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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4-01-05 17: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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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N.N.Rimzon (인도), 1425

국립현대미술관(관장 정형민)은 오는 3월 2일까지 과천관 제 1,2전시실에서‘중국 인도 현대미술전: 풍경의 귀환(歸還)’을 개최한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개관 특별전의 일환으로 마련된 이 전시에는 마오샤오춘, 쩡판쯔, 수보드 굽타 등 양국의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23인의 작가 (중국 작가 10인, 인도 작가 13인)가 참여했다.

국내외 미술계의 현장을 돌아보고 다양한 전개를 펼쳐보고자 하는 서울관 개관전의 대주제인 ‘연결_전개’를 구현한 이 전시회는 ‘풍경’이라는 큰 틀 속에서 인도와 중국의 작가들의 고유한 문화와 개별적인 예술적 특성이 어떻게 역사적이고 집단적인 가치와 융합되는가를 보여준다.

이번 전시회는 인도와 중국 작가들이 공통적으로 양국에서 겪고 있는 급격한 경제 성장과 사회 변화 앞에서 자신이 속한 세계를 읽고 포착하려 고심하는 데에 초점을 맞췄다.

전시회에 소개되는 인도 작가들의 작품에는 문화적 다양함과 종교적 차이에서 초래된 갈등과 아픔이 투영돼 있고, 중국 작가들의 작품 속에서는 문화대혁명 이후의 정치적 갈등을 벗어나 급속하게 진행되는 사회 개방화에 대한 중국 사회의 고민과 문제의식을 엿볼 수 있다.

제1전시실에서 소개되는 인도의 작품들은 역사적으로 오래된 종교적, 문화적 다양함을 내부에 간직한 인도 사회의 모습을 생생하게 투영하고 있다.

N.S. 하르샤의 ‘우리에게 연설해 주세요(2008)’는 인도 사회의 다양한 계층의 구성원들의 모습이 인도의 세밀화 전통에 입각해 생동감있게 또한 코믹하게 묘사됐다.

이렇게 인도의 현재를 소우주를 들여다보듯이 재현한 작품과는 달리, 종교적 차이에서 초래된 갈등과 아픔에 좀 더 국지적으로 초점을 맞춘 작품으로, 카시미르 분쟁을 배경으로 묘사한 닐리마 쉐이크의 ‘그 날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1(2008)’은 종교 분쟁의 폭력 속에서 사멸해간 희생자들의 아픔과 손실을 진지하게 재생하고 있고, 이러한 아픔을 체험하고 관찰하면서 겪는 실존적인 문제를 N.N. 림존의 조각을 통해 느낄 수 있다.

제 2 전시실의 중국 작품들은, 문화 대혁명 이후의 정치적 갈등을 벗어나, 급속하게 진행되는 사회 개방화의 물결 속에서 전환점에 선 중국 사회의 고민과 문제의식을 투영하고 있다.

쩡판즈의 ‘장엄함은 동쪽에서 온다(2011)’는 날카롭고 복잡하게 엉켜있는 필획으로 구성된 화면을 통해 현실이 어떻게 느껴지는가를 드러내는 듯하다.

또 인슈전의 ‘집단적 잠재의식(2007)’은 개인과 집단의 꿈과 소망이 합치됐던 순간을 상징하는 중국의 드림카였던 ‘빵카’를 재현했다. 여러 사람이 입었던 옷을 이어서 아코디온식으로 중간에 길게 확대한 차는 관객들이 직접 그 안에 들어가 거닐면서 ‘집단적 잠재 의식’ 내부를 음미해 볼 수 있다.

또한 현재 벌어지고 있는 중국 사회의 자본주의적 발전과 도시화를 긴 문명의 여정으로부터 관찰하고 기록하고자 하는 삶의 태도와 깊이 연결돼 있는 TM 궈루이의 사진 ‘북경CBD 8-9(2013)'은 마치 몇 백년 후 이 모든 문명이 휩쓸리고 가버린 후의 남을 듯한 유령적 흔적의 도시의 이미지를 불러일으킨다. 이 모든 변화의 한복판에서 마치 인식의 중심을 지키려는 듯 작가 쉬빙은 중국의 한자를 소재로 그와 관련된 전통 문화와 정신 체계를 ’한자의 특징(2012)‘이라는 동영상을 통해 설명하고 재창조한다.

두 나라의 현대 미술가들이 어떻게 현실의 변화를 인식하고 이를 작품으로 창조하는가를 고찰하는 이 전시는 아시아의 다양한 현재를 일깨워주는 깊이 있는 문화적 탐험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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