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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4-07-19 14:5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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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극장 정미소에서 한일합작연극 후지타 아사야(藤田朝也) 극본.연출.무대디자인, 김순영 협력연출의 ‘거짓말쟁이 여자 영자’를 관람했다.

전(前) 일본연극연출가협회 이사장 후지타 아사야(藤田朝也 80) 극작가 겸 연출가는 1995년에 내한해 대학로 은행나무 소극장에서 ‘거짓말쟁이 여자 영자’를 공연한 적이 있다.

무대는 배경 전체에 현재 한일 양국의 종군 위안부 문제를 다룬 신문기사를 확대해 다닥다닥 붙여놓았다. 천정에는 흰 저고리에 검은 치마 의상을 여러 벌 주렁주렁 달아놓았다. 북과 장구, 그리고 꽹과리를 무대 좌우에 들여다 놓고, 남녀 연주자 2인이 극의 전개와 상황에 맞춰 연주를 하며 소리도 한다.

연극은 도입에 종군 위안부였던 한 여인이 여러 사람의 질문공세에 과거를 부정하는 모습을 보이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일본기자인 듯싶은 인물이 등장해, 현재 집권중인 일본 내각인물들이, 과거 일본은 조선인 종군 위안부를 강제 동원한 사실이 없다고, 부정적인 발표를 한다는 사실에 분노한 이 여인은, 기자에게 자신의 과거를 털어놓기 시작한다.

14세의 어린 시절 고무줄놀이를 하던 소녀는, 아버지의 친구라는 한 남자가 찾아와 소녀를 구슬린다. 일본으로 가면 식당에서 일을 하게 해 주고, 학교에도 보내주겠다고. 소녀는 처음에는 거절하다가 학교 이야기에 승낙하고, 아버지 친구라는 사람을 따라 나선다.

동남아의 한 섬에서 소녀는 자기처럼 여러 조선소녀들이 꼬임에 속아 이곳에 도착하고, 식당일은커녕 일본군의 노리개 노릇을 하게 된 사실을 들려준다. 하루에 삼사십 명에서 오륙십 명까지 상대해야 했던 종군 위안부들의 면모가 드러난다. 이러기를 3년간 지속하다가 일본패망과 더불어 소녀는 귀국한다. 물론 아버지에게 죽도록 맞고, 시집도 못 가고, 자신의 과거를 드러내지 못 한 채, 나이가 들어 노년에 이른다.

그러자 몇 십 년 뒤, 일본군과 종군 위안부 문제, 종군 위안부에 대한 보상 문제가 대두되자, 일본은 1960년대에 한일협약으로 보상을 했다는 등, 종군 위한부에 대한 별도 보상에 거부의사를 분명히 나타낸다. 역사적으로 볼 때, 한국 측에서도 당시 보상액이, 신원도 소재도 파악이 안 된 상태에서, 종군위안부로 끌려갔던 당사자에게 돌아갔을 리는 만무하고, 보상액은 다른 용도로 사용되었으리라.

그런데 현재까지 일본극우파들이 종군위안부 문제를 부정적으로 평하거나, 성매매를 한 것으로 오도를 하는 것에 분노한 이 연극의 주인공인 노부인은 평생 꺼리던 과거사와 자신의 신상노출을 과감히 떨쳐버리고, 과거사에 대한 증언자로 나서게 된다.

그러나 한일관계는 냉각상태로 이어가고, 일본에서는 혐한파까지 생겨나고, 현 일본집권내각은 친 북쪽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으니, 일본의 양심적인 연극인들이 테러위협을 무릅쓰고, 20년 전에 공연했던 연극 ‘거짓말쟁이 여자 영자’를 한일합작 연극으로 재공연하게 된 것이다.

박승태, 조현진, 그리고 한윤춘이 1인 다역으로 출연해 호연을 보인다. 신승수, 김선영이 타약연주와 소리로 극의 분위기를 상승시킨다.

제작 문화진흥 아카데미(대표 양창영)와 일본극단 에루무(대표 사토 키이치), 조연출 남승화, 소품 최윤정, 의상 안희주, 조명 다지마 요시미 등 제작진의 노력과 기량이 하나가 되어, 한일합작연극 후지타 아사야 원작·연출, 김순영 협력연출의 ‘거짓말쟁이 여자 영자’를 성공적인 공연으로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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