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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3-12-16 17: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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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러티브 스리즈’, 연극 ‘필로우맨’ ‘스테디 레인’

지난해 연이은 매진 사례를 기록하면서 최고의 흥행작으로 평가받은 ‘필로우맨’과 헐리우드 최고의 스타 휴 잭멘과 트레이크의 출연으로 브로드웨이를 뜨겁게 달군 ‘스테디 레인’이 ‘내러티브 시리즈’로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된다.

‘내러티브 시리즈’는 탄탄한 대본을 바탕으로 한 진지한 작품들을 소개해 온 노네임씨어터컴퍼니가 ‘내러티브’에 집중한 공연 두 편을 충무아트홀과 공동 주최한 것이다.

‘이야기’ 그 자체를 파고드는 ‘필로우맨’과 그리고 ‘말’과 ‘이야기’의 파워를 증명할 ‘스테디 레인’은 각각 작가의 상상력의 산물로서의 ‘이야기’와, 실제 삶을 전달하는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관객들은 두 작품에서 모두 내리티브와 현실의 경계가 점차 모호해지는 찰나의 순간을 경험할 수 있다.

#천재작가 마틴 맥도너의 ‘오싹하고 뒤틀리고 이상하리만큼 매혹적인 블랙코미디 ’필로우맨‘

‘필로우맨’은 연극계의 ‘쿠엔틴 타란티노’라 불리는 작가 마틴 맥도너의 작품으로, 아동 살인사건에 얽힌 작가의 끔찍한 작품들과 그와 형의 잔혹한 어린 시절에 관한 블랙코미디이다.

지난 2007년 국내 초연당시 최민식 주연으로 화제를 모았던 이 작품은 2012년 젊고 실력 있는 연출과 배우, 상상력을 극대화 시킨 무대, 이야기를 강렬하게 전달해준 영상으로 소극장 무대를 밀도 있게 채우면서 ‘작품의 본질을 잘 보여준 프로덕션’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이 작품의 주인공 카투리안이 무대 위 스토리텔러로 등장해 관객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영상과 서로 긴밀하게 주고받는 인터렉티브한 형식은 관객들에게 극 중 현실세계와 극중 상상의 세계의 경계선을 모호케 만들었다. 취조실을 훔쳐보는 듯한 무대와 상상력을 자극하는 오브제들은 작품의 긴장감을 관객들이 함께 공유케 만들고, 현재의 현실과 연극의 관계도 허물어지는 경험을 하게 한다.

일련의 살인사건에 얽힌 한 형제와 그들을 취조하는 형사들의 진실공방, 전체 극을 이끌어가는 스토리구조는 이 공연이 단순 형사물 또는 스릴러물처럼 보이지만, 팽팽한 취조공방 속에서 주인공 카투리안의 작품들이 내밀한 얼굴들을 드러낼 때 관객들은 수많은 해석을 야기하는 상징과 은유로 구성된 작품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살인사건을 취조하는 직렬식 이야기와 주인공이 끝끝내 지켜나가기 위한 병렬식 투입은 크고 작은 에피소드를 막론하고 인간세상의 어두운 면을 그려내고 있다.

이야기 속 이야기들의 대사들과 에피소드들은 이야기를 비꼬고 뒤집으면서 때로는 유머러스하고, 때로 재기발랄하게 관객의 일정 기대요소들을 반전시키고 확장시킨다.

카투리안과 투플스키 역에는 김준원과 손종학이, 에리얼 형사 역엔 정태민이, 마이클 역에는 홍우진이 캐스팅됐다.

#‘사실적이며 풍부하고 시적인 그리고 마음을 사로잡는’ 느와르 ‘스테디 레인’

정의와 공정함에는 별 관심없는 두 경찰의 이야기를 다룬 ‘스테디 레인’은 사방이 늪지대인 범죄의 도시, 시카고에서 저마다의 방법으로 아슬아슬하게 버티던 두 남자의 필연적 몰락을 그려낸 작품으로, 현대 사회의 어두운 인물 군상들을 상반된 두 캐릭터를 통해 느와르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특히 미국 희대의 연쇄살인마 ‘제프리 디머’의 실화를 차용한 이 공연은 소설이나 영화에서 나올법한 비참하고 끔찍한 사건이 바로 지금, 현실의 공간에서 일어나고 있는 실제사건이라는 것을 관객들에게 각인시킨다.

가족을 지켜내기 위해서라면 법과 규율은 무용지물에 불과하다고 믿는 대니의 스위트 홈은 아메리칸 드림의 실현이 아닌 비극으로 질주하는 폭주의 근원이 된다. 미래에 대한 어떤 비전도 갖지 못한 채 ‘술’로 매일같이 반복되는 일상을 버텨내는 조이에게 현실은 ‘그냥 살아지는 어떤 것’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한다. 이들은 자신만의 방식대로 인생을 지켜내기 위해 발버둥 치지만 결국 비극의 운명으로 끌려들어간다.

말로 시작해 말로 종결되는 이 연극의 시작은 마치 다른 성격을 가진 두 친구가 시시껄렁한 이야기로 서로를 비방하면서 우정을 공고히 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관객들에게 전한다.

대니는 인종차별의 발언 뿐 아니라, 욕설이 뒤섞인 말들을 서슴치 않는 이탈리안-아메리칸 인으로 아무것도 두려울 것이 없어 보이는 마초적인 남자인 반면, 조이는 어딘가 움츠리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내성적인 남자의 느낌을 풍긴다.

특히 이들이 속사포처럼 쏟아대는 모든 대사들은 때로는 감정적으로, 때론 시적으로, 가끔은 논리적으로 변주되면서 관객을 대사의 롤러코스트에 태우며 단 한 순간도 내버려두지 않고 몰입시킨다.

이 두 캐릭터가 쏟아내는 방대한 대사의 양만큼 관객의 감정을 더욱 밀도 있게 응집시켜 나가는 동시에 그 어떤 액션이나 스릴러보다 놀라운 서스펜스를 전달한다. 너무나 다른 이들의 이야기에 빠져들다 보면 어느새 어둑한 시카고 뒷골목에서 인생이 송두리째 비극의 나락으로 떨어진 남자의 이야기를 마치 실제로 겪고 나온 것 같은 실재감을 느끼게 한다.

대이 역에는 이석준과 문종원이, 조이 역엔 이명행과 지현준이 캐스팅됐다.

오는 21일부터 2014년 1월 29일까지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 공연은 평일 오후 8시, 토 3시.7시, 일 2시.6시.(문의 02-744-4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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