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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4-03-10 09:4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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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은 2014 국립극단 봄마당의 첫 작품으로 ‘맥베드’를 선택했다.

연극 ‘맥베스’(연출 이병훈)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인간의 심리를 가장 날카롭게 표현한 작품으로, “별들이여, 빛을 감추어라, 어둡고 추한 내 욕망을 드러내지 말지어다” “아름다운 것은 추하고, 추한 것은 아름답다”처럼 대조와 운율을 이루는 대사들로 시적인 리듬이 가장 빼어난 작품으로 꼽힌다.

성공가도를 달리던 맥베스는 마녀의 달콤한 예언과 아내의 부추김에 빠져 왕을 살해하고, 모두를 죽이고 종국에는 자신마저 죽음으로 몰아간다. 선과 악의 두 세계에서 끊임없이 대립하고 고뇌하면서 욕망의 끈을 놓지 못하는 맥베스의 모습에서 수렁에 빠진 현대인의 자화상을 발견할 수 있다.

맥베스의 욕망이 드러나면서 내면의 갈등이 시작될 대 극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관객들은 극중 인물의 심리변화에 몰입한다. 국립극단이 이번에 선보이는 ‘맥베스’는 맥베스 내면의 대립적인 갈등과 복잡한 실타래처럼 얽혀있는 인물들의 심리에 초점을 맞춰 섬세하면서도 눈을 뗄 수 없는 심리극으로 만들었다.

굳이 시대와 배경을 명확한 현재로 가져오지 않아도 인물에 대한 은밀하고 밀착된 접근으로 인해 매우 현대적이고 동시대의 느낌을 주지만, 이 작품은 거듭되는 살인보다 치열하고 생생하게 묘사되는 맥베스의 양심의 고통, 악의 위력 못지않게 끈질긴 신의 힘을 보여주는 맥베스의 고통은 이 작품을 ‘야심의 비극’이면서 ‘양심의 비극’으로 만들고 있다.

“아름다운 것은 추하고, 추한 것은 아름답다”는 대사처럼 작품 속에서는 선과 악, 미와 추 대립되는 모든 가치가 엉켜있고, 전복돼 있다. 이는 보이는 것과 내적 진실은 엄연히 다른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고결한 인격을 가진 맥베스가 욕망에 빠져들고 점차 파멸로 이르게 되는 반면, 욕망에 가득차 있는 맥베스 부인은 자신이 가담한 죄에 대한 불안감에 공포에 휩싸인다. 이처럼 인간의 본성은 인격의 완벽함과 관계없이 선을 추구하는 본성도 있으면서도 과거의 열망 또한 갖고 있다. 아는 것과 행하는 것의 갈등은 인간의 무력한 의지의 결과이고, 악행을 저지르면서 쾌감을 느끼는 것은 또한 인간의 본성이다.

악행을 통해 인간의 존재를 인식하고 삶의 의미를 갖는 것은 또한 역설적이다. 크나큰 불행에 직면하게 될 때 자신의 진정한 행복이 무엇이었는지를 알게 되듯 맥베스의 비극은 우리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면서 삶을 재건하고 지속해야할 의미를 전하고 있다.

레이디 맥베스 역에는 관념적인 언어를 입체적으로 표현하고 소름끼치게 연기하는 배우 김소희가, 응축돼 있으면서도 강렬한 에너지를 내뿜는 박해수가 맥베스를 연기한다. 거침없이 상승하는 단단한 배우와 최고의 찬사를 받고 있는 히로인의 만남이 생경하면서도 조화롭다.

두 배우의 터질 것 같은 에너지가 작품의 테마를 아우르는 무대와 만나 증폭된다. 무대는 마치 난간을 연상시키듯 날카롭고 차가우면서도 위태롭고 거기에 빛과 영상, 금속성의 음향 효과가 가미된다. 한국 무대 미술계의 대모신선희가 무대 미술가가 무대 미술을 맡아 현대적이면서도 보편적인 색체를 표현한다.

셰익스피어 작품 중에서도 가장 무대에 올리기 까다롭다고 하는 ‘리어왕’을 연출한 바 있는 이병훈 연출은 원작을 충실히 보여주면서 현대적인 욕망과 무의식을 투영해 인간의 심리를 날카롭고 음밀하게 표현해 현대인의 욕망을 매혹적으로 빚어내는 치명적인 마력의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공연은 오는 23일까지, 화-금 7시 30부, 토.일 3시.(문의 1688-5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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