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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02-17 23: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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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신시컴퍼니의 야스미나 레자(Yasmina Reza) 작 임수현 역, 오세혁 윤색 드라마투르그, 김태훈 연출의 ‘대학살의 신(Le Dieu Du carange)’을 관람했다.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신시컴퍼니의 야스미나 레자(Yasmina Reza) 작 임수현 역, 오세혁 윤색 드라마투르그, 김태훈 연출의 ‘대학살의 신(Le Dieu Du carange)’을 관람했다.


프랑스의 극작가이자 배우이며 소설가, 그리고 시나리오작가인 야스미나 레자(Yasmina Reza, 1959~)는 몰리에르와 마리보의 연극에 출연하는 여배우로 출발했다. 1987년에 집필한 ‘장례식 후의 대화 (Conversations après un enterrement, 1987)’는 몰리에르 상을 수상했다. 이어서 카프카의 ‘로만 폴란스키의 변태 (Metamorphosis for Roman Polanski)’를 번역하여 몰리에르 베스트 번역 상에 오르기도 했다.


그녀의 두 번째 연극은 ‘겨울나기(La Traversée de l’hiver, 1989)‘로 1990년 몰리에르 베스트 프린지 프로덕션 상을 수상하였고 ’우연의 인간 (L’Homme du hasard, 1995)‘은 영국, 프랑스, 스칸디나비아, 독일, 뉴욕에서 공연되었다.


‘아트 (Art, 1994)’는 파리에서 초연되었고, 몰리에르 베스트 작가상 수상과 함께 30여 개국의 언어로 번역되어 세계 각국에서 공연이 이루어졌고 우리나라에서도 공연되었다. ‘아트’는 1996-1997년까지 런던에서의 공연으로 로렌스올리비에 상과 이브닝 스탠다드 상을 받았다.


‘삶의 세 가지 버전 (Trois versions de la vie, 2000)’은 유럽, 북아메리카와 오스트레일리아에서도 공연되었다. 또한, 지니 모리 주연, 디디엘 마티니 감독의 영화 ‘내일 만나요<(See You Tomorrow)’의 시나리오도 썼다. 1997년 그녀의 첫 번째 소설인, 베토벤의 피아노소나타 제29번의 제목과 같은 ‘해머클라비어(Hammerklavier)’를 출간했으며, 2001년 에는 ‘비탄(Une Desolation)’, 2007년 ‘여명 저녁 그리고 밤 (L'Aube le Soir ou la Nuit)’을 출간했다. </p>


2007년에 쥐르겐 고쉬 연출로 취리히에서 공연된 연극 ‘대학살의 신 (Le Dieu du Carnge)’을 집필했고, 이 연극은 독일에서도 공연되고 있으며, 2008년에는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공연이 되어 절찬을 받았다.


임수현(1965~)은 서강대학교 불어불문학과 학부, 대학원, 파리4대학 불어불문학과 박사학위(사뮈엘 베케트 연구) 출신으로 서울여자대학교 불문학과 교수, 극단 산울림 예술감독이다. ‘이방인’ ‘목화밭의 고독 속에서’ ‘숲에 이르기 직전의 밤(베르나르-마리 콜테스)’ ‘수수께끼 변주곡’ ‘방문자’ ‘부부 사이의 작은 범죄들(에릭-엠마뉴엘 슈미트)’ ‘대학살의 신(야스미나 레자)’ ‘연기속의 그녀(엠마뉴엘 로베르-에스빠리유)’를 번역하거나 번역 연출했다.


연출가 김태훈은 신시컴퍼니 소속으로 ‘빌리 엘리엇’ ‘피아프’ ‘원스’ ‘시카고’ ‘맘마미아’ ‘레드’를 연출한 발전적인 앞날이 기대되는 연출가다


무대는 굵은 틀 형태의 밝은 색 각진 기둥이 눈에 띄고, 이층으로 오르는 계단이 놓이고, 계단 마다 좌우에 책이 차곡차곡 쌓여져 있고 위층까지 연결 된다.그러나 계단은 장식일 뿐 동 선으로 사용되지 않는다. 아래층 거실 중앙에 긴 안락의자가 놓이고 그 앞에 긴 탁자가 놓이고 그림책을 여러 권 올려놓았다, 하수 쪽 객석 가까이에 그보다 작은 탁자가 배치되고, 전화기를 올려놓았다. 긴 안락의자의 상수 쪽에는 탁자가 있고 그 위에 흰색 튜립이 꽂힌 화병이 보인다. 무대 중앙과 상수 쪽 등퇴장 로가 있어 주방과 화장실로 통한다.


도입에 두 쌍의 부부가 긴 소파와 작은 소파에 앉아 다정한 음성으로 대화를 시작하지만, 내용은 어린이의 폭력으로 이가 부러져, 가해 어린이의 부모가 피해 어린이의 집을 방문해 벌이는 대화임을 알게 된다. 특히 가해 어린이의 어머니가 미소 띤 얼굴과 다정하고 온화한 목소리, 그리고 겸손해 보이는 태도와 부드러운 몸짓으로 사건경위를 얘기하고 자신의 아이를 변명하는 모습은, 상대 부모의 호감을 산다. 가해 어린이의 아버지는 지성미가 넘치고, 세련된 복장과 깔끔한 외모를 가진 미남이지만 날카로운 어조와 직설적 대사, 그리고 꼬장꼬장한 성격이 부인과는 대조를 이룬다.


피해 어린이의 어머니 역시 부드럽고 온화하고 정중한 음성과 태도로 가해 어머니를 대하고, 가해 어린이의 부모를 예의를 갖추어 접대하지만, 애써 자제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 객석에 감지된다. 피해 어린이의 아버지는 세상에 이런 남성이 또 있을까 할 정도로 무골호인(無骨好人)인데다가, 평생 화를 한 번도 내보지 않을 성싶은 인상과 성품을 지닌 것으로 보여, 어린이의 피해배상금을 타내기는 어려울 거라는 예감이 든다.


대개 어린이로 인한 부모의 싸움의 발발의 초반부와 마찬가지로 두 부부의 탐색전이 시작되고, 가해 어린이 아버지의 휴대전화 음과 통화내용에서, 의도적인 폭력사건을 단순하고 우발적인 사건으로 몰고 가려는 의사가 있음이 알려진다. 피해 어린이의 어머니는 작가이자 미술애호가임이 거실에 잔뜩 쌓여있는 책과 화집으로 알 수가 있고, 남편은 주방기구상을 하고 있음이 대화로 밝혀진다.


가해 어린이의 아버지는 변호사이고, 어머니는 변호사의 부인다운 태도와 매너를 보인다. 두 부부의 의견대립이 서서히 극의 흐름에 따라 부각이 되면서 차츰 네 사람의 성격이 들어나기 시작하고, 갈등구조로 바뀌면, 이집 남편은 저 집 여인의 편을 들게 되고, 저 집 남편은 이집 여인의 편에 서게 되는 미묘한 입장을 보이기도 한다. 갈등이 높아지면서 가해 아버지의 휴대전화의 벨 소리가 빈번해 지고, 두 부부는 차츰 자제력을 잃기 시작한다.


손님접대용으로 내어놓은 음식이 가해 어머니의 체증을 불러일으키고, 약 대신 마신 콜라가, 폭발하듯 거품으로 뿜어 나오면서, 토한 것을 허둥지둥 닦아내는 장면이 펼쳐지면서 연극은 점입가경(漸入佳境)으로 들어간다. 피해 어린이의 아버지가 내온 위스키를 아버지끼리 마시기 시작하고 어머니들도 마시면서 네 사람은 자제력을 잃게 되면서 피해 어린이의 어머니의 주정과 가해 어머니의 주정은 객석을 포복절도(抱腹絶倒)토록 만든다.


대단원에서 가해 어린이의 어머니는 거듭 울리는 남편의 휴대전화기를 백합꽃이 잔뜩 꽂힌 화병 속에 집어넣어 더 이상 통화음이 들리지 않도록 만들고, 놀란 피해 어린이의 아버지가 드라이기를 가져와 휴대전화기를 말리는 장면이 연출되고, 피해 어린이의 어머니가 홧김에 가해 어린이의 어머니의 핸드백을 집어 던지면, 가해 어린이의 어머니도 화병속의 백합꽃을 모조리 뽑아 바닥에 팽개쳐버린다.


가해 어린이의 어머니가 핸드백에서 알 빠진 선그라스를 꺼내 쓰고 바닥에 흐트러진 튜립을 놀란 눈으로 주시하면, 다른 인물도 바닥을 주시하는 장면에서 거실은 적막강산(寂寞江山)으로 변한 듯 고요해 지면서 연극은 끝이 난다.


남경주과 최정원이 가해 어린이의 부모로 출연해 독특한 성격창출과 호연으로 탁월한 연기력을 과시하고, 송일국과 이지하는 피해 어린이의 부모로 출연해, 성격설정과 호연 그리고 열연으로 연기의 진수를 보인다. 특히 이지하는 혼신의 열정과 발군의 기량으로 일생일대의 명연을 해 보이며, 객석에 대사는 물론 호흡까지 전달시키고 대학살의 신으로써의 감정전달과 폭소폭탄을 투하하는 메가톤 급 연기력을 과시한다.


무대 의상디자인 황지영, 조명디자인 민선홍, 분장디자인 백지영, 음향디자인 지승준, 소품디자인 최혜진, 조연출 도현태 등 스텝진의 노력과 기량이 드러나, 신시컴퍼니의 박명성 제작, 야스미나 레자(Yasmina Reza) 원작, 임수현 역, 오세혁 윤색 드라마투르그, 김태훈 연출의 ‘대학살의 신(Le Dieu Du carange)’을 연극사에 길이 남을 한편의 명작연극으로 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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