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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3-12-16 17: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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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학로를 뜨겁게 달구면서 화제의 중심에 섰던 뮤지컬 ‘풍월주’가 1년여 만에 이정석 연출에 의해 관객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2012년에 가장 보고 싶은 신작 뮤지컬’ 1위에 선정되기도 한 이 작품은 지난 6월 일본에 진출해 아뮤즈 씨어터에서 공연한 바 있다.

‘뮤지컬 ‘풍월주’의 재공연의 연출을 맡으면서 가장 중점을 둔 점‘에 대해 이 연출은 “무엇이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였는지, 무엇을 지켜야 하는가, 무엇을 새로이 할 수 있는가를 고민했다”면서, “처음 대본을 접했을 때, 사담이 물로 들어가면서 죽음을 맞이하고 그것을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열과 엇갈리는 장면이 가장 강렬하게 와 닿았다. 그것이 이 작품에서는 ’물‘과 ’바람‘으로 다가와 그것을 기본으로 ’물‘과 ’죽음‘, 그리고 ’바람‘과 ’사랑‘이라는 네 개의 화두를 가지고 작품의 내.외적 표현의 시발점을 찾고자 했다”고 밝혔다.

뮤지컬 ‘풍월주’는 ‘신라시대 남자기생 풍월’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배경으로 여왕의 사랑을 독차지할 정도로 매력적인 풍월인 ‘열’과 그의 곁에서 항상 함께하는 운명 이상의 친구 ‘사담’, 그리고 ‘열’의 마음까지 얻고 싶어했던 ‘진성여왕’의 얽히고 설킨 관계가 무대 위에서 펼쳐진다.

이 연출은 “풍월주는 사랑의 방법과 형태에 관한 이야기로, 예전부터 ‘로미오와 줄리엣’과 같은 죽음도 불사하는 사랑의 이야기가 있어왔지만, 이 작품 속의 사랑은 그 형태를 달리한다”면서, “이 작품이 동성애를 그린 것인지, 우정을 그린 것인지, 비극적인 삼각관계를 그린 것인지에 대한 것보다는 그들의 사랑이 어떤 형태인지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 연출은 이어 “性을 떠나 사람이 누군가를 사랑할 때, 그 사람이 가질 수 있지만 갖지 않는 성숙된 사랑을 하는 이가 있고, 그 사람을 소유하고 싶어하는 비성숙한 사랑을 하는 이도 있다”면서, “성숙한 사랑은 육체적 소유가 아닌 감정적인 공유를 나누면서 함께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이 작품 속에서 그러한 여러 가지 형태의 사랑에 대해 이야기 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작품의 음악은 한 번 들으면 오랫동안 여운이 남는 아름답고 서정적인 뮤지컬 넘버로 가득하다. 리딩 당시 관객들은 ‘작품에서 가장 인상 깊은 요소’로 애절하면서도 섬세한 감정선을 강렬하게 느낄 수 있는 음악을 선택했다. ‘밤의 남자’ ‘내가 아니면, 네가 아니면’의 음악 영상 자료들은 유튜브 평균 조회수 1만회를 상회하면서, 초연 당시에도 SNS 및 예매처 게시판을 통해 관객들의 음악에 대한 호평이 이어져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 연출은 ‘드라마적인 부분에서 이전 공연과 다른점’에 대해 “사담과 열이 왜 서로를 그리 아끼는지 배경을 더 밝히고, 열과 사담, 진성여왕 세 주인공이 어떤 관계인지를 좀 더 명확하게 보여주고자 했다. 특히 각 주인공들의 근원을 확실히 해 저마다 자신의 사랑을 지키는 방법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 연출은 또 “장면을 바람과 달, 물을 느낄 수 있도록 실내에 한정된 공간을 실외로 확장했고, 밀도있게 구성해 진행 속도를 템포감 있게 몰아가려고 했다”면서도, “인물들의 톤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게 해 대비되는 효과를 강렬히 느낄 수 있다. 가령, 여왕은 초반에는 낮고 차가운 톤으로 대사를 진행하지만 극의 흐름에 따라 톤 자체가 높아지고, 풍월들의 톤은 점차 무겁게 낮아진다”고 전했다.

이종석 연출은 끝으로 이 작품을 관람한 관객들에게 바람이 있다면, “극장을 나설 때 남는 작품의 이미지가 개운함보다도 그윽한 쓸쓸함으로 남을 수 있었으면 한다”면서, “이 작품은 시대적으로는 과거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지만, 서로 다른 두 사람을 통해 사랑의 속성을 볼 수 있다. 그로 인해 현재 내가 어떤 사랑을 하고 있는지, 나를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내가 물러 날 수 있는가, 사랑하는 사람을 가져야만 하기에 다른 사람을 떠나게 해야만 하는가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가지고 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정상윤, 조풍래, 신성민, 배두훈, 김지현, 전혜선 등이 출연하며, 공연은 2014년 2월 16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문의 1588-0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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