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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4-09-16 18:5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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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두 사람의 배우가 나와 담담히 이야기를 건넨다. 젊고 잘생긴 배우들이 아니라 우리네 아빠 엄마의 모습을 하고 있다. 죽음을 앞두고 담담히 삶을 정리하려 애쓰는 남편과 희망의 끈을 놓지 못하고 애쓰는 아내의 이야기.

2인극이면서도 두 인물의 대화보다는 각각의 독백(monologue)이 주를 이루는 트윈-모놀로그(twin-monologue) 형식의 독특한 구성을 가진 연극 ‘슬픈 연극(연출:민복기)’이다. 극단 차이무의 작품으로 초연 후 10년 만에 재 공연된다. 2006년 박원상, 문소리 배우가 참여해 전석 매진을 이뤘던 작품이다.

하숙집 딸과 시골에서 올라온 촌스런 하숙생으로 만나 이끌리듯 사랑에 빠져 결혼한 장만호 심숙자 부부. 어려운 시절을 함께 견디고 기다리며 살아온 시간들을 이야기하듯 담담히 건넨다. 오래 전 유행했던 패션, 데이트할 때 들었던 음악, 두 사람의 삶이 그림 책 읽듯 눈앞에 펼쳐지는 건 특별한 사건이 아닌 우리의 일상과 닮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일까. 남편 장만호의 이야기도 아내 심숙자의 이야기도 잔잔히 파고든다. 대단한 사건이 아닌데도, 아니, 어쩌면 일상이기 때문에 충분히 알 것만 같은 그들의 삶이 가깝게 느껴진다. 담담한 어조, 절제된 감정, 두 배우의 연기에 어느새 눈가를 훔치는 객석.

인상적인 것은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있음에도 슬프게 몰아가지 않는 것이다. 미소를 지으면서 우리 아내가 이랬어요, 남편은 그런 사람이에요, 하는 말들에 먹먹해지는 것이다. 무거운 소재임에도 어느 덧 외면할 수 없는 슬픔을 함께 나누게 된다.

삶과 죽음은 얼마나 멀고, 또 가까운가! 연극의 마지막처럼 이미 떠나버린 사람을 나도 모르게 찾아버리는 순간, 이별은 너무나 가깝고 사랑은 가슴에 사무치는 것이다.

소중한 사람을 잃은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 조금은 아픈 기억을 떠올리게 할 수도 있지만 또한 동시에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된다. 살아있는 동안, 어떤 기억을 만들어갈지 결정할 수 있다. 내일은 알 수 없지만 오늘 이 순간을 결정하는 것은 우리 자신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삶은 살아갈 만 한 것이 아닌가?!

3쌍의 페어로 이루어진 이번 2014년 공연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는 배우 강신일과 대학로의 연기파 배우 남기애, 연극<푸르른 날에>에서 묵직한 여선스님 역을 훌륭히 보여준 김학선과 실제 아내인 배우 김정영, 빛나는 연기력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원년 배우 김중기와 이지현이 각각 남편 장만호와 아내 심숙자를 연기한다.

삶과 죽음, 사랑에 관해 잔잔하게 스며드는 연극 '슬픈연극'은오는 11월 2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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