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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01-07 01: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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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 드림시어터에서 극단 검은사각 玄의 최명진 작, 박세현 연출의 <킬링 마티니(Killing Martini)>를 관람했다.

대학로 드림시어터에서 극단 검은사각 玄의 최명진 작, 박세현 연출의 <킬링 마티니(Killing Martini)>를 관람했다.


최명진은 제1회 ASAC 창작희곡공모 당선작<염전이야기> (2012) 에 이은 두 번째 창작희곡공모 수상작 <엄마의 이력서> 그리고 <킬링 마티니(Killing Martini)>를 발표 공연한 발전적인 장래가 예측되는 미녀작가다.


박세현은 <자살직전의 인생은 아름다워, 불행> <벤치> <진지한 남자> <따냐 따냐 노스텔지아> <질주 二十二 夢> 그리고 <킬링 마티티니(Killing Martini)>를 연출한 기되 되는 미녀 연출가다.

 

마티니(martini)는 진에 베르무트를 섞은 후 올리브로 장식한 무색  투명한 칵테일이다. 냄새는 향긋하지만 강한 쓴맛이 난다. 주로 식전에 마신다. 마티니라는 이름은 베르무트를 생산하는 회사인 이탈리아의 '마티니 앤 로시(Martini &Rossi)'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다.  킬링 마티니(Killing Martini)니 술맛이 그야말로 죽이는 마티니다.


영화 ‘007’ 시리즈에서는 막상 주인공 제임스 본드를 맡은 배우는 여러 번 바뀌었지만, 영화 속 마티니는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 어떤 배우가 제임스 본드가 되든 마티니는 꼭 마셔야 하는 ‘필수 코스’인 것이다. 제임스 본드는 마티니를 만드는 핵심 기법인 ‘휘젓기(stir)’마저 무시해버린다. 주로 술과 주스처럼 잘 섞이지 않는 재료를 섞을 때 흔드는 기법을 이용하는데, 제임스 본드는 휘젓기가 필요한 마티니에서 과감하게 흔들기를 선택한다. 진보다 강한 술인 보드카를 베이스로 택했기 때문에, 흔드는 기법을 이용해 얼음을 녹이고 공기를 유입해 보드카를 좀 더 부드럽게 즐기겠다는 의도다.이 마티니에서는 본드의 성격이 그대로 드러난다.


항상 멋진 슈트를 차려입은 본드는 ‘완벽한 신사’와는 거리가 있다. 여자를 좋아하는 바람둥이에 농담을 즐긴다. 무엇보다 제임스 본드는 말 그대로 ‘터프카이’다. 강한 보드카를 이용해 자신만의 스타일로 새롭게 탄생한 마티니를 즐기는 모습이 곧 제임스 본드의 모습과 닮았다고 들 이야기한다.


술은 마시는 사람의 성격과 취향을 나타낸다고 한다. 같은 마티니라도 007 본드의 마티니와 킹스 맨 에그시의 마티니는 원료부터 만드는 방식까지 모두 다르다. 정통을 중시하는 남자의 마티니를 마셔보고 싶다면 킹스 맨의 마티니를, 원조 스파이만의 독한 마티니를 원한다면 제임스 본드의 보드카 마티니를 추천한다.


무대는 배경에 붉은 색 천이 마치 창문처럼 걸려있다. 상수 쪽에는 피아노가 있고, 하수 쪽에는 소파가 놓이고, 중앙에는 긴 소파와 탁자가 놓였다. 그 밑에 카펫이 깔려있고 배경 오른 쪽 중간에 부엌으로 들어가는 통로가 있다. 음악은 피아노로 쇼팽의 즉흥환상곡(Chopin-Fantaisie-Impromptu)을 연주하고 가야금으로 합주를 하기도 한다. 남편의 음성은 녹음으로 처리된다.


연극은 도입에 붉은 색 의상의 40대의 여인이 피아노를 딩동 거리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잠시 후 검은 색 의상의 50대 여인이 가야금을 들고 등장한다. 두 여인의 대면에서 관객은 서로 대조되는 악기로 보아 예삿일이 아닐 거라는 생각부터 하게 된다. 두 여인은 본부인과 소실인 내연녀로 소개가 되고, 예상과는 다르게 나이 든 여인이 소실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나이든 쪽이 남편의 첫사랑이었지만 결혼은 젊은 쪽 여인과 하게 되고, 결혼 후에도 계속 첫사랑의 여인과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알려진다.


나이든 여인이 사과를 하고, 젊은 여인은 사과를 받아들이면서 쇼팽의 즉흥환상곡 같은 부드러운 물결에서부터 격랑에 이르기까지의 장면이 연출된다. 같이 마티니를 마시면서 예의와 품위가 있는 모습을 보이다가 마음속의 감정과 분노를 참지 못하고 폭발시키며 술을 상대에게 끼얹고는 곧 사과를 하는 장면이 연출되고 잠시 후 다시 함께 술을 마시고 술을 끼얹는 장면이 반복된다.


나이든 여인은 참지 못하고 가야금을 들고 밖으로 나가려 하지만 출입문이 굳게 잠겨 나가지를 못한다. 여인들의 싸움이 계속되면서 싸움하다 정이 든다는 말처럼 두 여인은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고 공감하면서 가까워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쇼팽의 즉흥환상곡을 피아노와 가야금으로 합주를 한다. 두 여인의 놀라운 연주솜씨에 관객을 넋을 잃다시피 하면서 감상의 세계로 빠져든다. 연주가 끝나자 두 여인은 세상 모든 남성들을 신뢰할 수 없다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지면서 자신들을 분노로 격동시킨 남성을 살해하기로 합의를 하게 된다. 그러면서 다시 잔에 술을 채우고 마티니의 죽이는 맛에 더욱 빠져든다. 술에 취하자 젊은 여인은 마음이 바뀌었는지 나이든 여인에게 약을 탄 마티니를 먹이려 든다. 그러나 권 커니 작 커니 하는 과정에 약이 든 술잔이 바뀌게 되고, 바뀐 잔을 다시 바꾸다가 결국 마시지 않고 상대에게 끼얹고 만다. 그리고는.....


김혜주가 40대의 아내, 김현숙이 50대의 소실인 내연녀로 출연해 성격설정에서 감정표현 그리고 호연과 열연은 물론 탁월한 기량의 연주와 미모로 시종일관 관객을 극 속에 몰입시키는 역할을 하고 우레와 같은 갈채를 이끌어 낸다.


조연출 한정아, 조명 남편목소리 이호원, 포스터디자인 민현서, 촬영 김권환, 음향오퍼 박한울, 조명오퍼 이채윤, 하우수매니저 김승훈 등 수텝진의 열정과 노력 그리고 기량이 드러나, 극단 검은사각 玄의 최명진 작, 박세현 연출의 <킬링 마티니(Killing Martini)>를 작가의 창의력과 연출가의 기량 그리고 출연자의 연기력이 하나가 되어 그야말로 킬링 마티니(Killing Martini) 같은 명품걸작 2인극으로 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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