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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4-07-10 12:4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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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책 다음으로 많이 팔렸다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찰스 디킨스의 ‘두 도시 이야기’는 18세기 영국과 프랑스를 아우르는 거대한 스케일을 가진 작품이다. 대 문호의 작품다운 품격과 완성도위에 질 산토리엘로의 아름다운 음악을 입힌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연출 : 왕용범)’가 세 번째 앵콜 공연된다.

실력은 있으나 아무 의미 없는 방탕한 삶을 살아가던 변호사 시드니 칼튼이 진정한 사랑을 통해 삶의 의미를 깨닫게 되는 과정과 프랑스 대혁명의 시기 런던과 파리를 오가며 사회의 변혁, 그 안에서의 인간을 동시에 보여준다.

귀족 사회의 잔인함에 환멸을 느끼고 영국으로 가다가 오랫동안 행방불명이던 아버지를 모시고 영국으로 돌아가는 루시 마네뜨를 만나 사랑에 빠지는 찰스 다네이. 따뜻하고 정의로운 성품의 그에게 루시 또한 사랑을 느낀다. 그러나 삼촌인 에버몽드 후작의 사주로 스파이로 몰리게 된 찰스를 시드니가 변호해 무죄로 풀려난다. 감사의 인사를 받으면서 루시를 본 시드니는 아름답고 상냥한 그녀에게서 사랑을 느낀다.

흔히 보는 삼각관계이다. 선남선녀가 서로 좋아하고 조금 반항적이지만 매력적인 남자가 끼어드는. 그러나 이 이야기에서 시드니 칼튼은 그저 짝사랑만 한다. 용기를 내어 고백한 시점이 찰스의 프러포즈에 답한 다음이라니, 당황한 시드니의 모습에 처음엔 피식 웃다가 절절한 그의 심경이 안타까워 코끝이 찡하게 된다. 그리고 짙은 어둠뿐이었던 삶에 불이 켜지듯 별들로 가득해졌던 잠깐 동안의 행복은 그의 삶을 바꾸어 놓는다.

문득, 시드니가 조금은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건 어떤 기분일까, 온 세상에 불이 켜지는 느낌이란 건. 거절당해도 진심으로 행복을 빌어줄 수 있고, 그들의 아이를 그토록 사랑할 수 있고, 또 단하나의 소원을 앗아간 남자를 위해 희생할 수 있는 사랑이란 무엇일까? 오직 시드니 칼튼만이 알 수 있는 그 사랑.

루시와 찰스는 알까, 시드니의 마음을. 진짜 사랑이란 남의 이야기여도 이렇게 가슴이 아프고 저릿저릿한가보다. 그저 시드니의 사랑을 지켜보았을 뿐인데도 눈물이 나고 먹먹하고 오랫동안 시드니의 노래가 마음에 남아있는 것을 보면. 그 사랑이 그를 기억하게 만든다.

시드니의 사랑과 대비되는 인물로 드파르지 부인이 나온다. 귀족들의 행패에 가족을 모두 잃고 혼자 살아남은 어린 여동생은 오직 복수만을 생각하면서 살다 프랑스 대혁명이라는 격동기를 만나 마침내 뜻을 이룬다. 그 어린 아이가 겪었을 분노와 슬픔을 생각하면 누구라도 가슴이 아프고 피가 거꾸로 도는 듯 격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그녀의 가족들이 자신들의 생명이 꺼져가는 가운데 바랐던 것은 무엇일까 생각하니 더욱 서글퍼진다. 적어도 ‘우릴 위해 복수해다오’는 아닐 것이다. 어쩌면 잊지 않기를 바랐을 수는 있겠지만 그 보다는 ‘너만은 꼭 사람답게 살아다오, 살아서 행복해다오’가 아니었을까 싶다. 물론, 그 시대는 사람이 사람으로 살 수 없었기에 결국 대혁명이라는 거대한 폭풍이 몰아친 것이지만.

새로운 세상을 꿈꿨던 시민 대혁명은 그러나 힘을 가진 주체가 바뀌었을 뿐, 칼자루를 쥔 자들 마음대로 똑같이 남의 목숨을 빼앗고 힘으로 억누른다. 그들은 무엇을 위해 피를 흘리며 목숨을 걸었던가? 그러나 그러한 시대가 있었기에 지금, 올바른 생각을 갖기 위해 노력하는 세상이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다만, 여전히 강력한 힘이 행사되는 세상이지만.

영국과 프랑스를 오가는 인물들의 운명은 폭풍 속에 휘말린 듯 본인의 의지대로 할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다. 마치 표류하는 선박처럼 파도에 휩쓸릴 뿐이다. 그러나 거대한 파도 앞에서도 오직 인간의 의지는 스스로 포기하지 않는 한, 빼앗을 수 없는 것이다. 시드니가 사랑에 모든 것을 걸었던 것처럼.

숭고한 사랑을 보여주는 시드니 칼튼 역에 서범석, 이건명, 한지상, 찰스 다네이 역에 정동하, 박성환, 두 남자의 사랑을 받는 루시 마네뜨 역에 최현주, 김아선, 슬픈 운명의 여인 드파르지 부인 역에 소냐, 이혜경, 그녀의 조력자로 혁명의 중심에 있었던 드파르지 역에 홍경수, 파리와 런던을 오가며 사기를 치는 바사드 역에 서영주 등, 뮤지컬 계의 실력파 배우들이 포진되어 있다.

한편, 단하나의 사랑 이야기, 가슴을 적시는 명품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는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오는 8월 3일까지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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