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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7-11-05 18: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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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윤정 기자]거짓과 조작, 음모로 가득 찬 현시대에 우리는 무엇을, 누구를 믿어야 하는가?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고, 누구를 사랑해야 하며, 어떤 잣대로 세상에 존립해야 하는가?

컴퓨터 게임으로 실제 사람을 죽였다고 믿는 아들 현우와 자신의 딸 이야기를 소재로 ‘사실을 바탕으로 한’ 시나리오를 의뢰한 미모의 의뢰인 세실리아. 게임에 빠져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 아들의 상황은 고통스런 현실과 너무나 맞닿아 있고, 세상 누구나 선호하는 따뜻한 휴먼드라마를 만들고자 하는 의뢰인은 모든 것이 거짓으로 점철돼 있다.

‘리얼 게임’은 이 둘 사이에서 무엇이 사실이고 무엇이 가짜인지에 대해 갈등하고 회의를 느끼는 영화 시나리오 작가 상욱의 모습을 투영하면서 누구를 어떻게 믿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시한다.

우리는 작고 큰 분쟁과 전쟁으로 무고한 사람들은 희생되고, 안정과 평화는 소수 권력가의 이익으로 이용되는 극단적이고 이기적인 현실에 살고 있다. 기아, 폭동, 테러, 전쟁, 죽음. 지구 건너편에서 일어나고 있는 잔인하고 끔찍한 사건사고들은 저녁 뉴스 기사거리나 SNS의 화제일 뿐, 내 일은 아니라고 믿고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그 사건사고의 피의자가 나라면? 내 방에서 한 작은 일이 나비효과가 돼 그 끔찍한 사건사고의 원인이 되었다면?

컴퓨터 게임의 가상체험이 너무나 진짜 같아서 혼란을 겪고 있는 아들 현우가 느끼는 진짜에 대한 물음은 이 시간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은유적 리얼리티로 다가온다.

작가 윌리엄 미조리 다운스는 지난해 11월 ‘피카소 훔치기’ 공연차 한국을 방문, 당시 비선실세와 촛불집회 등 일련의 국내 사회상을 바탕으로 이 작품을 쓰기 시작했다. 그 시기, 미국에서도 대통령 선거가 한창이었고, 가짜 뉴스와 음모론에 휩싸인 투표로 진실은 묻혀버리던 실정이었다.

작가는 이 희곡을 통해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가 가져야 할 가장 기본적인 “무엇이 진짜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연출은 박혜선이 맡았다. 윤상화, 이지하, 정의순, 박종용이 출연. 이달 19일까지 대학로 아름다운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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