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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01-14 00:59:54
  • 수정 2019-01-14 09: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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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섬역 성수아트홀에서 극단 삼각산(대표 장미자)의 강석호 작, 윤우영 연출의 ‘금의환향(錦衣還鄕)’을 관람했다.



뚝섬역 성수아트홀에서 극단 삼각산(대표 장미자)의 강석호 작, 윤우영 연출의 ‘금의환향(錦衣還鄕)’을 관람했다.

금의환향(錦衣還鄕)이라는 말은 우리 실생활에서 가끔씩 사용하는 그러한 사자성어(四字成語)다. 금의환향의 구성 한자로는 비단 금(錦) 옷 의(衣) 돌아올 환(還) 고향 향(鄕)으로 구성되어있으며, 한자를 그대로 직역하게 되면 비단옷을 입고 고향으로 돌아온다. 라고 해석이 가능하며 의역 역시 그와 비슷한 맥락인데, 성공 한 후에 사람들의 환영을 받으면서 고향으로 돌아온다는 뜻이다.

초한지(楚漢志) 혹은 초한연의(楚漢演義)라고 불리는 중국 역사소설에 등장하는 항우(項羽)와 유방(劉邦)의 일화에서 유래되었다

초나라와 한나라가 전쟁 중일 때 유방이 진나라의 도읍(함양)을 차지하고, 이에 화가 난 항우가 대군을 이끌고 진격하니 유방은 순순히 항우에게 함양을 양보한다.


항우는 함양에 입성하여 멋대로 함양을 망가뜨리기 시작하고 끝내 마음에 들지 않자 도읍을 옮기게 되었는데, 이 때 항우가 도읍으로 자신의 고향인 팽성으로 지목하게 되고, 고향사람들에게 환영을 받았다. 이를 보고 '금의환향'이란 사자성어가 유래되었지만, 이 때 유방은 다시 함양을 차지하고, 힘을 되찾은 뒤 항우를 격파하였다

강석호는 서울예술대학 연극과를 졸업했고, 한국희곡작가협회 및 서울연극협회 정회원, 극단 필통 정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0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희곡 ‘배웅’이 당선되었고, 2003년 한국희곡문학상 신인상을 수상했다. KBS를 비롯한 여러 방송국에서 극본을 집필했으며, 시선집중 작가전 ‘줄넘기’(국립극장) 공연, 로맨틱 코미디 뮤지컬 ‘Propose’공연에 참여했다. 대학로 라푸푸 서원 희곡 극작 워크숍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윤우영 연출가는 영국 브리스톨 대학교 대학원 연극학과를 졸업 후. 백상예술대상, 동아 연극상, 한국연극대상 등 연출가로서 화려한 수상경력을 쌓아왔다. 동시에 연출가협회 회장, 국제극예술협회 한국본부 사무국장과 대진대학교 예술대학 교수 등을 역임했다. '신춘문예단막극전', '아시아 연출가전', '대한민국 신진연출가전', '연출가 포럼', '임홍식배우상', '올해의 연출가상' 등 연출가 협회가 추진해온 사업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켰다.

무대는 배경에 Y자형의 고목이 서있고, 상수 쪽에 한옥과 방문 그리고 마루가 나 있다. 그 앞으로 평상이 놓이고, 울타리 옆에 깔고 앉을 수 있는 커다란 바위가 있다. 배경에 영상을 투사해 방송장면과 마이크를 든 여성아나운서가 등장하고 객석은 커다란 저수지로 설정되어 낚시질을 한다.


한적한 마을에 박 씨와 황 씨 성을 가진 남성 노인 두 사람이 매일 만나다시피 하며 가깝게 지내는 광경이 펼쳐진다. 텔레비전을 보거나 음주를 하거나 낚시질을 하는 게 일상이다. 그런데 새로운 뉴스 때문에 전국이 떠들썩해 진다. 어릴 적에 미국으로 입양된 한국출신 고아인 제임스 리가 성장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데다, 노년에 노벨상 수상자가 되어, 자신이 태어난 코리아라는 나라로 귀국을 한다는 뉴스다. 본인은 자신이 자란 마을 이름은 기억을 못 하지만 동산에 Y자 형의 커다란 나무가 서있고, 그 나무에 자신의 어릴 때 이름인 동구와 친구 우창의 이름을 나란히 새겨놓았다는 이야기다.

고향을 찾는 작가의 기억을 되살리며, 마을마다 동산마다 Y자 형의 고목과 이름이 새겨진 나무를 찾기 시작하고, 드디어 박 씨가 사는 마을까지 소문이 전해져 황 씨가 친구 박 씨에게 그 소식을 호들갑스럽게 전한다. 박 씨는 집 바로 옆 언덕에 서있는 Y자형 나무를 쳐다보며, 어릴 때 추억을 되살린다. 자신이 나무에 올라갔다가 떨어져 평생 발을 절룩이며 살게 된 까닭과 친구인 동구와 가까웠고 나무에 두 사람의 이름을 새겨 평생 우정을 변치 말자고 했던 옛일을 떠올린다. 그러나 이미 60년 전의 일이라 아마 동일인이 아닐 거라는 생각에서 황 씨의 소식에 별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가장 흡사한 마을이라는 소문과 초점이 바로 이 마을로 맞춰지고, 마을에서는 이 일로 해서 우편배달부는 물론 경찰서장, 면장, 또 초등학교여교장까지 박 씨인 우창에게 달려와 진위를 확인하느라 법석을 떤다. 박 씨도 요동치는 마음을 갈아 앉히려 낚시질을 하지만, 황 씨와 여교장은 저수지 부근 숲이 대형 화재로 불에 타버려 그 후로는 저수지에 물고기가 다 쪄죽었는지 낚시질을 해도 소용이 없음을 지적한다. 박 씨 우창은 화재로 인해 당시 아내와 자식이 사망한 것을 떠올리며 착잡한 마음이 된다.

배경에는 영상으로 산화발생현장이 투사된다. 당국은 추적 끝에 제임스 리의 고향이 바로 이곳이라는 것을 전해지고, 제임스 리가 귀국하자마자 공항은 취재진으로 붐비는 장면이 역시 배경에 영상으로 투사가 된다. 코리아로 귀국한 노벨상 수상자인 작가를 대통령이 접견을 하고 드디어 이 마을을 방문하는 날짜까지 정해진다. 박 씨 우창의 집에서는 황 씨 부부가 조촐한 음식상을 장만하게 되고, 우편국, 경찰서, 초등학교의 여교장은 물론 면장과 경찰청장까지 저명한 작가가 도착하기를 기다린다.


박 씨 우창도 정장을 하고 함께 기다린다. 드디어 작가의 도착이 알려지면서 박 씨와 황 씨를 비롯해 마을 사람은 물론 관객까지 주시하는 가운데, 정작 도착한 것을 이동구라는 노벨상 수상자가 아니라, 검은 상복차림의 인물들이 백색 꽃다발과 검은색의 시신운구장비가 도착한다. 돌연한 화재발발로 저명한 작가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다. 박 씨와 황 씨 그리고 마을 사람들은 물론 관객까지 처연한 심정이 된다.

대단원은 박 씨 우창이 홀로 낚시를 하는 장면이 보이고, 마을 사람들이 나타나 박 씨를 부르니 박 씨가 부르는 방향으로 퇴장한다. 황 씨가 대신 낚시 도구를 정리하려다 물속에서 미끼가 흔들리는 것을 발견한다. 황 씨가 낚시를 끌어 올리니 물고기가 전혀 살지 않는 것으로 알았던 저수지에서 커다란 물고기가 낚시에 걸려 올라오지를 않는가? 황 씨가 “물고기다!” 하고 소리를 지르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박 웅이 박 씨 우창, 장미자가 황 씨 부인, 이태훈이 황 씨, 문경민이 면장, 정이주가 아나운서, 송정바우가 경찰청장과 기자, 유준원이 경찰서장, 이선주가 어린 남학생, 류지애가 박 씨 우창의 부인과 어린 동구, 이미애가 교장, 강 운이 우체부, 김나현이 어린 우 창으로 출연한다.

출연자 전원의 열연과 호연은 물로 희극적인 연기와 성격창출로 관객을 폭소로 이끌어 간다. 박 웅, 장미자의 연기는 경륜에 어울리는 중후함으로 극 분위기 창출과 상승을 주도하는 역할을 하고, 이태훈 역시 연륜에 맞는 호연과 발군의 연기기량으로 관객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극단 삼각산은 연기파 배우들의 총 본산인 듯싶은 느낌이다.

무대디자인 이태섭, 조명디자인 이상근, 의상 이원영, 음악 서상완, 영상 박병조, 무대감독 이영진, 조연출 김나현, 음향오퍼 백지연, 무대제작 홍건모, 사진 박종영, 프로듀서 김효상, 기획 티위스컴퍼니 등 스텝진의 기량과 열정이 드러나, 극단 삼각산(대표 장미자)의 강석호 작, 윤우영 연출의 ‘금의환향(錦衣還鄕)’을 관객의 기억에 길이 남을 명작연극으로 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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