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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1-11 23: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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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곤 기자]‘아무 생각하지 말고 가만히 하늘만 봐봐요. 가만히...이렇게 가만히 보고 있으면 하늘이 움직이는게 보여요.’-소설 ‘나의 하루는 너의 일 년’ 중

최라윤 작가의 등단 작품인 ‘나의 하루는 너의 일 년(부제: and, I feel you)’은 참 흥미롭다. 약간 몽환적이면서 재미가 있고 마지막에는 형언하기 힘든 먹먹한 슬픔을 전해준다. 그래서 두고 두고 간직하고 싶은 소설일 뿐만 아니라, 소설을 읽고 작가가 궁금해지는 매력까지 갖고 있다.

현실과는 조금 다른 세상이 배경인 이 소설의 시작은 주인공 ‘난’이 친구이자 자신의 스승인 브라이언의 수업 특강을 하기 위해 그를 기다리는 장면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그녀는 강의를 하러 간 강의실에서 자신의 모든 신경과 주의를 끄는 한 소년을 만난다. 확신할 수 없는 느낌과 끌림으로 즐거운 하루를 보낸 ‘난’과 소년 ‘윤일’은 다음날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한다.

이 소설의 배경에 약간의 판타지가 섞여 조금 이색적이지만 전체적으로 평범한 구조의 소설이라고 느껴지지만, 그러나 읽을수록 작가가 그 평범해 보이는 구성에 많은 장치를 숨겨놓은 것을 알게 된다.

기자는 그 중에 그림이라는 매개체가 기억에 남는다. 브라이언의 작업실에 있는 커다란 그림, 그리고 ‘난’의 방에 있는 한 장의 푸른 느낌의 그림, 그리고 또 다른 난의 방의 그림. 각기 다른 장소와 시간들이지만 크기와 느낌의 묘사들로 이 그림들에 대해 작가가 다른 의미를 숨겨 놓은 것만 같다.

마치 그 그림을 통해 ‘난’과 오랜 시간 예술적인 소통과 견해를 나누고 있고, 이 사건의 계기를 제공해준 브라이언이 혹시 이들을 바라보고 돌봐주는 세상의 신이 아닐까? 라는 작은 의문이 들면서 주인공 ‘난’에게 작은 선물을 주듯 ‘윤일’이를 만나게 해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난’에게 자신의 그림을 선물하듯 말이다.

또한 이 소설은 주인공인 ‘난’의 처음 강의 내용이 마치 이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그리고 표현하고자 하는 진짜 이유라는 느낌을 준다. 예술의 경계와 허무함 그리고 그 무의미함에 대해 강의를 하려는 ‘난’은 그 위험성인 혼란과 혼돈도 공존한다는 것을 내비친다. 그리고 작가는 그 예술의 경계에 대한 난의 생각을 작품에 그대로 녹여내는데 성공한다. 아니 작가의 생각과 사상을 주인공의 ‘난’을 통해 그리고 이 소설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것에 성공한다.

본 기자는 이 작품을 보면서 최라윤 작가의 삶이 그리고 사상이 그리고 생각이 궁금해 졌다. 현재 직업, 나이, 성별과 같은 보여지는 것이 아닌 어떤 삶을 살고 어떤 생각을 하는 사람인지 그녀의 본질에 대한 의문이다. 또한 그녀의 다른 작품들을 접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만큼 이 소설 ‘나의 하루는 너의 일 년(부제: and, I feel you)’은 오랫동안 나의 마음에 남는 작품이 될 듯하다. 그리고 당분간 계간 문예지 ‘한국문학세상’을 통해 소설과 에세이를 발표할 예정이라는 최라윤 작가의 다음 작품이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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