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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4-03-24 18: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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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랑 예술극장에서 극단 실험극장의 피터 쉐퍼 작, 신정옥 역, 이한승 연출의 ‘에쿠우스’를 관람했다.

피터 쉐퍼(Peter Shaffer)는 1926년 5월 15일 잉글랜드의 리버풀에서 출생했다. 1935년 가족과 함께 런던으로 이사를 했으며, 쌍둥이 형제인 안토니 쉐퍼와 함께 영국 세인트폴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1944년 두 형제는 학교를 떠나 군징집 대신 모집한 탄광근무를 지원하여 3년간 켄트와 요크셔의 탄광에서 일했으며, 이후 고향에 돌아온 피터는 케임브릿지대학에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1954년 런던에 있는 '부지 앤 호크스' 악보 출판회사에 근무하던 중 그의 작품 ‘소금의 땅(The Salt Land)’이 영국의 한 TV에서 제작되고, 라디오 드라마인 ‘돌아온 탕부(The Prodigal Father)’가 BBC에서 방송되었다. 이후 두 개의 미스터리 소설(쌍둥이 형제 안토니와의 공동 집필), TV 스릴러 한 편을 썼고, 주로 문학과 음악에 관한 비평을 런던의 잡지에 실었다. 그 후 1964년 에스파냐의 잉카제국 침략을 주제로 한 서사시적인 희곡 ‘태양제국의 멸망(The Royal Hunt of the Sun)’이 영국 국립극단의 치체스터 페스티벌의 오프닝 작품으로 선정되었고 국립극단의 정규 레퍼토리로 런던의 올드빅 극장에서 공연되었으며, 1965년 뉴욕에서도 공연되어 관객과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았다.

이 작품은 피터 쉐퍼의 작품 중 최초로 영화화되기도 하였다.그 뒤에 쓴 ‘에쿠우스(Equus)’와 ‘아마데우스(Amadeus)’가 성공적인 공연을 거쳐 그의 대표작이 되었고, 쉐퍼에게 토니상을 연속으로 안겨 주었으며 두 작품 모두 영화화되었다.

‘에쿠우스(Equus)’는 말(馬)이라는 뜻의 라틴어로 자신이 사랑하던 말 여섯 마리의 눈을 찔러 멀게 하고 법정에 선 17세 소년 알런 스트랑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피터 쉐퍼가 2년 6개월 동안 집필 1973년에 발표한 희곡이다. 이 작품으로 1975년 토니상 최우수 극본상을 수상하였다.

또한 ‘에쿠우스’는 영국, 미국뿐만 아니라 프랑스, 네덜란드 등 세계 각국에서 공연되며 그때마다 장기 흥행을 이루었고, 우리나라에서는 1975년 9월 극단 실험극장에서 초연되어 큰 인기를 끌었다.‘아마데우스(Amadeus)’는 1981년 토니상 최우수극본상과 1985년 제57회 미국 아카데미시상식 각색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피터 쉐퍼가 음악계에서 떠도는 루머인 모차르트의 독살설에서 착안해 집필한 희곡이며, 이 작품은 연극보다도 영화가 더 큰 성공을 거두었다. 이외의 작품으로는 단막코미디 ‘블랙코미디(Black Comedy)’, ‘새하얀 거짓말(White Lies)’, ‘고해를 위한 전쟁(The Battle of Shrivings)’, ‘요나답(Yonadab)’, ‘고곤의 선물(The Gift of the Gorgon)’ 등이 있으며, 현존 영국 극작가 중 가장 성공적인 작가로 꼽히고 있다.

신정옥(申定玉 1931~) 교수는, 과거 영미희곡이나 구주대륙의 희곡을 일본어판을 참고해 번역한 1세대 번역가들과는 달리, 원작을 직접 번역한 영문학자이다. 최근까지 영미희곡과 셰익스피어 전 작품을 번역 완간하는 등 한국연극계의 이바지한 공로가 지대하다. 현재 경향의 각 극단에서 신정옥 교수의 번역본으로 공연되는 영미희곡작품이 계속되고 있다.

금년이 말의 해라서, ‘에쿠우스’나 ‘홀스 또메르’ 같이 말과 관련된 공연이 계속되고 있는데, 말을 주제로 한 세계명작소설은 테오도어 슈토름(Theodore Storm, 1817~1888)의 백마의 기수(Der Schimmelreiter, 白馬─騎手)이다.

이 소설은 그의 사망해인 1888년에 발표되었는데, 내용은 폭풍이 부는 어느날 밤 고로(古老)의 입을 빌어 회상이 펼쳐진다. 북해(北海)의 바람과 파도 그리고 고독을 벗 삼아 성장해 온 청년 하우케 하이엔은, 독학으로 수학과 측량술을 배워 제방(堤防) 감독관 밑에서 일하다가, 감독관의 딸 엘케와 결혼하게 된다. 그는 뛰어난 제방감독관으로서, 미신을 믿는 마을 사람들의 몰이해와 대결하면서 100년이 되어도 무너지지 않을 만큼 튼튼한 제방을 구축한다.

그러나 격심한 해일이 몰려와 구(舊)제방을 끊어버린다. 하우케는 자연의 맹위(猛威)와 민중의 악의, 이런 것에 대한 자기의 역량의 한계를 느끼며 고민하다가, 사랑하는 처자와 격랑에 휩쓸려 죽고 만다. 그러나 하우케는 아직도 전설 속에 살아 있다. 즉 해일이 몰아칠 때마다 밤이면 백마를 타고 나타나 제방 위를 질주한다. '이멘제 Immensee'의 서정적 분위기에서 출발한 슈토름은 심리적 문제소설을 거쳐, 이 마지막 한 편에서 ‘백마의 기수’를 통해 인간의 의지와 불멸의 영혼을, 제방 위를 달리는 한 마리의 말로 표현해 냈다.

영화로는 1944년에 제작된 클라렌스 브라운 감독의 녹원의 ‘천사(National Velvet)’가 말과 관련된 영화다. 미키 루니와 당시 11살의 엘리자베스 테일러 주연한 영화로, 배경은 영국 런던의 교외이고, 내용은 말을 사랑하고 좋아하는 한 소녀의 말과 우정을 그린 것으로, 말을 사랑함으로써 자신을 성숙시켜가고, 인간관계도 원만해질 뿐 아니라, 전국경마대회에 출전해 우승의 영광을 안게 되는 소녀와 말의 이야기다.

자나 깨나 말 생각뿐인 소녀가, 침상에서 말을 타고 달리는 것 같은 동작을 취하는, 11세의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모습은 평생 잊을 수 없는 명장면으로 기억된다.

피터 쉐퍼는 ‘에쿠우스’를 통해, 이성과 논리의 세계에 충실한 지적 인간의 모습으로 다이사트를 등장시킨다. 그러나 다이사트의 몽매함이, 알런을 치료과정에서 재현되는 말과의 관계에 의해, 서서히 그 윤곽이 드러난다.

알런에게 있어서 말은 신과 다름이 없다는 점, 그렇다면 알런의 반항심과 적개심은 어디로부터 창출되었는가? 그것은 인간의 도덕심과 종교적 신앙에서 영향을 받는다. 어머니의 과잉신앙과 아버지의 무신론적 사고가 가선(假善)과 진선(眞善) 구별하지 못하고, 혼돈의 세계로 유도한다.

알런을 더욱 혼란스럽게 하는 것은 대다수 사람들의 통념에 대한 거부감이다. 이러한 사고가 알런의 여자 친구인 질과 마구간에서의 최초의 성 접촉에서, 말들이 눈을 부라리며 자신의 행위를 질책하듯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착각한 알런이, 신처럼 여기던 말들의 눈을 하나하나 모조리..... 그리고 알런은 법정에 서게 되고, 가정법원의 여판사 헤스터는 그녀의 경륜으로, 알런이 교도소가 아닌 정신병원에서의 치료가 우선임을 감지하고, 친지인 닥터 다이사트에게 안내한다.

처음에 다이사트는 알런에게 정상적인 정신상태를 찾게 해 주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치료과정에서 알런이 7세 어린아이시절 초원과 벌판을 달리는 말과 기수를 부러움에 가득 찬 눈으로 바라보고, 기수가 자신을 말 등에 태웠을 때의 기쁨과 향후 말을 세상의 모든 것보다 사랑하게 되고, 신으로까지 여기게 된 사실을 알아내고는, 인간의 고정관념에 대한 지성인 다이사트의 참 고뇌가 극의 진행에 따라 깊어간다.

알런이 성숙해 가면서 이성에 대한 그리움과 성과 본능에 접근해 가는 과정에서 대다수의 사람들처럼 영화관에서 도색장면을 관람하게 되고, 자신 뿐 아니라 아버지까지 그 영화를.... 결국 중간에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아버지에게 끌려나오게 되는 골수에 사무치는 수치를 맛보는 알런.... 거리에서 아버지와 헤어지고, 그후 계속 남아있는 본능적 충동 감으로 해서, 알런은 여자 친구인 질과 어두컴컴한 마구간으로... 그런데 이번에는 영화관에서의 많은 사람들이 아닌, 많은 말들의 눈이 질과의 행위를 질책하는 눈빛으로 들여다보는 것으로 착각하고, 알런은 달려들어 말들의 눈을 모조리.....

알런에게 정상의 세계를 되찾아 주려는 임무를 맡은 다이사트의 딜레마는, 전문적 의료행위나, 도덕적, 또는 종교적 치료로, 알런의 정신상태를 여판사 헤스터의 요구대로 정상화시킬 수 있겠는가, 가선과 진선, 본능과 그 처리를 도덕적, 종교적 잣대로 측정하는 것이 타당한가 등을 진정으로 고뇌하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김태훈이 다이사트로 출연해 더할나위 없는 성격창출과 호연으로 연극을 이끌어간다. 차유경이 여판사 헤스터로 출연해 작품의 중량감을 더하고, 품격높은 무대로 만들어 간다. 지현준과 이은주가 전라를 보이며 열연을 해 관객의 시선을 극에 몰입시킨다.

이양숙과 김상규가 알런의 부모로 출연해 호연을 보인다. 안석환, 전박찬, 유정기, 김지은이 더블 캐스팅되어 출연한다. 노상원, 은경균, 김동훈, 장찬호, 신선관, 권형준, 김태완, 인규식, 김시유 등 말과 코러스로 출연한 출연자 전원의 매력적으로 다져진 몸매와 율동, 연기호흡 일치는 일품으로 박수 받을 만하다.

기획 제작 이한승, 미술 신종한, 음악 김태근, 의상 조문수, 조명 최은정, 안무 김윤규, 조안무 구선진, 가면디자인 정윤정, 분장 김선희, 사진 이강물, 공연진행 김용조, 극단 진행 윤나정, 조명오퍼 김소영, 무대감독보 음향오퍼 박수현, 조연출 오동식 등 스텝진의 기량과 열정이 일치되어, 극단 실험극장의 피터 쉐퍼(Peter Shaffer) 작, 신정옥 역, 이한승 연출의 ‘에쿠우스(Equus)’를 예술성이 높은 걸작연극으로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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