤 모타르’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은 지난 2000년부터 다른 분야에서도 다양하게 시도돼 온라인 기술 기반 기업과 이미 존재하던 오프라인 기업이 상호 시너지를 내기 위해 제휴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경쟁력을 키울 수 있었다. 주로 방송사/신문사와 포털의 제휴, 아마존과 소매업체들간 제휴 등 상생과 동반 성장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사례가 도출됐다.

둘째로, 소비자 중심의 변화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들 기업들의 특징으로 우선 자본금이 과거에 비해 매우 낮은 경향을 보여 기업 대다수(스타일난다, 팬콧, 무신사, 젠틀몬스터, 락피쉬, 난닝구 등)는 평균 1억 원 안팎의 자본금으로 법인을 설립했다. 이는 불과 20년 전 패션시장에서 사업을 하려면 평균 34억 원이 필요한 것과 대조적이다.

또한 법인을 설립한 시기도 2006~2011년 사이로 채 10년이 안된 짧은 기간동안 급성장한 형태를 보이고 법인을 설립한 기업인의 평균 연령대도 30대 초반으로 이른바 ‘밀레니얼 세대’(1980~2004년 사이 출생해 모바일, SNS를 활발히 사용하고 럭셔리보다는 가치에 민감한 세대)에 포함된다.

이들 세대의 특징답게 적은 자본금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온라인과 모바일로 인한 큰 파급력과 함께, 다음과 같은 최근 패션 소비자의 특징을 잘 이해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 자료제공/한국패션협회.

# 성공비결 : 차별화 전략

앞서 언급한 두 가지의 환경적인 요소와 함께 이들 기업의 성공에는 차별화된 방식이 있었다.

스타일난다 김소희 대표는 2005년 온라인몰을 런칭해 제품을 직접 생산하지 않고 잘 만드는 곳에서 브랜드 컨셉에 맞는 제품을 사입하는 방식으로 브랜드를 급성장시킨 사례로 최근에는 의류와 코스메틱 라인을 한 매장 안에 구성하면서 입점하는 오프라인 매장마다 기록적인 반응을 얻어내고 있다. 한류 마케팅을 적재적소에 잘 활용해 홍콩, 중국, 싱가폴에 이어 최근 태국에 해외 15번 째 매장을 개설하는 등 향후에도 국내외 오프라인 매장 전개 방식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팬콧을 운영하는 브랜드인덱스 김민식 사장은 ‘발상의 전환’과 ‘속도의 경쟁’에서 남다른 경쟁력이 있다. 이는 그 동안 온라인에서 쌓아 온 데이터베이스를 잘 활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이러한 새로운 비즈니스 역량을 근거로 ‘스놉’, ‘크리틱’ ‘팬콧키즈’ 등 사업 다각화도 성공적으로 이끌어 냈다. 향후에도 자회사인 ‘스타일인덱스’를 통해 시장성을 파악하고 사업 다각화를 위한 브랜드 개발에 더욱 힘쓸 예정이라고 말한다.

무신사는 지난 2009년 온라인 판매 대행으로 시작해 짧은 기간 안에 젊은 소비자들의 절대적인 호응을 이끌어 내는데 성공했다. 오프라인이나 라이프스타일 상품 확장보다는 아직은 온라인과 패션 사업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이면서 입점된 신진 디자이너를 지원키 위해 20억을 투자해 신진 브랜드를 육성하겠다는 포부를 최근 밝혔고, 상봉동에 3300㎡ 규모의 물류창고를 마련했다.

이를 통해, ‘매입->보관->주문->출고’까지 전 과정을 원스톱 방식으로 정비해 재고 관리와 물량을 기획하고 출고하는 시점간 적중률을 높일 수 있다. 월별/시즌 기획, 프로모션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다음 사업 준비를 위한 내부역략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젠틀몬스터를 전개하는 스눕바이 김한국 대표는 브랜드가 전무하던 제조업 기반의 아이웨어 시장에서 브랜드로 승부하면서 성공한 경우로, ‘브랜딩’을 위해 5가지 즉, 상품, 공간, 스타일링, 문화, 기술을 고려했고 탄탄한 상품 기획력과 스타마케팅을 바탕으로 성장한 사례이다.
이상의 기업들은 생산.재고관리.마케팅.유통 등에서 기존 패션 전문기업들과는 다른 새로운 접근방식을 보여주고 있다. 결국 탄탄한 상품 기획력과 높은 브랜드 가치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마케팅과 물류혁신을 통한 비용절감, 재고관리 혁신 등에 주안점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비록 브랜드마다 다른 성장배경을 가지고는 있지만, 결국 경쟁이 치열한 지금의 패션시장에서 신규 수요를 창출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온라인이라는 ‘플랫폼’에서 각 브랜드가 가진 강점을 부각해 차별화시킬 수 있었기 때문으로, 이를 통해 기존 패션기업들이 최근의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 스스로 헤쳐나갈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는 반드시 다음의 네 가지를 고민해봐야 한다.

먼저, 우리 브랜드는 어떠한 차별적 이점을 소비자에게 줄 수 있는가? 둘째로 대부분 국내 패션 브랜드들이 포진된 중간 가격대 시장의 몰락이 예고되는데 우리의 대책은? 셋째로, 전통적인 유통 채널 중심의 현재 우리 영업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끝으로 변화하는 소비자의 실체를 어떤 기준으로 분류할 것인가?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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