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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7-05-24 22:5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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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서울시뮤지컬단

[오윤정 기자]명성황후가 조선의 왕궁 경복궁에서 일본 낭인에게 무자비하게 살해된 것은 1895년이었다. 이어 조선이 사라지고 대한제국이 들어선 것은 1897년이다. 이어 1905년에는 을사늑약으로 대한제국의 외교권 마저 박탈당한다. 고종은 울분을 삭히지 못하고 특단의 대책을 비밀리에 세워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만국평화회의에 특사를 보내 ‘조선의 절박한 상황’을 직접 호소하게 한다. 그 때 고종의 밀명을 받은 세 명의 특사는 이상설, 이준, 이위종으로, 바로 그들의 이야기가 뮤지컬로 만들어졌다.

서울시뮤지컬단이 만들 ‘뮤지컬 밀사 숨겨진 뜻’이 다음달 1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한다.

‘밀사’는 무대 위에서 한 서양여자가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그녀는 ‘엘리자베타’로 이위종과 결혼한 러시아 귀족의 딸이다.

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서울시뮤지컬단

명성황후가 시해되는 현장에 어린 위종은 떨면서 그 끔찍한 장면을 목격한 이후 이위종은 외국 공사관이 되는 아버지를 따라 미국과 프랑스 등을 돌면서 본의 아니게 ‘세계인’으로 성장한다. 세월이 흘러, 고종이 특사를 보낼 때 이위종은 이상설, 이준의 통역겸 부관으로 따라 나서지만, 그들은 헤이그 만국평화회의가 열리는 곳에 입장조차 못한다. 그러자 이준은 분사(憤死)하고, 이상설은 이국땅을 떠돌면서 독립운동에 나서지만, 이위종은 힘없는 민족의 설움을 뼈저리게 느끼는 새로운 전쟁의 길에 나선다.

뮤지컬 ‘밀사’에는 헤이그특사 이야기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명성황후의 죽음, 안중근의 거사, 독립군의 좌절도 나온다. 이위종은 그 못난 조국(조선)이 자신에게 해 준 것이 무엇이 있느냐고 울부짖으면서도, 그 못난 조국을 위해 소임을 다한다. 물론, 좌절된 후 그가 선택한 길은 정해져 있을지 모른다.

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서울시뮤지컬단

이위종은 러시아 공산혁명에 뛰어든다. 언젠가는 그들을 이용해 조국을 해방시키길 수 있다는 희망을 가졌으리라. 하지만 그가 어떻게 죽었는지 자세히 알지 못한다. 1924년 경, 30대 중반에 러시아극동지역에서 항일전쟁을 펼치다 죽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오랫동안 ‘헤이그특사’의 한 사람으로만 기억되다가, 그리고 외국어에 아주 능통했다는 젊은 조선인으로 기록됐다가 뮤지컬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밀사’>에서 가장 울림이 컸던 장면은 아마도 이위종과 독립군들이 북간도에서 군사훈련을 마치고 두만강을 넘기 직전에 펼치는 군사회의 모습으로, 만주파니, 소련파니, 국내파니 하면서 선봉에 서는 문제로, 안중근은 그렇게 뛰쳐나갔고, 이위종은 그렇게 좌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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