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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4-08-24 14:3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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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조은 컴퍼니의 데이빗 린지 어베이르(David Lindsay Abaire) 작, 성수정 역, 김제훈 연출의 ‘래빗홀(Rabbit Hall)’을 관람했다.

데이빗 린지 어베이르(David Lindsay Abaire 1969~)는 미국의 시나리오 작가 겸 작사가로, 사라로렌스 대학을 졸업하고, 래빗 홀 (Rabbit Hole)의 시나리오로 2007년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영화 ‘래빗 홀 (Rabbit Hole)’은 2010년에 존 카메론 밋첼(John Cameron Mitchell)이 감독하고, 니콜 키드만(Nichole Kidman)과 아론 에크하트(Aaron Eckhart)가 출연한 영화로 제작되어 우리나라에 소개되었다.

성수정은 연세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10대학에서 공부했다. 2000년대 초반부터 그녀의 번역으로 무대에 오른 연극과 뮤지컬이 70여 편. 올해 번역한 신작만 6편이다. 그 중 ‘엔론’(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과 ‘별무리’(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그리고 ‘스카이라잇’(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이 금년 상반기에 공연되었다.

그녀는 20년 가까이 매월 40~60편의 희곡을 읽는다. 1990년대 중반 영자신문사 연극 담당 기자 시절 뉴욕타임스에 실린 기사를 통해 느낀 현지 연극의 다양성에 대한 호기심으로 한 달에 수백 권씩 대본을 사들였다. 그녀가 소장하고 있는 대본은 1만 권이 넘는다.

성수정은 예쁘고 귀여운 모습으로, 연극인들의 사랑을 받고, 그녀의 연극을 향한 애정 또한 남다르고 깊기에, 그녀의 열정과 번역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무대는 도시와는 좀 떨어진 지역의 한 주택으로, 이층집이고, 아래층은 거실과 주방, 그리고 중앙에는 현관문이 있고, 이층에는 침실과 장애인용 긴 등받이 의자가 놓인 방으로 나뉘어 있고, 벽면이나 창 유리등은 생략된 무대다. 주방 오른쪽에는 커다란 냉장고가 있다.

연극은 도입에 주방 쪽의 조명이 들어가면, 여주인공이 냉장고에 붙여놓은 어린이가 그린 사람모습의 그림을 떼어내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장면이 바뀌면 여주인공의 동생이 주방에서 음식을 뒤져 먹는다. 언니가 등장하면, 자신이 다툰 이야기를 한다. 처음 보는 여인과 다투고 몰상식한 그녀의 따귀를 때린 장면까지 숨 쉴 사이 없이 내뱉는다. 언니가 차근차근 다툰 내용을 물으면서, 동생이 부인 있는 남자와 정을 통해, 그의 부인이 항의를 하러 동생을 찾은 것이라는 게 알려진다. 게다가 동생은 그 남자의 씨까지 잉태한 것을....

언니는 불과 8개월 전에 한 젊은 남자의 운전 부주의로 하나뿐인 아들을 잃었다. 언니와 형부는 그 일로 충격을 받아, 한 발자국도 생활면에서나 애정에서의 진전을 보이지 않는다. 둔기로 머리를 맞고 깨어나지 못한 그런 상태를 유지하는 듯 보인다. 그래서 그런지 동생이 불륜의 씨를 잉태했는데도 임신중절을 하라거나, 그 남성에 대한 대책이나 여하한 방도를 강구하라는 말 한마디 없이 그저 동생이 애를 낳아 기르겠다고 하니, 수긍을 할 뿐이다.

남편은 인물도 훤칠하고 잘 생긴데다가 자상한 마음씨를 지녔지만, 부인을 위로하고 달래고, 집안 분위기를 바꾸려 노력해도, 부인에게는 당나귀 귀에 찬송가 부르는 격이 되고 만다. 그러니 참다 못 해 차츰 격한 말씨를 내보이기 시작한다. 결국 부부는 이 집을 팔기로 결정한다.

이 집에 운전 부주의로 어린아이의 목숨을 빼앗은 젊은이가 등장한다. 집을 팔겠다는 문구를 써 붙여 놓은, 열려있는 현관문으로 조심조심 등장한다.
이 젊은이는 이 집에 오기 전에 자신의 ‘래빗 홀’이라는 작품을 먼저 발송한다. ‘래빗홀’은 무한대처럼 펼쳐진 우주를 평행으로 연결해, 토끼구멍처럼 된 평행한 통로로 우주를 오가며 소통하는 동화 같은 이야기다. 여주인공은 그 소설을 흥미롭게 읽으며 아들생각에 잠긴다. 젊은이가 등장하자, 남편은 노기를 띠며 돌려보낸다. 물론 부부는 그 젊은이가 ‘래빗 홀’의 작가인 것을 알 리가 없다.

집이 팔리면 이사를 해야 하기에 여주인공은 어머니와 짐을 꾸린다. 죽은 아들의 짐도 정리를 한다. 어머니는 연세와는 달리 어린이처럼 장난감을 보고 만지며 좋아한다. 여주인공은 많은 장난감을 하나하나 집어 추억과 함께 꾸려 넣는다.

젊은이가 다시 여주인공이 홀로 있을 때 찾아온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조심스레 자신이 ‘래빗홀’의 작가임을 밝힌다. 부인이 반가워하자 젊은이는 자주 연락할 것을 약속하고 떠난다.

남편이 등장한다. 늘 상 핑계만 대고 집을 비우던 그가 만사 제쳐두고, 부인과 있기 위해 귀가한 것이라는 게 알려진다. 부부가 오랜만에 서로 손을 꼬옥 잡는 장면에서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이항나와 송영근이 부부로, 강애심이 어머니로, 전수아가 처제로, 이기현과 김지용의 젊은이로 등장해, 제대로 된 성격창출과 절제하는 듯싶은 차분한 연기로 연극을 이끌어 가, 대사는 물론 호흡 하나하나까지 관객에게 전달시키는 기량을 보인다.

무대감독 박민호, 무대디자인 이윤수, 조명디자인 김재억, 음악 이영배, 분장 김미숙, 소품.의상 이초연, 포토 그래퍼 이원표.임진원, 조연출 박선아.이초연, 무대제작 에스테이지, 인새물디자인 아리디자인, 홍보마케팅 장유진.김나라 등 제작진의 열의가 드러나, 조은컴퍼니&한국공연예술센터 공동기획, 데이빗 린지 어베이르(David Lindsay Abaire) 작, 성수정 역, 김제훈 연출의 ‘래빗홀(Rabbit Hall)’을 한편의 명화 같은 걸작연극으로 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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