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17-06-17 22:07:13
기사수정

[이정재 기자]법원이 국가인권위원회가 계약직 조사관의 계약 연장을 거부한 것에 반발해 인권위 공무원들이 벌인 릴레이 1인 시위에 대한 징계는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이명박 대통령이 임명한 현병철 전 인권위원장이 지난 2011년 직원 11명에게 내린 징계 처분이 7년 만에 취소됐다.

서울고등법원 행정7부(윤성원 부장판사)는 김 모 씨 등 인권위 공무원 11명이 징계를 취소해 달라며 낸 정직처분 취소 소송의 파기환송심에서 징계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한 원심을 깨고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인권위가 2011년 9월 김 모 씨 등 11명에게 한 징계 처분을 모두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2011년 2월 인권위가 당시 인권위 노조 부지부장이었던 계약직 조사관 강 모 씨에 대한 계약 연장을 거부하자 이를 비판하면서 차례로 1인 시위와 언론 기고를 했다.

인권위는 이런 행동에 대해 공무원의 집단행위금지 의무와 품위유지 의무를 어겼다면서 같은 해 9월 이들에게 각각 1개월 정직 또는 1∼3개월 감봉의 징계를 내렸다.

재판부는 이들의 행동과 관련해 “후행자가 선행자에 동조해 같은 행위를 각각 한 데 불과하므로 집단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판단하고, “그 동기도 공익에 반하는 목적이라고 보기 어렵고, 일과시간이 아니라 점심시간을 이용해 1인 시위를 한 만큼 직무전념 의무를 어긴 것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다만 이들의 행동이 공무원의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해 징계사유가 된다는 원심판결은 유지했다. 공무원이 외부에 상사를 비판하는 의견을 발표하는 것이 행정조직의 개선과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하더라도 국민에게는 행정청 내 갈등으로 비쳐 공직사회의 신뢰를 실추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 한 것이다.

재판부는 “이들이 정직 1개 월 또는 감봉 1∼3개 월의 중징계를 받은 것은 지나치게 가혹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고 판단하고, 징계 처분을 모두 취소했다.

앞서 1·2심은 집단행위 금지의무 위반과 품위유지 의무 위반을 모두 인정해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으나, 대법원은 이들의 행동이 집단행위 금지의무를 위반한 것이 아니라는 취지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환송했다.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할용해주세요.

http://www.hangg.co.kr/news/view.php?idx=28852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리스트페이지_R001
최신뉴스더보기
리스트페이지_R002
리스트페이지_R003
리스트페이지_004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