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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7-05-09 15: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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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전시한 장윤주 큐레이터

[이흥수 기자]올해로 8회를 맞이한 이번 전시는 기존의 박람회에 특별히 마련된 기획전까지 결합되어 디자인에 관한 보다 다채로운 경험과 통찰을 선사한다. 올해도 역시 회화, 일러스트, 공에, 디자인, 설치, 미디어 등 여러 장르에 걸쳐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작품들이 준비되었다. 관람객들은 발상과 표현의 한계를 넘나들며 다양한 작품을 보고 듣고 사용하거나 작동해 볼 수 있고, 작가들로부터 그들의 철학과 작업 방식을 직접 설명들을 수 있다.

‘디자인 너머 소재, 사물의 소리’는 이번 전시부터 새로이 도입된 기획전이다. 미학담론의 발전으로 디자인 소재의 보이지 않는 벽이 허물어졌고, 산업의 발달로 새로운 소재의 발견과 제반소재의 정밀한 가공이 가능해진 가운데, 현대디자인은 다양한 신소재의 활용과 전통적 소재의 재발견에 힘쓰고 있다. ‘디자인 너머 소재, 사물의 소리’는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착안하여 기획되었다. 주철, 나무, 콘크리트, 대리석, 아크릴, 빛, 플라스틱 등에 걸쳐 디자인 소재의 분석과 확장에 힘써온 국내 유수 디자인 업체와 작가들이 참여한다. 관람객들은 이번 기획전을 통하여 여러 사물의 성질을 깊이 이해하고 그 무한한 미적. 실용적 가능성을 체험해 볼수 있다.

아웃도어 회사 MAIORI의 사용자 환경을 고려한 스마트 가구와 태양광 조명은 이미 메종&오브제 파리에서도 화제가 되었던 바 있다. 디자인스튜디오 BKID는 주철을 활용한 디자인으로 주목 받았고, 미콘은 콘크리트의 다양한 모습과 용도를 선보인다. 물건연구소는 나무를 통하여 사물의 본질을 접근하는 노력을 기울여왔다. 토탈석재는 대리석의 물성에 진지하게 접근하여, 대리석이 건축재나 바닥마감재로 쓰여야 한다는 인식에서 탈피한다.

윤새롬 작가는 아크릴의 물성과 빛의 성호 작용을 활용한 크리스탈 시리즈를 다양하게 선보인다. 마지막으로 VCR WORKS는 각각의 소재들을 일러스트와 애니메이션으로 재해석한다.

콘크리트는 20세기에 가장 중요한 재료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활발해진 철의 사용은 당시 장력에 약했던 콘크리트를 보완했고, 그렇게 태어난 '철근 콘크리트'라는 이 놀라운 조합은 우리가 사는 세상을 바꾸어 놓았다. 콘크리트가 가지고 있는 강도,내마모성과 더불어 무엇보다 뛰어난 성형성은 건축가들을 자극했고, 수많은 멋진 건축물들이 콘크리트를 통해 탄생했다. 새로움은 건축에서 그치지 않고 도로, 항만, 교량 등 사회의 기반시설을 모두 바꾸어 놓았다. 그리고 그것은 단지 우리가 사는 사회뿐 아니라 그 속에 사는 우리의 삶을 풍요롭고 아름답게 변화시켰다.

지난 백년간 콘크리트가 사람을 둘러싸고 있는 건축재료로써 우리를 변화시켜 왔다면, 이제는 그다음 가능성을 바라볼 차례다.'나는 돌로 사람을 조각하는 것이 아니라, 돌 속에 갇힌 사람을 탈출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던 세기의 조각가 미켈란젤로처럼,우리도 이제 건물 속에 갇혀있는 아름답고 기능적인 콘크리트 제품들을 꺼내서 세상에 보여주고자 한다. 그것이 어쩌면 21세기의 새로운 르네상스를 가져올지도 모른다는 다소 거창한 꿈을 한번 꿔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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