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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02-17 23: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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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화동1번지 소극장에서 창작집단 양산박의 이상준 프로듀서, 장진웅 작 연출의 ‘실수로 죽은 시민들’을 관람했다.



혜화동1번지 소극장에서 창작집단 양산박의 이상준 프로듀서, 장진웅 작 연출의 ‘실수로 죽은 시민들’을 관람했다.


장진웅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출신의 연출가로 창작집단 양산박의 대표다. ‘삼포 가는 길’ ‘벚꽃동산’ ‘감정팔이 소녀’ ‘실수로 죽은 시민들’을 연출했다.


2017년 한국예술종합학교 공연장에서 같은 제목의 ‘실수로 죽은 시민들’은 다리오 포 원작인 ‘어느 무정부주의자의 사고사’를 장진웅 각색 연출로 공연한 작품이다.


2015년 10월에 작고한 이탈리아의 극작가 다리오 포의 대표작 ‘어느 무정부주의자의 우연한 죽음 (Accidental Death of Anarchist, 1970)’은 1997년 노벨상 수상작이기도 한데, 우리나라에서는 ‘어느 무정부주의자의 사고사’(산울림), ‘실수로 죽은 사내’ 등으로 번역되어 공연된 작품이다. 2017년은 6월 항쟁 30주년이었다. 흔히 한 세대를 30년 주기로 구분하는데, ‘탁하고 치니 억하고 죽었다’라는 박종철 군의 이야기가 벌써 30년이 지났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과연 얼마나 달라져 있을까?.


장진웅이 새로 발표 공연한 ‘실수로 죽은 시민들’은 1980년 5월의 이야기부터 2019년 ‘죽음의 외주화’의 시기에 이르기까지, ‘실수’로 간주되어버린 ‘시민’들의 연대기 40년의 이야기를 연극으로 만들었다. 광주민중봉기, 박종철 사건, 삼풍백화점 붕궤사건, 세월호 사건, 화력발전소 안전사고 등 사건마다 죽어간 엄청난 인명과 피해 그리고 사건의 배경과 충격적 여파를 자식을 잃은 어머니의 마음과 애절한 모습으로 그려내고, 하나하나의 사건마다 극적으로 축약시켜 어머니, 할머니, 이모, 그리고 연인과의 관계를 절묘한 표현으로 연출해 냈다.


화력발전소에서 2인 1조가 되어 상황점검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1인이 점검을 하다가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게 되자, 가족과 친지에 대한 대책미비와 미흡, 그리고 발전소 측의 사건사고와 이에 대한 대비책과 대응이 얼마나 비비하고 열악한 것인지를 적나라하게 그려내고, 죽은 사원이 연극인이었다는 설정으로 연극을 이끌어간다.


거기에 1980년 5월의 민중봉기와 5월의 신부가 되기로 했던 한 아름다운 처녀의 결혼상대의 죽음, 신군부의 국가권력장악과 군부 독재에 항거하다가 체포되어 심문과정에 “탁하고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박종철 사건과 그의 죽음의 진실, 세월호 침몰사건과 침몰근본원인 은폐, 그리고 죽은 학생들 수자와 실제사망자 수의 차이, 거기에 화력발전소 사고와 사측책임 은폐 등의 내용이 출연자들의 혼신의 열정과 연기력으로 극 속에 확연하게 구현된다.


대단원에서 거액의 돈 봉투를 주고 발전소 측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처사에 돈을 허공에 날려버리고 분노로 발길을 옮기는 어머니의 모습에 이르기까지 관객의 공감대가 형성된 한편의 서사극 형식으로 구현된 공연이다.


김유송, 최성호, 이상준, 장지훈, 정윤서, 박예헌, 이찬양, 임수진, 오승현, 이소미 등 출연자 전원의 성격설정에서부터 호연과 열연이 관객을 공연에 빠져들도록 만드는 역할을 하고, 마치 사명감에 젖은 듯싶은 혼신의 열정을 다한 연기로 관객의 우레와 같은 갈채를 받는다.


프로듀서 이상준, 조명 원하은, 음향 성기림, 그래픽 윤성은 등 스텝진의 기량도 드러나 창작집단 양산박의 이상준 프로듀서, 장진웅 작 연출의 ‘실수로 죽은 시민들’을 성공적인 공연으로 창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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