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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4-05-04 13: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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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백수광부의 윤영선 작, 최치언 재창작, 이성열 연출의 ‘죽음의 집 2’를 관람했다.

윤영선(1954~2007)은 해남에서 고산 윤선도 선생의 후손으로 태어나, 단국대와 미국 뉴욕에서 공부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와 극작가 겸 연출가로 활동했다. 작품으로는 ‘사팔뜨기 선문답’ ‘떠벌이 우리 아버지 암에 걸리셨네’ ‘맨하탄일번지’ ‘키스’ ‘파티’ ‘여행’ ‘임차인’ 등이 있다.

무대는 병원 같기도 하고 보건소로도 보이는 흰 커튼을 드리운 가리개가 진료실 분위기를 풍긴다. 장면이 바뀌면 무대중앙이 도로가 된다. 의사가 도로를 달려가는 장면이 전개된다. 다음 장면은 어느 환자의 집으로 무슨 곡간같은 건물이다. 배경 쪽에 바위덩이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고, 무대왼쪽에 내실로 들어가는 통로와 그 옆에 창문이 있다. 무대 오른쪽에도 이 집으로 들어오는 통로가 나있다. 거실에는 긴 나무걸상이 놓여있고, 의사가 가져온 등받이가 달린 의자도 사용된다.

연극은 도입에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즐기는 젊은 의사에게 부인의 음성이 들려온다. 밤이 깊었으니 그만 자라며 혹시 늦도록 게임에 열중하는 게 아닌가 묻는다. 의사는 아니라며, 음악을 틀어놓는다. 부인은 몇 번 묻기를 되풀이 하다가 먼저 자겠노라며 잠잠해진다. 천둥소리가 울리면서 비가 쏟아지는 것으로 설정이 되고, 문을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벙어리 여인이 등장해 급한 환자 때문에 왔다는 듯. 자신을 따라오라는 동작과 함께 앞장을 선다. 의사가 따라 나서자 천둥소리가 거듭 나면서, 비가 쏟아지는 길을, 의자와 진찰가방을 손에 든 의사가 정면을 바라보며 뛰는 모습이 전개된다. 물론 제자리에서 뛴다.

장면이 바뀌면 환자의 집 거실이다. 배경 쪽 벽에 커다란 바위덩이가 보인다. 진찰가방과 의자까지 든 의사와 벙어리 여인, 그리고 여인의 어머니와 작은 아버지가 의사를 반긴다. 의사와 여인은 비를 맞아 온통 젖은 몸이다. 어머니는 벙어리 여인에게 비에 젖은 옷을 갈아입으라고 한다. 의사에게도 젖은 옷을 바꿔 입으라며 체격이 비슷하니 죽은 남편의 옷이라도 입으라며 옷을 가져다준다.

의사가 거절을 하지만 온몸이 물에 빠진 생쥐 꼴과 다름이 없다. 의사는 응급 환자가 어디에 있느냐고 묻는다. 그러나 응급환자가 있다는 가족들의 태도가 의외로 급하기는커녕 여유만만하다. 옷 타령이 잠시 계속되고, 벙어리 여인은 옷을 갈아입으러 무대 오른쪽 통로로 들어간다. 거듭 환자를 보아야겠다는 의사의 말에 어머니와 작은 아버지라는 남자는 엉뚱한 답변만 한다.

야외 복으로 갈아입고 나온 벙어리여인에게 왜 실내복을 입지를 않았느냐는 핀잔이 쏟아지고, 환자는 죽은 이집 아버지라며, 화병으로 죽었는데, 집 채 만 한 바위덩이가 굴러 이집으로 뚫고 들어왔다며, 배경 쪽 바위이야기를 한다. 갑자기 이집의 자매가 창밖으로 두 사람의 머리를 드러내고, 오빠가 돌아왔다고 소리친다. 가족들은 아버지가 아니라, 사실은 이 집 아들이 환자라고 한다, 아들을 치료하겠다며 의사는 진료가방을 연다.

그런데 가방 안에서는 의료기구 대신 교수형 할 때 쓰는 목을 매는 밧줄이 튀어 나온다. 교수형 밧줄로 인해 이 집 식구들과 승강이가 벌어지고, 의사는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겠다며 밖으로 뛰어 나간다. 그 때 다시 천둥소리가 울린다. 물론 비가 퍼붓는 것으로 설정된다. 그러니 의사가 다시 돌아오는 수밖에....돌아온 의사에게 작은 아버지는 술을 권한다. 술을 마신 의사는 벌거벗은 채 긴 나무의자 위에 잠들어버린다.

누워 잠든 의사의 젖은 몸을 딸에게 닦아주라고 어머니가 이야기한다. 딸이 시원스레 닦지를 못하니, 어머니가 천을 뺏어들고 닦는다. 그러자 딸이 “안돼요!”라고 소리를 지른다. 벙어리 여인의 말문이 틘다. 의사가 눈을 뜨고 자신의 벌거숭이 몸을 보고 아연실색한다. 벙어리 여인의 어머니가 남편의 옷을 다시 내민다. 의사는 그 옷을 받아 입는다.

잠시 후 벙어리 여인이 허벅지가 피투성이가 되어 등장한다. 여인을 치료하기 위해 의사는 독한 술을 알코홀 대신 사용하겠노라고 가져오도록 이른다. 작은 아버지가 형님이 마시던 독한 술병을 내온다. 의사가 독주로 여인의 상처부위를 치료하자, 벙어리 여인의 말문이 열린다.

그러면서 이 집 아들, 그러니까 벙어리 여인의 오라비가 먹을 게 없어 쥐를 잡아먹었는데, 쥐 고기에 맛이 들려 나중에는 쥐만 잡아먹게 되었고, 어느 땐가 그 오라비는 쥐의 형상으로 그 모습이 바뀌었다는 믿기지 않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래서 쥐 고기만 먹고 쥐의 모습으로 변했으니, 사람고기를 먹으면 다시 사람 모습이 될까 해서 넓적다리 살을 베어 먹였다는 이야기다.

황당한 이야기에 더 이상 치료할 의지를 잃은 의사는 집으로 돌아가겠다며 의자와 가방을 챙겨들고 문을 나서려고 한다. 작은 아버지는 잘 가라며 대신 절대로 이러한 사실을 남에게 알려서는 안된다고 다짐을 한다. 그때 여인의 어머니가 칼을 들고 나온다. 그대로 돌려보낼 수 없다며, 칼을 겨누고 다가선다. 잠시 의사와 이집 가족들 간의 몸싸움이 벌어지고, 의사는 부상당한 몸이지만 가까스로 이 집에서 탈출해 병원으로 되돌아 달려가기 시작한다.

대단원은 연극의 도입과 마찬가지로 진료실 장면이다. 남편이 없는 텅 빈 진료실에서 부인이 빗소리에 밤새 한숨도 못 잣다며 그만 자겠다는 졸음 섞인 음성과 이 고장을 떠나 서울로 이사를 하자는 소리와 함께 잠잠해 지면서 남편의 간밤의 일을 굳은 모습으로 생각하는 장면에서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김학수, 정은경, 김현영, 정훈, 김원진, 민해심 등 출연자 전원의 독특한 성격창출과 호연이 관객을 시종일관 공연에 몰입시킨다. 예술감독 채승훈, 무대 윤시중, 조명 김창기, 의상 박인선, 음악 김동욱, 사진 이은경, 조연출 이우천·백정희, 기획·홍보 코르코르디움 등 모두의 기량이 드러나, 극단 백수광부의 윤영선 작, 최치언 재창작, 김옥란 드라마터그, 이성열 연출의 ‘죽음의 집 2’를 엽기적이고 공포감을 만끽할 수 있는 독특한 연극으로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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