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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4-01-31 16:5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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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 게릴라극장에서 장 주네 원작, 오세곤 역, 이윤택 연출의 ‘하녀들’을 관람했다.

장 주네 (Jean Genet, 1910년~1986년) 는 실존주의파에 속하는 프랑스의 시인.소설가.극작가로, 파리에서 사생아로 태어나 창부였던 어머니의 버림을 받고, 10세때는 굶주린 배를 억제하지 못하고, 애정에 굶주려 절도죄로 감화원(感化院)에 들어갔다.

그 후 탈옥해 거지.도둑.남창(男娼).죄수 생활을 하면서 유럽 전역을 방황했다. 점령 중에 투옥되었을 때에는 1942년 프렌 형무소에서 데뷔작 소설 ‘꽃의 노트르담’ 및 자전(自傳)의 ‘도둑일기’를 썼다.

1947년에 주베가 ‘하녀들’을 상연한 것으로 극작가의 길을 열었는데, 이후 그 전작(前作)인 ‘엄중경계’를 비롯해 ‘발 콘’ ‘흑인들’ ‘간막이’가 상연되어, 찬부(贊否) 양론을 낳았다.

그것들은 어느 것이나 남색(男色)과 반역과 증오와 범죄가 지배하는 암흑의 세계를 가장 외설스럽고 난잡한 비어음어(卑語陰語)와 빛나고 투명한 시어로써, 독창적이고도 난해한 문체로 그려내서 관객을 현대의 흑막세계로 안내한다. 그것은 반역과 악의 찬가(讚歌)이며, 순수성에의 역설적인 발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장 폴 사르트르는 주네에 대한 평전 <성 주네>를 저술하면서 그의 문학을 “말로 표현된 고행승적 (苦行僧的) 실험”이라고 했다. 대표작으로서는 시집 ‘장미의 기적’과 빈민 구제사업의 도움으로 살아난 자기의 이야기를 쓴 소설 ‘도둑 이야기’, 그리고 희곡 ‘하녀들’이 있다.

‘하녀들’의 내용은 하녀들이 주인인 마담을 골탕 먹이려고 마담의 정부인 무슈를 경찰에 고발해 붙잡혀가도록 만든다. 마담이 없는 때에는 하녀 자매는 마담놀이를 하며 자신들의 불만을 해소시킨다. 그런데 무수가 가짜편지 때문에 잡혀온 사실이 드러나 가석방되니, 하녀들은 자신들이 벌인 일이 마담에게 발각될까 두려워 마담을 수면제를 탄 차를 먹여 살해할 계획을 세운다.

마담이 들어오고, 하녀들은 마담에게 고분고분하기가 애완용 동물은 저리 가라싶을 정도이다. 마담은 집에 수화기가 바닥에 내려져 있는 까닭을 하녀들에게 묻는다. 하녀들은 무슈가 가석방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반가운김에 수화기를 떨어뜨렸다는 소리를 하니. 마담은 무슈의 석방을 기뻐하며 수면제가 든 차를 마시지 않고 외출을 한다.

독살에 실패한 하녀자매는 다시 마담놀이를 하며, 마담대신 수면제를 탄 차를 마시고 쓰러진다. 그러나 마담으로부터의 해방을 위한 시도가 하녀자매에 의해 계속되면서 연극은 끝이 난다.

무대는 피아노, 장식소파, 원형탁자, 의자, 옷장, 장식장, 마네킹에 이르기까지, 마치 고급 의상실처럼 차려놓았다. 출입문도 흰 망사 같은 천으로 커튼을 드리우고, 의상도 최고급 드레스, 블라우스, 야회복, 모피코트, 반코트, 숄에 이르기까지 현란하고 화려하다. 하이힐까지 눈에 띈다. 하녀들의 붉은 내복차림도 극과 조화를 이루고, 마지막에 흘러나오는 라벨 작곡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도 극과 절묘하게 어울린다.

김소희, 배보람, 황혜림, 손청강, 황유진 등 출연자들의 호연은 일찌감치 관객을 극에 몰입시키고, 마담 역이나, 하녀 자매의 성격창출과 열연은 원작을 격상시킨 공연으로 만들어 냈다.

무대 김경수, 조명 조인곤 변정원 유범열, 의상 김미숙, 기획 김한솔, 이종환, 디자인 손청강 황유진, 진행 강호석 임현준 김명우 등 스텝진의 열정과 기량이 드러나, 연희단거리패의 장 주네 작, 오세곤 역, 이윤택 연출의 ‘하녀들’을 원작을 뛰어넘는 공연으로 창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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