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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8-11 21: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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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무용단(예술감독 안성수)은 픽업스테이지 ‘스텝업’을 오는 9월 6일부터 9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한다.



[우성훈 기자]국립현대무용단(예술감독 안성수)은 픽업스테이지 ‘스텝업’을 오는 9월 6일부터 9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한다.


2018 안무 공모 프로젝트 ‘스텝업’은 안무 공모에서 선정된 기존 창작물에 국립현대무용단의 안정된 제작 시스템을 지원, 보완 작업을 거쳐 완성도 높은 레퍼토리로 발전시키는 프로그램이다.


‘스텝업’을 통해 국내 안무가들의 창작 의욕을 고취하고 창작 활동을 유도해 현대무용의 새로운 방향성과 다양성을 탐색하는 계기를 마련키 위한 것이다. 지난해 12월 서류접수를 시작으로 총 68개 작품이 응시, 1차 서류전형과 2차 인터뷰 심사 그리고 3차 쇼케이스 심사까지 거쳐 최종 세 안무가 배효섭, 이은경, 정철인의 작품이 선정됐다.


이미 완성도를 갖췄다 판단되는 작품은 배제하고, ‘제작 과정에서 발전 가능성’이 높은 작품을 우선으로 선발했다. 기존 작품에서 무엇을 어떻게 발전시킬 수 있는지, 국립현대무용단의 안정적인 제작 시스템이 함께할 때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작품을 우선으로 선정했다. 최종 선발된 작품은 향후 국립현대무용단의 공연 레퍼토리로 발전해 국내외로 유통될 예정이다.


‘스텝업’은 지속 가능한 무용 레퍼토리를 발굴하는 국립현대무용단의 프로젝트이다. 2018 스텝업 안무 공모를 통해 최종 선발된 배효섭, 이은경, 정철인 세 안무가는 각양각색의 주제와 고유의 개성이 돋보이는 작품을 선보인다.


배효섭은 ‘백지에 가닿기까지’에서 자기 자신과 무대를 해체하는 작업을 통해 색다른 모습으로 관객과 마주한다. 이은경의 ‘무용학시리즈 vol.2: 말, 같지 않은 말’에서는 2006년 벨기에 파츠 P.A.R.T.S. 유학 시절 안무가가 받은 서술형 평가서(Teacher's Report)의 텍스트를 중심으로 안무가 및 무용수들이 들었던 과거의 사실적 언어와 현재의 몸의 언어는 어떤 연관성을 갖는지 알아본다. 또 정철인의 ‘0g’은 ‘낙하운동’의 물리적, 본질적 특성에 보다 집중해 힘의 원리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운동성을 실험한다.


■ 나와 무대를 해체하다 - 배효섭 ‘백지에 가닿기까지’




배효섭은 ‘백지에 가닿기까지’에서 자기 자신과 무대를 해체하는 작업을 통해 색다른 모습으로 관객과 마주한다. ‘나에게 익숙한 이 움직임은 왜, 어디서 시작되었으며 앞으로도 그러해야 할 이유가 있는가?’ ‘극장 무대의 보편적인 구조나 성질이 나에게 반드시 필요한가?’라는 두 가지 질문에서 출발해 ‘나’와 ‘나의 극장’을 탐색해본다.


작품의 시작은 사슴으로 추정되는 동물의 사체가 박테리아나 구더기, 개미 따위에 의해 부패하고 분해되는 과정과 흔적도 없이 소멸뙈 없어진 결과를 타임랩스로 편집한 영상을 본 이후이다. 그 동물의 사체는 어느 늑대의 뱃속에 소화돼 에너지가 되고 개미와 같은 작은 생명의 일부분이 됐고, 구더기와 미생물들의 양분으로 환원됐을 것이다. 이 동물의 죽음이 보다 넓은 동물계로 환원, 확장시켜 준 것처럼 안무가는 본인의 작업도 분해되고 해체돼 보다 넓은 세계로 확대되기를 희망한다.


작품의 콘셉트는 ‘비어있음 Blank’으로, 안무가 본인이 무용수로서 가닿은 허무와 무대의 전형성을 조명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공허와 허무가 아닌 잘 해체되어진 상태에 가닿고자 하는 것이다.





안무가 배효섭은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실기과 현대무용 예술사과정을 졸업하고 예술전문사 재학 중이다. 현재는 국립현대무용단 시즌 무용수로 ‘혼합’ ‘제전악-장미의 잔상’ ‘스윙’ 등 주요 작품에 출연했다.

 

안무 작업은 2011년 국립극단 연극 ‘벌’ 안무 연습감독을 시작으로 2012년 문화역 서울284에서 ‘Play Time’ 중 ‘Sleeping station’ 작품 연출을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안무 작업을 맡았다. 2014년에는 안은미 세컨드 컴퍼니 ‘생활무용’ 작품 공동 안무 및 연출을 담당하고 2015년에는 K-ARTS 플렛폼페스티벌에서 ‘디컴포지션 Decomposition’과 대학로 거리공연축제 ‘만남’ 안무 및 연출을 했다. 2016년에는 국립극장 이해랑 100주년 연극 ‘햄릿’의 안무 연습감독을 맡으면서 안무가로서 꾸준히 활동했다.

 

서울국제무용콩쿠르 현대무용부분 시니어 부문에서 2013년 남자 3등, 2014년 남자 1등을 수상했고, 2012년 대구신인무용콩쿠르 시니어 부문 전체 대상을 수상했다.


■ 추다! 보다! 말하다! - 이은경 ‘무용학시리즈 vol.2 : 말, 같지 않은 말’






안무가 이은경의 이번 작품 ‘무용학시리즈 vol.2 : 말, 같지 않은 말’은 2016년 국립현대무용단 ‘안무랩-여전히 안무다’ 초연작 ‘무용학시리즈 vol.1 : 분리와 분류’와 맥을 잇는다. 2006년부터 2008년까지 벨기에 파츠 P.A.R.T.S. 유학 시절 안무가가 받은 서술형 평가서(Teacher's Report)의 텍스트를 중심 소재로 한다. 안무가 및 무용수들이 들었던 과거의 사실적 언어와 현재 몸의 언어는 어떤 연관성을 갖는지 알아본다.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춤을 불특정 다수가 보게 된다. 이때 내가 본 것과 네가 본 것이 다르기도 하다. 이것의 다름이 드러나는 시점은 눈으로 본 것을 입으로 이야기하는 순간, 즉 본 것의 차이가 말하는 것의 차이로 이어진다. 이러한 본 것의 차이 그리고 말하는 것의 차이는 어디서 어떻게 발생할까? 결국 앎의 차이인가? ‘추다, 보다, 말하다’는 어떠한 관계가 있을까? 개인에게 각인된 강렬한 경험에 의해 결과물이 다르게 발생한다는 가정 하에 작업을 진행한다.


이번 작품에서는 ‘추다, 보다, 말하다’가 어떠한 관계에 놓여 있는지 살펴보고 ‘춤을 보고 우리는 무엇이라 말하는가’라는 질문을 더 넓게 탐구하기 위해 무용수들의 생생한 경험을 수집했다. 이로 인해 자신이 무용을 바라보는 시각에 영향을 미쳤을 사실적 언어의 기억을 더듬어 ‘해석의 차이가 발생하는 지점’에 대한 체화적 접근과 반응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시도해 보려 한다.


안무가 이은경은 8살 때 무용을 시작해 지금까지 약25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자신의 몸에 피드백, 칭찬, 꾸짖음 등 방대한 양의 말들을 쌓았다. 안무가가 꺼낸 이 특정 시기의 리포트는 종이 형태로 전해졌고 보관되어졌다는 것이 그녀가 춤을 추면서 들어왔던 다른 무수한 말들 사이에서의 특이점이다. 그래서 이 리포터를 이번 작품의 주요 소재로 삼게 됐다.





무용수이자 안무가인 이은경은 2006년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창작과 예술사과정을 졸업하고, 재학 중에 ‘안성수 픽업그룹’에서 춤을 연마했다. 졸업 후에는 벨기에 안무가 안네 테레사 드 케이르스마커 Anne Teresa De Keersmaeker 가 감독으로 있는 무용학교 파츠 P.A.R.T.S. 에 입학해 2008년 ‘리서치 사이클’ 과정을 수료했다.


파츠 졸업 후, 벨기에 주(ZOO) 무용단의 예술감독 토마스 하우어드 Thomas Hauert 는 이은경에게 솔로 작업을 제안해 ‘솔로 Solo For EKL’에 출연했고, 이는 브뤼셀 보자르 극장과 서울 ‘봄 페스티벌’에서 초연됐다. 유럽 활동 기간인 2008년부터 2013년까지 꾸준히 작업 동료인  피터 암프 Pieter Ampe 와 로버트 스테인 Robert Steijn 과 함께 리서치 미팅을 가졌고그 결과물로 ‘나쁘지 않은 기억들’을 로버트 스테인과 공동 안무했다. 그는 ‘포레스트 프로젝트 Forest Project’에 참여해 오스트리아 작은 도시 그라츠의 예술축제 슈타이리셔 헤르프스트 페스티벌 Steirischerherbst 에서 무용수로서 공연했다. 2011년에는 ‘따블로 비벙 Tableaux Vivant’ 창작 과정에 무용수로서 참여했다. 이후 파리, 비엔나, 슬로베니아에서 공연했다. 한국으로 귀국하기 전, ‘페노미나 Phenomena’ 또한 벨기에의 주요 도시들에서 공연됐다.

 

2013년 한국으로 귀국 후, 김보람 안무가와 함께 ‘가다 프로젝트’라는 리서치 및 공연 단체를 만들었고 첫 공동안무작 ‘어긋난 숭배’는 고통 받는 현대인들을 위한 제의를 그렸다. 이는 국립현대무용단 주관 ‘전통의 재발명전’의 타이틀 아래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초연됐다. 이후에도 북촌의 갤러리링크, 서울역 RTO에서 공연됐다. 또한 2015년 안무작 ‘베스트 딜’은 창작산실 시범공연 지원 작품으로 선정됐다.


2016년에도 창작 활동을 꾸준히 실험하면서 국립현대무용단 주관 ‘여전히 안무다/안무랩’에 참여 작가로 선정되면서 ‘무용학시리즈 vol.1: 분리와 분류’의 초안을 다졌다. 그는 창작 활동 이외에도 앰비규어스 댄스 컴퍼니에서 무용수로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출연작으로는 ‘바디콘서트’ ‘애매모호한 밤’ ‘쓰리볼레로, 철저하게 처절하게’ 등이 있다.


■ 신체를 통한 낙하운동으로 무중력에 다가가다 - 정철인 <0g>

 




안무가 정철인은 2014년 ‘자유낙하’ 초연 당시 안무의 토대로 사용한 ‘낙하운동’의 물리적, 본질적 특성에 보다 집중하여 힘의 원리를 기반으로 다양한 운동성을 실험하는 ‘0g’을 선보인다. 속도, 리듬, 무게감의 다이내믹한 균형-불균형의 반복은 신체 부위부터 오브제, 움직임 전반에 밀도 있게 녹아져 누구나 체감할 수 있지만 예측 불가한 감각적 무대를 선사한다.


작품의 전개는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중력의 힘을 이겨내고자 한다. 직진 운동의 달리기가 원심력 또는 구심력을 만나 끌어당기게 되면 중심축을 중심으로 원운동을 하게 된다. 이는 지구의 중력이 있는 물체를 직진으로 던졌을 때 끌어당기는 중력의 힘을 이겨낸다면 땅에 떨어지지 않고 지속적으로 원운동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가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자유 낙하와 원운동과의 관계성을 원심력을 이용한 놀이의 형식으로 낙하운동을 나타낸다.




두 번째, 중력을 거부하지 않고 순응한다. 본격적인 떨어짐의 실험이다. 사과의 떨어짐을 시작으로 팔, 다리 등 모든 신체를 이용해 중력을 거부하지 않고 떨어지는 움직임의 반복적 행위와 조금씩 변화되는 속도 및 리듬을 나타낸다.


세 번째, 무중력에 다가간다. 앞서 중력을 이겨내거나 또는 순응하는 지속적인 운동성의 실험을 토대로 서로간의 신체균형을 통해 무중력 속 인간의 모습을 현실화 해본다. 자유낙하의 떨어지고 있는 상태 즉 공기저항을 받지 않고 둥둥 떠다니는 모습을 형상화하며 제목처럼 0g, 무중력의 무게를 관객에게 전달하고자 한다.  


초연작 ‘자유낙하’는 그리스 신화 속 인물 시시포스의 모습을 모티브로 한다. 시시포스의 헤어 나올 수 없는 떨어짐의 반복에서 우리 삶과의 공통점을 발견하고 무의미해 보이는 신화 속 시시포스의 행동 속에서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시시포스의 행위 자체에서 영감을 받아 ‘낙하운동’의 원리를 움직임에 활용했다. 이번 ‘0g’에서는 듀엣에서 네 명의 무용수로 확대 구성해 극대화된 움직임을 실현하는데 중점을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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