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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4-07-14 11:3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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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강들이 모여드는 곳, 성난 파도 아래 깊이/ 한번만이라도 이를 수 있다면 나 언젠가 심장이 터질 때까지/흐느껴 울고 웃다가 긴 여행을 끝내리, 미련 없이‘

민물장어의 꿈(신해철 작사/곡) 가사이다. 연극 ‘터키 블루스’를 가장 잘 느끼게 하는 노래가 아닌가 싶다. 기타 두 대와 멜로디언, 트라이앵글, 에그 셰이커. 나무팔레트로 만들어진 작은 무대는 소박한 음악과 두 친구의 아련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따뜻하고 진실한 눈빛의 김다흰, 전석호 배우가 다시 ‘터키 블루스’로 돌아왔다.

연극 ‘터키 블루스’는 지난해 워크숍 공연을 거쳐 연우 소극장에서 초연됐던 작품이다.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후반부에는 작은 소극장 통로까지 앉아야할 만큼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으며 결국 연장해 앙코르 공연까지 마쳤다. ‘인디아 블로그’ ‘유럽 블로그’에 이은 세 번 째 여행연극으로 2014년 ‘누구나 가지고 있는 어린 시절의 우정이야기’에 초점을 맞추어 관객들과 다시 만난다.

정형외과 의사인 시완은 콘서트를 열고 오래 전 자신의 삶을 반짝반짝 빛나게 했던 친구 주혁이를 추억하면서 노래를 들려준다. 주혁이는 터키여행 이야기를 들려준다. 슐리만의 이야기를 해주며 일 리야드에 나오는 트로이를 찾아가자 했던 약속, 같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하루하루가 의미 있었던, 오래되고 바란 빛이어도 여전히 빛나는 추억을 이야기한다.

마치 친한 선배가 아무런 거리낌 없이 옛 이야기를 담담히 고백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돌이킬 수 없어 안타깝지만 아직도 아프고 소중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함께 울고 웃는 것 같다. 어쿠스틱 기타 한대와 일렉 기타 한 대, 두 대의 기타가 만들어 내는 쓸쓸한 음색이 극에 투명한 색채를 더한다. 그래서 일까, 웃음이 터지다가도 어느새 가슴이 꽉 메어오는 슬픔이 흐른다.

터키쉬 블루. 터키의 하늘과 바다, 숲이 함께 있을 때 비로소 느껴지는 색. 그건 어떤 색일까? 파타라 해변에 가면 잘 보인다는 색. 어쩌면 그것은 시완과 주혁의 색일 것이다. 아니, 그리운 친구를 떠올리면 떠오르는 색인지도 모른다. 함께 있을 때 비로소 완성되는 색. 어쩌면 지나간 추억 속에만 존재하는 색일지도 모르겠다.

아시아와 유럽의 문화가 혼재해 있고, 지중해와 흑해가 접해있는 아름다운 나라, 터키. 공부 대마왕 완벽주의자 시완과 힙합 대마왕 자유로운 주혁이가 동경한 그 곳은 두 사람의 우정과 닮았다. 완전히 다른 문화가 존재하고, 또 섞여들어 다국적인 문화가 새롭게 창조되어지는 것이 말이다. 두 사람이 함께 트로이를 찾았으면 좋았을 걸. 안타깝다.

기타와 잘 어울리는 음색을 가진 김다흰 배우가 정형외과 의사 시완 역으로, 자유롭지만 여전히 아픈 상처를 끌어안고 있는 전석호배우가 주혁을, 조명, 오퍼레이터, 각종 악기에 안무, 코러스까지 담당하고 있는 악어떼(김현식, 박동욱, 임승범)가 활약하고 있으며, 무대 한 켠에서 존재감을 증명하는 권준엽이 일렉기타를 담당한다.

터키쉬 블루가 완성됐다. 터키를 여행하는 주혁, 기타 치며 노래하는 시완, 유쾌한 웃음을 선사하는 악어떼. 함께 있을 때 비로소 완성되는 연극 ‘터키 블루스’, Es ist Gut! 참 좋다! 오는 31일까지 대학로 연우 소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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