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18-09-24 18:55:42
기사수정
국립극장은 다음 달 3일부터 7일까지 대전예술의전당 개관 15주년 기념작 연극 ‘백치’를  달오름 무대에 올린다.

▲ 대전예술의전당 제공


[강병준 기자]국립극장은 다음 달 3일부터 7일까지 대전예술의전당 개관 15주년 기념작 연극 ‘백치’를  달오름 무대에 올린다.


국립극장과 대전예술의전당이 지난해 맺은 ‘상호 교류협력 협약’에 따라, 이달 7일부터 15일까지 대전예술의전당에서 초연한 ‘백치’를 2018-2019 국립극장 레퍼토리시즌 작품으로 연이어 선보인다.


국립극장은 2017년 상반기, 국립극장 레퍼토리시즌의 전국적 확산과 지역극장과의 새로운 협업 모델 구축을 목표로 대전예술의전당, 울산문화예술회관과 각각 업무 협약을 맺고 공동 프로그램 구성을 시작했다.


그 일환으로 지난 6월 국립무용단 인기 레퍼토리 ‘향연’을 대전예술의전당에서 공연했고, 이번에는 대전예술의전당이 제작한 ‘백치’를 국립극장 무대에 올린다. 특히 서울에서 제작한 작품을 지역극장에서 초청하던 기존 방식과는 달리, 기획 단계에서부터 대전과 서울 공연을 함께 추진하면서 지역극장 제작 작품을 서울에서 연이어 공연하는 시도로서 주목할 만하다.


연극 ‘백치’는 대전예술의전당이 2005년부터 이어온 ‘자체제작 연극 시리즈’의 열세 번째 작품이자 대전예술의전당 개관 15주년을 기념하는 야심작이다. 대전예술의전당은 이성열.박근형.최용훈 등 이 시대 최고의 연출가들과 함께 셰익스피어.체호프 등의 고전을 재해석한 명품 연극 레퍼토리를 개발해 왔다.


이번에는 19세기 러시아 리얼리즘 문학을 대표하는 도스토옙스키의 소설 ‘백치’를 선택했다. ‘백치’는 진실하고 순결한 한 인간이 탐욕과 위선으로 일그러진 시대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결국 모두를 파국으로 몰고 가는 비극을 그린 작품으로, 도스토옙스키의 5대 장편 가운데 가장 서정적이라 평가 받고 있고, 작가 자신이 가장 사랑한 작품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강렬한 이미지와 섬세한 심리 묘사, 도전적이고 실험적인 무대 연출로 인정받아 온 중견 연출가 박정희는 1천 페이지가 넘는 원작을 약 두 시간 반 분량으로 무대에 옮겼다. 박정희 연출은 150년 전, 도스토옙스키가 가졌던 의문을 현대로 가져왔다.


그러나 소설 원작이 미쉬킨을 중심으로 전개된다면, 이번 연극 ‘백치’는 미쉬킨과 로고진, 그들이 사랑하는 여인 나스타샤와 아글라야 네 남녀를 중심으로 흘러간다. 연출은 특히 미쉬킨과 로고진의 관계에 집중했다. 로고진은 현대에 투영시킨 미쉬킨의 양면, 그림자 같은 존재다. 미쉬킨의 절대적인 선함은 오히려 인간의 욕망을 대변하는 로고진의 어둠을 더 선명하게 드러낸다. 우유부단과 나약함으로 대변되는 미쉬킨의 ‘선함’과 광기로 표출되는 로고진의 ‘어둠’은 서로 얽히고설켜 결국 모든 주변 사람들을 파국으로 몰아넣는다.


각색은 현실의 부조리를 위트 있게 그려낸 ‘그게 아닌데’와 카프카의 ‘성’으로 주목 받은 이미경 작가가 맡았다. 또 최영주 평론가가 드라마터그로 가세해 원작의 매력과 현대적 의미를 고증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


지난 2016년 대전에서 연극 ‘오셀로’로 박정희 연출과 호흡을 맞춘 바 있는 배우 이필모와 김수현이 다시 한 번 무대에 오른다. 이필모와 김수현은 각각 순수함을 상징하는 ‘미쉬킨’, 탐욕과 욕망을 상징하는 ‘로고진’으로 분해 열연을 펼친다. 또 황선화는 모든 남자들이 갈망하는 여인 ‘나스타샤’로 함께한다.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할용해주세요.

http://www.hangg.co.kr/news/view.php?idx=46898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리스트페이지_R001
최신뉴스더보기
리스트페이지_R002
리스트페이지_R003
리스트페이지_004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