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강일보 발행인 최상교
급격한 도시화와 세계화 속에서 전통은 종종 ‘과거의 유산’으로만 머무르기 쉽다. 그러나 진정한 전통은 박제된 유물이 아니라, 현재 속에서 숨 쉬며 이어질 때 비로소 의미를 가진다. 그런 점에서 (사)서울새남굿보존회의 활동은 우리 사회에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우리의 전통을 어떻게 기억하고, 또 어떻게 미래로 전할 것인가.
서울새남굿은 망자의 넋을 위로하고 천도하는 의례로, 음악과 춤, 상징적 행위가 어우러진 종합 예술이다. 오랜 세월 서울 지역에서 이어져 온 이 의식은 단순한 무속을 넘어, 한국인의 삶과 죽음에 대한 인식, 공동체적 정서를 담고 있는 문화적 자산이다. (사)서울새남굿보존회는 이러한 깊은 의미를 지닌 전통을 오늘날에도 온전히 전하기 위해 헌신하고 있다.
이들의 노력은 단순한 재현에 그치지 않는다. 전수 교육을 통해 새로운 세대를 길러내고, 공연과 전시를 통해 대중과의 접점을 넓히며, 전통이 낯설지 않도록 끊임없이 해석하고 전달한다. 특히 현장 중심의 교육과 체계적인 전승 방식은 무형유산이 단절되지 않고 이어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이는 ‘보존’이라는 단어가 단순히 지키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이어가는 과정임을 보여준다.
또한 (사)서울새남굿보존회는 전통의 미학을 현대적으로 조명하는 데에도 주력하고 있다. 화려한 복식과 정교한 의례 도구, 그리고 상징으로 가득한 절차들은 오늘날의 관객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준다. 이러한 시도는 전통문화가 시대와 단절되지 않고, 오히려 새로운 감각으로 재탄생할 수 있음을 증명한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이들의 시선이 국내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데 있다. (사)서울새남굿보존회는 서울 새남굿의 가치를 세계와 공유하기 위한 노력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으며,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기반 마련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는 단순한 명예를 넘어, 우리의 전통이 인류 공동의 문화유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려는 의지의 표현이다.
전통은 스스로 살아남지 않는다. 그것을 이해하고, 지키고, 전하려는 사람들의 노력 속에서만 지속될 수 있다. (사)서울새남굿보존회는 바로 그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이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는 한, 서울의 오래된 의례는 과거가 아닌 현재로, 그리고 미래로 계속 살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