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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4-01-09 16:3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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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은밀한 기쁨’, 2월 7일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개막

사진/연극 ‘은밀한 기쁨’ 포스터(맨씨어터-Photo 문소영)

오는 2월 ‘에이미(Amy’s Veiw)‘ ’블루 룸(Blue Room)‘으로 국내에서도 유명한 영국 최고의 극작가 ‘데이빗 해어(David Hare)’의 대표작인 연극 ‘은밀한 기쁨’이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막을 올린다.

연극 ‘은밀한 기쁨’은 ‘아버지의 죽음’이라는 시대적인 상징성을 시작으로, ‘탐욕’이라는 괴물을 절대 절명의 이데올로기로 승화시킨 ‘자본주의’의 파괴력에 잔인한 현미경을 들이대면서 ‘전통적인 가치와 인간성의 붕괴 혹은 그 회복’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 지적인 정통 희곡이다.

또한 작품은 한 가족을 중심으로, 인물들의 가치관 충돌과 그 안에서 갈등하면서 흔들리다 파멸에 이르는 인물들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그러면서 ‘부의 축적’ ‘사회적 성공’ ‘종교’란 것이 사회적으로 아무런 의심 없이 추구돼야 할 가치인가를 날카롭게 질문한다. 그 과정에서 작가는 보수적 자본주의와 기독교의 결합, 진보주의자들의 이상주의, 보수층과 하류층의 사람들이 진보주의자들을 공격하는 논리 등을 한꺼번에 비난하고 있다.

연극은 애인인 어윈과 함께 작은 디자인 회사를 운영하면서 소박하게 살아가는 이사벨이 아버지의 죽음을 맞이하면서 시작된다.

죽음을 앞둔 아버지를 돌보며 마지막 순간을 함께 한 이사벨은 조용히 아버지와 작별하기를 바라지만, 환경부 차관인 언니 마리온과 성공한 기업가인 형부 톰이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오고, 아버지의 젊은 새 아내인 알코올중독자 캐서린과 언니가 부딪히면서 갈등이 시작된다.

언니 부부는 교묘하게 캐서린을 이사벨에게 떠넘기고, 나아가 이사벨의 사업을 확장한다는 핑계로 세금포탈을 하려 한다. 자신의 회사에 캐서린을 취직시킨 이사벨은, 그로 인해 애인인 어윈과도 갈등을 일으키지만, 끊임 없이 문제를 일으키는 캐서린을 버리지 못한다. 회사도 애인도 잃고 그저 아버지의 집을 지키며 캐서린과 조용히 살아가려는 이사벨은, 그러나 자신을 버리고 캐서린을 선택한 그녀에게 격분한 어윈의 총에 맞아 죽게 된다.

브로드웨이에서 이 연극이 개막하자마자 영국의 ‘선데이 타임즈’에서는 “전쟁 후 최고의 영국희곡이다. 헤어는 자신이 우리 시대 최고의 영국희곡작가임을 증명했다”면서 극찬했다.

죽은 아버지의 삶의 가치를 인정하면서 처치 곤란한 아버지의 후처인 캐서린을 묵묵히 떠안는 둘째딸 ‘이사벨 글라스’역에 추상미가 캐스팅됐다.

5년만에 연극무대로 돌아온 추상미는 “완성도 높은 대본과 ‘데이빗 해어’ 작가의 명성을 믿기에 참여하게 됐다. 어려운 작품이지만 너무나 매력적인 작품이고 함께하는 배우들을 믿고 있다. 벌써부터 팀워크가 좋아서 좋은 작품으로 관객들을 만나 뵐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작품에 대한 기대감과 동료배우에 대한 애정을 나타냈다.

이사벨을 사랑하고 그녀와의 소박한 삶을 꿈꾸는 약혼자 ‘어윈 포스터’역은 대학로에서 가장 주목 받는 배우 이명행이 맡는다.이명행은 “완성도 높은 대본에 출연을 결정하게됐다. 한 여자의 삶이 파국으로 치닫는 드라마가 너무나도 매력적”이라고 작품에 참여하는 소감을 밝혔다.

또한 마리온의 남편이자 자신의 성공과 안정적인 삶은 주님을 영접했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유능한 사업가 ‘톰’역에는 연출과 연기를 넘나드는 관록의 배우 유연수가, 이사벨의 언니이자 경체논리와 정치적 야심, 이기적인 종교논리로만 똘똘 뭉친 ‘마리온’ 역에는 맨씨어터의 우현주, 죽은 남편만이 자신의 인간적 가치를 인정해 주었다며 그를 그리워하는 알코올중독자 ‘캐서린’역에는 서정연, 마리온의 보좌관으로 매력적이고 지적이면서 대담하고 자기 주장이 강한 야심가 ‘론다’역에는 당돌한 여배우 조한나가 출연하여 작품의 완성도를 높일 예정이다.

한편, 극단 ‘맨씨어터’는 지난 2007년 창단 이래 ‘동시대 관객과의 소통’을 최우선의 목표로 삼아,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일련의 작품들 ‘터미널’ ‘14인 체홉’ ‘죽은 남자의 핸드폰’ ‘디너’ ‘울다가 웃으면’ ‘썸걸(즈)’등을 초연했고, 이와 함게 체홉의 4대 장막 중 ‘갈매기’와 ‘벚꽃동산’을 작품에 내재돼 있는 코메디적 요소와 연극적인 에너지를 극대화 시키는 작업을 하면서 극단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고 일정한 팬층을 확보해왔다.

맨씨어터관계자는 “그간 여성 중심의 사유적 차원에서 유지해 온 연극적 사회성을 ‘은밀한 기쁨’을 통해 더욱 포괄적인 의미로 확장하고자 한다. ‘은밀한 기쁨’은 1988년 영국에서 초연된 작품이지만, 극심한 세대 간의 갈등과 가치관의 혼란을 겪고 있는 현재의 대한민국 사회에 묵직한 질문을 던지면서 그 어느 때보다 더욱 우리 관객들에게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면서, “연극이 가지는 사회적 의미를 절제된 연출과 연기로 전달하는 정통연극 한 편을 무대화해서, 그간 함께해 온 관객들과 새로운 차원의 화두를 공유하고자 한다”면서 기획의도를 밝혔다.

연극 ‘은밀한 기쁨’의 연출은 국내 최고의 연출가로 인정받는 김광보 연출이 맡았다. 김광보 연출은 그동안 ‘스테디 레인’ ‘전쟁터를 훔친 여인들’ ‘니 부모 얼굴이 보고싶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등 연극과 뮤지컬 다수의 작품에서 실력을 인정받아 왔다.

김광보 연출은 “‘은밀한 기쁨’은 정통 희곡으로, 전형적인 배우의 연극이다. 작품이 함유하는 여러 정치적 메타포를 전면에 내세우기보다는, 한 가족의 드라마로서 배우들의 연기에 충실한 작품을 만들어 나가다 보면 정치적 은유를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김 연출은 이어 “플롯 자체는 단순하기 때문에, 인물들의 심리와 갈등에 집중하고자 한다. 희곡을 처음 접했을 때의 느낌은, 한 마디로 ‘체홉과 입센의 결합’이다.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감정과 대사와 달리 인물들의 심리는 다변적이고 복합적이라는 면에서 체홉을 연상시키고, 정치적 주제를 가족의 드라마로 교묘하게 포장한 극작술이나 주제의식은 입센을 닮았다. 그러나 모든 훌륭한 희곡들이 그러하듯, 결국은 ‘인간’에 대한 이야기다. 인물에 초점을 맞추고, 연출적으로 최대한 절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오는 2월 7일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달 15일 오후 2시부터 인터파크를 통해 티켓오픈을 시작한다.(문의 1600-8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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