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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4-05 16: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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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뉴스를 보면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 데이터(Big-Data), 컴퓨팅, 모바일, 블록체인 등의 단어가 낯설지 않을 만큼 자주 등장하고 있다. 얼마 전 읽었던 <명견만리>라는 책의 ‘인공지능과 함께 할 미래’ 편에서는 2008년 러시아에서 인공지능이 쓴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가사만 입력하면 30초 안에 인공지능이 작곡한 음악을 받을 수 있으며, 모든 직원이 로봇인 일본 하우스텐보스의 한 호텔 등을 소개하면서 우리 사회가 준비해야 할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는 향후 2030년까지, 그러니까 고작 10년 정도 후 세계적으로 약 20억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경고가 포함되어 있다.

가끔 뉴스를 보면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 데이터(Big-Data), 컴퓨팅, 모바일, 블록체인 등의 단어가 낯설지 않을 만큼 자주 등장하고 있다. 얼마 전 읽었던 <명견만리>라는 책의 ‘인공지능과 함께 할 미래’ 편에서는 2008년 러시아에서 인공지능이 쓴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가사만 입력하면 30초 안에 인공지능이 작곡한 음악을 받을 수 있으며, 모든 직원이 로봇인 일본 하우스텐보스의 한 호텔 등을 소개하면서 우리 사회가 준비해야 할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는 향후 2030년까지, 그러니까 고작 10년 정도 후 세계적으로 약 20억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경고가 포함되어 있다.

 

# 4차 산업혁명 시대, 사회복지는 어떻게 될까?

 

그런데 여기에는 이런 흐름을 관통하는 말이 하나 있다. 바로 4차 산업혁명이다. 물론 여기에는 학자나 전문가들 사이에 다소 이견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산업혁명을 증기기관으로 대표되는 1차 산업혁명, 전기·컨베이어벨트에 의한 2차 산업혁명, 컴퓨터의 발명에 따른 3차 산업혁명으로 구분하는 것에 대해서는 대부분 동의하는 듯하다. 다만 4차 산업혁명에 대해서는 이를 긍정하는 견해도 있는 반면, 3차 산업혁명의 연장 내지 또 다른 과정에 불과하다는 의견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 우리 앞에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시대가 올 것은 자명해 보인다. 세계적으로 여러 나라와 여러 분야가 이에 대비하고 있고, 예컨대 독일은 Industry 4.0(4차 산업혁명의 독일식 표현)이라는 말을 사용하면서 디지털 산업 강국을 준비하고 있다.

 

이런 시대의 흐름 앞에서 언젠가부터 ‘그럼 우리는 어떻게 되는 건가?’, 구체적으로는 ‘사회복지사의 업무도 인공지능으로 대체가 가능하게 될까?’ 혹은 ‘요양보호사와 같은 직업군은 어떻게 될까?’라는 궁금증이 들기 시작했다. 얼마 전 뉴스에서는 한국고용정보원이 ‘4차 산업혁명 미래 일자리 전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지능화된 기술로 대체 가능한 직업을 분석한 내용을 보도했다. 숙련도와 정형성을 기준으로 발표한 결과를 보면, 요양보호와 같은 업무는 비정형성이 높기 때문에 대체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내다보았다. 사회복지사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나는 사회복지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 나름 꽤 오랜 시간동안 이런 고민을 했었다. 내 고민의 결론은?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요양보호 업무를 단순히 대체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회복지 업무도 중대한 변화를 맞게 될 수 있다. 따라서 요양과 사회복지 분야도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한 대응력을 키워가는 것이 중요하다.

 

막연해 보일지 모르지만 그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왜일까? 먼저 요양보호 업무를 들여다보자. 이들 업무 중의 일정 부분은 인공지능 로봇에 의한 대체가 가능하다. 나는 2015년 후쿠오카에서 열린 ‘한일의료요양포럼’에 발제를 요청받아 참석했다. 당시 주제는 ‘요양인력 확보방안’이었다. 주지하다시피 일본은 이미 초고령 사회를 맞은 지 오래다. 그에 반해 개호시설에서 일하고자 하는 인력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양질의 요양인력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가 국가적 과제로 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열린 ‘포럼’에서는 두 가지 방안이 제시되었다. 하나는 인도나 필리핀 등과 같은 개발도상국의 노동력을 들여와 활용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요양로봇으로 부족한 인력을 보충하는 것이다. 특히 요양로봇에 대해서는 영화 ‘아이언 맨’처럼 인간의 몸에 착용할 수 있는 것과 인공지능을 가진 요양로봇 등 두 가지 유형을 발표했다.

 

# 요양보호 업무, 인공지능 로봇으로 대체될까? 

한국고용정보원의 ‘4차 산업혁명 미래 일자리 전망’ 보고서에서는 요양보호 업무를 비정형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사실 요양원과 같은 노인복지시설에서 제공되는 서비스 중에는 정형화된 것들이 의외로 많다. 머리감기기·세수하기·식사도움과 같은 일상생활 지원서비스나 활력징후 확인과 투약 같은 간호서비스 등이 그러하다. 이런 업무들은 정해진 주기와 정해진 시간에 따라 제공되는 경향이 높다. 따라서 누군가 이들 업무를 입력만 하면 로봇이 ‘제 시간에’, ‘알아서’, ‘정확히’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머리 감기기의 경우를 보자. 모든 사람이 똑 같은 수준에서 이 서비스를 받을 필요는 없다. 머리를 감는 데 욕실까지 안내만 해도 되는 경우가 있고, 샴푸나 수건을 준비해줘야 하는 경우도 있으며, 머리를 감는 모든 과정까지 관여해야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마지막의 경우까지는 로봇이 제공할 수 없다고 해도, 앞의 두 경우는 얼마든지 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사람이 제공하는 것과 같은 친근감이나 인간적 감정은 없을 것이기 때문에 약간의 낯설음이나 거부감이 들 수도 있겠지만 조금만 지나면 금세 익숙해질 것 같다. 치매가 있어서 판단능력이 저하된 사람들 중에는 그 거부감 자체를 느끼지 않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요양보호사 등이 가정에 방문해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의 재가복지서비스도 마찬가지이다. 아주 가까운 미래를 한번 상상해 보자. 가정에서 홀로 살고 있는 노인이 있고, 방문 입구에는 요양로봇이 지키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니 로봇이 안녕히 주무셨냐고 안부를 묻는다. 식사준비나 음식섭취에 대한 안내와 함께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의사의 처방에 따라 먹어야 할 약의 종류와 복용시간도 정확히 알려준다. 신체기능이나 인지기능의 저하를 예방하기 위한 프로그램 등도 제때 실행하고, 말벗과 같은 정서적 지원도 가능하다.

 

외출이 필요한 내용, 시간과 장소 등도 저장돼 있다면 깜빡 잊어버릴까 염려할 필요도 없다. 치매가 있는 사람이 집 밖으로 나가는 등의 상황이 발생한 때에는 로봇이 이를 감지하여 경찰서나 119 또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사회복지시설 등으로 즉시 알려줄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실종 노인이 발생할 여지도 그만큼 줄어들게 될 것이다. 밤이 되면 노인의 건강상태에 맞춰 적당히 조도가 맞춰진 전등을 켜주거나 숙면 또는 야간보호와 같은 일들을 소화해내는 것도 가능하다.

 

이렇듯, 일정 부분에서 요양보호 업무가 로봇으로 대체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할 것 같다. 초고령화가 점점 더 진행돼 가는 세계적 현상 속에서 ‘요양’ 업무에 대한 소프트웨어 기술의 도입 가능성은 비단 그것이 노인복지 분야의 요양보호 업무에 한정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언제든 아동·장애인 등 다른 사회복지 분야의 유사업무로 침투해 들어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 사회복지 업무는 대체되기 어려울 듯

 

그렇다면 사회복지 업무는 어떨까? 사실, 이에 대한 대답이 간단하지만은 않다. 흔히 사회복지서비스를 대인서비스 내지 휴먼서비스라고 한다. 전통적인 사회복지실천 체계든 혹은 사례관리 체계든 간에 공통적인 프로세스는 접수(Intake) → 사정(Assessment) → 계획(Plan) → 실행(Do) → 모니터링·평가·재사정·조정 → 변경된 계획의 수립과 실행 또는 종결(End)이라는 일련의 과정이다. 사회복지 분야에서는 이런 연속적 프로세스를 모두 사람에게 의존해 왔다.

 

컴퓨터 기술이 개발되고 발전해오는 동안에도 그와 관련이 없는 것처럼 여겨졌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앞서 언급한 것처럼 상당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는 과정이 있다. 계획과 실행, 그 중에서도 실행이 바로 그것이다. 앞으로 사회복지 분야에서 이 두 과정에 인공지능을 지닌 로봇이 관여하게 될 수도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노인요양’ 분야가 특히 그렇다.

 

그렇지만 여전히 감정과 의지를 지닌 인간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프로세스도 있다. 접수와 사정이 대표적인 인간 영역에 속한다. 클라이언트에 대한 종합적 사정과 평가는 오직 사람에 의해서만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사정도구나 인공지능 기술이 아무리 발달한다고 해도 이는 역시 사람의 몫, 즉 사회복지사의 고유한 영역이다. 복지는 인간의 삶, 그것도 한 사람 한 사람의 방대한 삶의 영역에 관여하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비록 사회복지사라는 직업이 고단하고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다고 해도 로봇도 인공지능도 대체할 수 없는 가치 있는 일이라고 한번쯤은 스스로 위안을 삼아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해일에도 사회복지사의 영역은 아직 ‘인간 고유의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염려스러운 면도 있다. 4차 산업혁명은 그동안 세분화되어 왔던 학문이나 기술을 다시 하나로 묶는 융합효과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전화·TV·사전·카메라·시계·내비게이션·게임기 등을 다 소화해내는 스마트 폰처럼 말이다. 그것은 사회복지 분야도 마찬가지 아닐까? 더 이상은 지금껏 머물러 있던 전통적인 사회복지 지식·기술·실천의 범위에 갇혀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경고를 주는 것은 아닌가 하는 점이다. 그것이 바로 내가 중대한 변화를 맞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지점이다.

 

# 4차 산업혁명 시대, 복지서비스의 새로운 모습

 

줄곧 언급한 바와 같이 인공지능이나 로봇기술의 비약적 발전과 이의 복지 분야 접목에 따른 메커니즘 변화의 최전선에 있는 분야가 바로 노인복지이고, 아동이나 장애인 등도 시간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 언젠가는 4차 산업혁명의 물결에 쓸려가게 될 수도 있다. 이런 거대한 흐름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준비하고 대응해야 하는 것일까? 우리가 사회복지를 대인서비스 또는 휴먼서비스라고 말할 때 종종 함께 등장하는 말이 있다. 감성서비스라는 용어이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 감성서비스만을 지나치게 강조하다보면 오히려 4차 산업혁명 하에서 사회복지의 미래를 암울하게 만들 가능성을 높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물론 사회복지가 인간 또는 클라이언트의 감성을 가볍게 여기거나 감성복지를 무시해도 좋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다만, 그런 감성을 복지 역량으로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다른 무언가가 더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점이다.

 

그렇다면 ‘그 다른 무언가’란 무엇일까? 나는 그것을 ‘사회복지의 체계화·정밀화·과학화·효율화·표준화, 그리고 전문성의 강화와 이를 통한 서비스의 개별화’라는 말로 표현해 보고자 한다. 4차 산업혁명에는 ‘상품의 개별화’가 포함돼 있다고 한다. 종래 우리가 구매하는 상품은 대부분 규격화돼 있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자동차·주방기구·가구·옷 등의 많은 상품들을 고객 개개인의 취향이나 특성에 맞춰 생산해내는 것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는 사물인터넷 기술 덕분이다.

 

앞서 4차 산업혁명이 불러올 노인요양 분야의 변화를 두 가지 사례를 통해 살펴보았다. 하지만 아직 조금 부족하다. 앞서 보았던 가까운 미래로 다시 돌아가 보자. 노인은 로봇에 장착돼 있는 모니터를 통해 원격진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굳이 병원까지 가지 않아도 된다. 의사가 내린 처방전은 인트라넷을 통해 약사에게 전달되며, 조제된 약은 즉시 집이나 시설로 배송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의사나 간호사·약사 같은 직업도 일부 사라지거나 변화를 겪을 것이라고 한다. 때문에 미래의 언젠가는 로봇이 검진이나 진료 등을 해줄 수도 있고 약도 자동조제·자동배송장치를 통해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평소에는 로봇이나 스마트밴드에 의해 활력징후(Vital Check)나 수면패턴 등을 확인할 수 있는데, 조금의 이상신호라도 감지되면 즉시 병원이나 시설에게 알려주기 때문에 신속한 대응이 가능해진다. 가정에 혼자 있는 노인이라도 사회복지사가 제시해 준 일상생활 계획이나 치매예방을 위한 프로그램 계획 등을 로봇이나 휴대전화를 통해 일정시간·일정간격으로 제공할 수 있다.(노인은 좀 더 젊었을 때 자기관리를 했거나, 아니면 정부가 무료로 제공하는 인체삽입용 칩으로 꾸준히 관리를 받아 왔다면 굳이 지금 사회복지사에게 도움을 받지 않아도 됐을 거라고 가끔씩 생각하곤 한다. 그때는 국가가 일거수일투족 자신을 감시하는 것 같아 거부했다. 물론 이 또한 조금 더 미래의 일일 것이다.)

 

담당 사회복지사는 가정을 방문하지 않아도 예컨대 ‘사회보장통합 관리시스템’에 접속해 노인에게 필요한 정보와 계획을 보내준다. 또 노인이 시스템 활용에 동의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면 식사와 투약은 제때 했는지, 집안은 청결하게 유지되고 있는지, 세면이나 취사 등과 같은 일상생활 활동에는 문제가 없는지, 사회적·정서적 고립은 없는지, 작성해 준 프로그램이나 활동들은 정해진 때에 하고 있는지 등의 각종 정보도 항상 확인할 수 있다. 시스템 등록과 활용은 전적으로 클라이언트가 결정하겠지만 자신이 죽을 때까지 관리해 달라고 하는 경우라면 사회복지사가 도와주어야 할 것들은 예전보다 훨씬 많아질 것이다. 시스템이 그때그때 필요한 정보를 알려주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세세한 것들은 사람이 직접 챙길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노인에게 치매 등이 발생해 더 이상 집에서 혼자 지낼 수 없는 상태가 되면 클라이언트에게 가장 적합한 시설이나 병원으로 옮겨주기 위해 사회복지사는 시스템에 접속해 기관에 등록한 때로부터 지금까지의 노인에 관한 각종 데이터를 추출하고 분석할 수 있다. 연명의료나 임종 시 발생할 상속·유품처리·장례문제 등에 대해서도 미리 준비해 놓는 것이 가능하다. ‘시스템’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상당한 정보가 축적되고, 그에 따른 유사한 사례에 대한 정보도 활용할 수 있다. 이게 ‘Big-Data'의 힘이다.

 

보다 많은 사례를 들 수도 있겠지만, 이것들만으로도 우리의 사회복지 앞에 놓인 과제가 적지 않다는 사실을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위와 같은 사례는 언제부터 현실화가 가능한 것인가? 현재 대구에서는 사회복지 분야에서도 장기요양·재가노인지원·노인돌봄 서비스를 중심으로 하는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 중에 있다. 이 시스템은 대부분 정형화된 복지서비스의 경우에는 행위와 기록을 기초로 한다는 점, 즉 사회복지시설에서 행해지는 모든 일은 기록해야 한다는 것과 그 행위의 상당부분은 일정한 간격을 주기로 반복하는 특징이 있다는 점을 바탕으로(그것이 일반적인 행정에 관한 업무든, 종사자에 관한 업무든, 클라이언트에 관한 업무든, 지출과 같은 재무회계에 관한 업무든 간에) 특정한 업무와 관련된 행위와 기록을 순서에 따라 연결·배치해서 모든 업무에 대한 각각의 프로세스를 완성하고, 이를 온라인 시스템을 통해 구현하고자 하고 있다.

 

이 시스템의 내용을 몇 가지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사회복지시설에서 초기정보와 행위의 주기만 설정하면 시스템이 자동으로 담당자가 해야 할 업무의 내용을 알려준다. 앞서 언급했듯이 어떤 업무라도 상관없다. 때문에 시설장이든 사회복지사든 요양보호사든 종사자 누구를 막론하고 오늘 시설에서 해야 할 일이나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확인할 필요가 없다. 그저 시스템이 지시하는 대로 따르기만 하면 된다.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어떤 일을 하지 못했는지, 평가나 지도점검 등과 관련된 서류는 잘 챙겨져 있는지 등의 것들도 염려할 필요가 없다. 당연히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시간도 확연히 줄어들게 된다. 요양로봇 기술과 연결된다면 위 사례에서 언급했던 것과 같은 과정이 가능해진다. 한편 클라이언트 입장에서는 서비스의 개별화가 가능하다. 서비스 행위 하나하나마다 개인별로 분석하고 분류하기 때문에 당연히 클라이언트별로 서비스 계획이 다르다.

둘째, 예측된 서비스 계획은 클라이언트나 그 보호자에게 자동으로 전송되고, 보호자는 그 계획이 제때 실행되었는지 여부를 언제든 확인할 수 있다. 클라이언트나 보호자의 의견도 그때마다 시설이나 행정기관에 즉시 전송할 수 있고, 자신의 의견이 반영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역시 서비스의 개별화와 관련된다.

 

셋째, 정부나 지자체·관리감독기관은 시설에서 수행하는 모든 업무를 자신의 모니터에서 확인하는 것이 가능하다. 굳이 현장에까지 가서 서류를 확인할 필요가 없다. 현장에서는 기록된 대로 실제 업무가 행해지고 있는지만 비교하면 된다. 즉, 행정업무가 간소화된다.

 

넷째, 아웃소싱(Out-Sourcing)이다. 예컨대 오늘 시설에 입소자가 1명, 퇴소자가 2명, 신규입사자가 1명 있었다고 하자. 담당자는 그에 대한 기본정보만 입력한다. 그러면 그 정보가 식품납품 업체로 즉시 전송된다. 업체에서는 내일 아침·점심·저녁에 식사할 수급자와 종사자가 각각 몇 명인지 알 수 있기 때문에 그에 맞춰 식재료를 납품할 수 있다. 또 요양보호사가 기저귀를 교환해 준 사실을 입력하기만 하면 납품업체에서 자동으로 카운트가 되기 때문에 날짜에 맞춰 기저귀를 납품할 수 있게 된다. 이른바 자동발주 내지 역발주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을 사용하는 기관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Big-Data’가 형성된다. 예를 들어 특정 시설의 특정 클라이언트의 서비스 흐름이나 반대로 전체의 서비스 흐름·양·효과성 등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종사자 전체가 제공한 서비스 시간과 평균업무량 등을 측정할 수 있고, 또 반대로는 특정 종사자의 업무량이나 업무에 소요되는 시간도 확인할 수 있다. 때문에 이 ‘Big-Data’는 연구개발과 정책수립을 위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앞서 말했던 요양로봇을 비롯하여, 식품·생활·안전·교통 등 관련 산업에도 영향을 준다. 뿐만 아니라 의료나 공공행정 등의 분야에도 확장·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 사회복지의 미래와 우리의 대응

 

이런 개발이나 관련 연구는 비단 대구만의 일이 아닐 수 있다. 그것은 역시 4차 산업혁명의 흐름 속에서 나타나는 일부에 불과한 것인지도 모른다. 향후 사회복지가 어떤 풍랑에 휩쓸리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 분야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가 이런 격한 풍랑 속에 놓이게 될 것이다. 그것이 4차 산업혁명이 주는 강력한 메시지이다. 아날로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는 사람들도 더러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복잡해져만 가는 사회와 상상하기도 힘든 기술력, 거기에 시민사회로부터 요구받고 있는 도덕성·투명성·건전성·공공성 등과 같은 요소가 함께 뒤엉켜지면서 사회복지 분야에 미치는 여파는 오히려 더 중대해져 갈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무엇을 준비하고 받아들여야 하는지, 이 부분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사회복지 현장에 몸담고 있는 많은 종사자와 관련자들은 그런 변화가 선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할 책임이 있다. 또한, 사례에서 보았듯이 4차 산업혁명은 어떤 측면에서는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AIP(Aging in place)를 염두하고 있는 것 같다. AIP는 지역과 사람을 전제로 한다. 결국 선한 방향의 주체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려면 앞서 언급했던 것과 같이 ‘사회복지의 체계화·정밀화·과학화·효율화·표준화·전문성의 강화와 이를 통한 서비스의 개별화’가 필요하다. 그것은 인공지능이나 요양로봇에 의한 대체가 아니라 이들을 보다 적절하게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감성을 지닌 복지인력의 전문성과 역할을 강화·확대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이 제시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변화를 거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렇다면 우리는 보다 적극적이고 역동적으로 미래를 예측하고 대응해 나갈 준비를 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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