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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4-06-08 22:5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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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명동예술극장

셰익스피어 최고의 정치심리극 ‘줄리어스 시저’는 “브루터스, 너마저”라는 대사로 유명한 연극이다. 플루타르크(Plutarch) 영웅전에 담겨 있는 시저, 브루터스 등의 이야기를 압축한 작품으로 공화정을 지키려고 시저를 살해했으나 결국 실패로 끝난 로마의 역사를 말한다. 정치 심리극답게 로마 시민들을 향한 브루터스와 안토니의 연설문은 여전히 명연설로 평가받고 있고 인물 간 내면의 갈등을 통한 인간본질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로마의 대 영웅 시저는 황제로 추대 받지만 거절하는데 어느 날, 공화정 지지자들에게 암살된다. 브루터스는 공화정을 지지하는 정치가로, 고결한 로마인이라 불리지만 시저의 독재를 우려해 암살에 가담한다. 브루터스는 로마시민들에게 시저 암살의 정당성을 연설해 지지를 얻지만 동료들의 만류에도 안토니에게 추도사를 하도록 허락한다. 결국 안토니의 선동적인 연설은 시민들로부터 강력한 지지를 받게 되고 암살 가담자들은 도망자 신세가 된다.

이번 공연에서는 원작의 여자 배역 2명을 완전히 빼고 16명의 남자배우들만으로 무대를 채우고 있다. 철창으로 표현된 시대상, 군중심리의 우매함과 파괴력, 시저의 죽음과 이미 죽었으나 여전히 엄청난 영향력을 가진 시저리즘이 작품 전체에 흐르고 있다. 암살 장면이나 전쟁 장면 등은 상당한 역동성과 긴장감이 넘친다.

제목은 줄리어스 시저이지만 실질적으로 작품을 이끌어가는 인물은 브루터스와 안토니이다. 단지 시저의 힘이 커져 ‘공화정’을 무너뜨리고 황제가 될까 염려해서 암살하다니. 결국 공화정을 무너뜨린 것은 시저도, 안토니도, 로마시민들도 아닌 그와 동료들이었다. 다른 인물들처럼 시저에 대한 원한이나 열등감 때문이 아니라 해도 진심으로 자신을 믿고 아끼는 이를 배신한 것을 보면 결국 브루터스 역시 그들과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사진/명동예술극장

브루터스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흐름 속에 돋보이는 인물은 역시 대립되는 안토니와 동료인 카시어스이다. 이 세 인물들은 전혀 안 닮아 보이지만 결국 마음 깊은 곳에 숨겨진 욕망과 모순된 태도를 거울처럼 비춰주고 있다. 브루터스를 따라 전개되고 있지만 모든 기회를 이용할 줄 아는 안토니의 모습과 주변상황들을 잘 파악하고 있으면서도 제대로 피력하지 못하는 카시어스의 모습을 통해 영웅전의 주인공들 또한 우리처럼 나약하고 어리석은 인간일 뿐임을 깨닫게 된다. 커다란 이상을 위해 동경하던 사람을 죽이고 어쩌면 그 순간에 자신도 죽어버린 걸까?

결국 시저도, 브루터스도, 안토니도, 카시어스도 같은 뿌리에서 올라온 열매를 품고 있었다. 욕망에 뿌리를 두어서인지 자꾸만 피를 불렀는데 결국 브루터스와 카시어스는 아무것도 아닌 오해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으로 공연이 마무리된다. 브루터스의 시체 앞에서 안토니는 그의 고매한 정신을 찬양한다. 적에게서 찬사를 받을 만한 사람이었던 브루터스였으나 결국 허무한 죽음으로 끝나는 것이다.

연극 본질을 잃지 않으면서 새로운 시도로 평단과 관객들에게 사랑받는 김광보 연출과 시저 역의 손종학, 브루터스 역의 윤상화, 카시어스 역에 박완규, 안토니 역에 박호산, 정태화, 강진휘, 김정환, 강학수 등 내로라하는 연극배우들이 대거 출연하는 연극 ‘줄리어스 시저’는 명동 예술극장에서 오는 15일까지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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