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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7-05-14 21: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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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흥수 기자

[이흥수 기자]이번 전시는 21세기형 현대인의 자화상의 형태를 전시로 보여주기 위해 기획됐다.

일반적으로 자화상이 자신의 내면을 탐색하는 역할을 했다면, 1인 미디어 시대인 현대는 SNS를 통해 보여주고 싶은 자신의 모습을 연출하거나 편집해서 드러내는 방식의 ‘셀피’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이는 과거 자신의 정체성이나 심리상태, 성격을 있는 그대로 반영해 온 자화상 개념과는 많은 차이를 보이며, 셀피 현상은 혼술이나 혼합 시대라고 불리는 이 시대에 혼자 촬영하고 만족감을 즐기는 현대인의 모습을 반영한다.

실제로 국내외 3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셀피를 즐기는 연령과 성별은 20-30대 여성이 80% 이상이었다. 자신의 외모에 대한 자존감(52%)과 자기 효능감을 얻기 위한 행위(33.8%)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단편적이고 적은 인원의 답변으로 결론을 내기는 어렵겠지만 오늘날의 셀피현상은 현대인들이 혼란스럽고 각박한 현실에서 도피하고 인정받고 싶은 욕망을 표출하는 하나의 방식이라 생각된다.

사진/이흥수 기자

이러한 세대의 현상을 탐구하는 작가로 8팀으로 구성된다.

▲1층 전시장은 최첨단 미디어 설치 장비를 이용해 자신의 모습이 더욱 아름답게, 혹은 재미있는 형태로 왜곡되어 촬영되는 현상을 체험하게 한다. 특히 김가람 작가의 #셀스타는 셀피 전용 카메라와 메이크업 도구, 화장대 조명과 거울로 구성된 작품을 설치해 전시장을 셀피를 위한 공간으로 만들었다. 매일 한명의 #셀스타를 선정해 전시장의 메인벽면에 영상을 상영한다.

▲2층 전시장은 작가들 자신을 스스로 찍은 자화상을 통한 예술가의 셀피를 선보인다. 김인숙x벤야빈 라베는 한국인과 일본인의 셀피현상을 비교 분석하는 작품을 선보인다. 자신의 정체성을 반전된 사진으로 보여주는 고상우 작가는 관객이 반전효과를 직접 체험하게 함으로써 실제(현실)와 환상(온라인세계)에 대한 간극을 경험하게 한다. 인스타그램에 가상의 인물을 지속적으로 올리면서 13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아말리아 울만은 이 시대의 현상을 SNS 퍼포먼스로 보여주면서 온라인에서 보이는 진실과 거짓에 대한 생각을 진지하게 이끈다.

▲지하 전시장은 셀피 현상을 개인적이고 가벼운 유희의 개념에서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나의 모습을 발견하는 공간이다. 업셋프레스 안지미x이부록은 워바타(war+avatar) 스티커 프로젝트를 통해 사회인임을 증명하는 인증샷으로 셀피를 촬영하게 한다. 관객은 미술관에서 인증샷(머그샷)을 찍고 전쟁터(일상)로 나가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기록하고 있다. 전시장에 4개의 모니터와 CCTV카메라를 설치해 모르는 타인이 한 테이블에 마주한 것 같이 보이게 한 한경우 작가는 시공간을 초월한 인맥을 만들어가고 소통하는 온라인 세계에 대해 이야기 한다.

사진/이흥수 기자

그밖에 전시협력으로 물나무 사진관, 올리비아 무스, 아트시가 참여했다. 물나무 사진관은 아날로그 방식의 촬영기법으로 보정이 전혀 없이 나 자신의 사진을 직접 찍는 프로젝트로 거울을 통해 스스로와 마주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게 한다. 관객은 작품을 통해 웹 세상에 펼쳐진 가상의 세계에서 스스로를 만들어가고 고립시키는 현대인의 초상을 재발견함으로써 1인 미디어 시대가 우리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개개인의 욕망이 어떻게 표출되는지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사비나미술관은 작품에 관람객의 적극적인 촬영으로 참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즐겁고 유쾌한 장소로의 미술관으로 변신을 시도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사진 촬영 허용 등으로 최근 몇 년 사이에 달라진 전시장 풍경과 1인 미디어 SNS를 통한 인증샷 열풍에 동반된 대중의 심리를 주목하고자 한다.

오는 8월 4일까지 사비나미술관 전관.(02-736-4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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