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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4-09-16 18:5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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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나비효과24(김수미 작, 이자순 연출)’는 서울연극제 ‘미래야 솟아라’ 부문에서 연출상을 수상, 춘천국제연극제 공식 참가 등을 통해 작품성을 인정받은 공연으로,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의 소통부재를 풍자하고 있다.

나비효과라는 것은 나비의 날개 짓처럼 사소한 일이 폭풍우와 같은 커다란 변화를 유발시키는 현상을 말한다. 말하자면, 오늘 서울에서 공기를 살랑이게 한 나비의 날개 짓이 다음 달 북경에서 폭풍우를 몰아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극에서는 누군가의 작은 행동으로 인해 타인에게 영향을 주고받는 것을 그리고 있다. 전혀 의도치 않았던 행동일지라도 예상치 못한 일상 속에서 같은 테두리 안에 있기 때문에 서로에게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때로는 무서운 폭풍처럼, 때로는 무심히 지나가는 한 조각 바람처럼.

한 여자가 지하철에서 자살하려하지만 옆에 서 있던 남자의 빠른 판단으로 구출되고, 남자와 여자는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누고 서로의 삶을 격려하며 헤어진다. 그러나 남자는 그 날, 여자를 구하느라 지각을 하고 회사에서 잘린다. 여자는 자신에게 상처를 주었던 사람을 찾아다니다 아르바이트하는 여고생과도 만나고 노숙자와도 이야기를 나눈다. 아침, 여자의 자살소동을 본 지하철 직원은 이전에 지하철에 뛰어들어 자살했던 한 소년의 산산이 부서진 시체가 다시금 떠올라 일상이 괴로울 정도이다.

연극의 이야기는 서로 이어지지만 어떤 스토리를 가지고 있지는 않다. 다만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그것이 그들의 삶을 변화시켜가는 것을 점점 범위를 넓혀가며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게다가 인물들은 너무나 짐작이 가능한 삶을 살아내고 있다. 그런데도 그들의 삶이 그토록 밀접하게 얽혀있다는 것이 새삼 실감난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사람을 구하고 오늘 처음으로 세상에 필요한 사람이 되었다고 생각한 그 날, 회사를 잘리고 나니 친하다고 여겼던 사람들에게 외면당하는 샐러리맨의 모습이다. 말 할 사람이 없는 그의 모습은 한편으론 측은하고 동시에 서늘하기도 하다. 존재하는 가치에서 자유로운 인간이란 없기 때문이다.

가깝기 때문에 상처가 되는 사람들 속에서, 주위를 가득 채우고 있는 사람들 속에서 오히려 더 깊은 외로움을 느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바쁘게 돌아가는 사회의 시계에서 떨어져 나가면 불안할까, 아니면 홀가분할까, 그런 감정을 느낄 여유가 과연 있기는 할까.

연극은 말한다. 사라진 사람의 자리는 살아있는 사람이 채우게 된다고. 그럼, 누군가에게 대체될 수 있는 것이 삶인가, 아니면 사람은 사람이 아니면 채워질 수 없다고 말하고 있는 것일까? 다만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가치를 가진 것은 아닌 지도 모른다.

편리한 세상, 모든 것이 바쁘게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 속에서 오직 사람과 마주하고 인연을 쌓아가는 일만은 점점 어색하고 낯설어지는 것은 아닌지. 홍서준 정현기 주호수 김동철 신동력 민도영 박상협 박선혜 최민하 등 출연한다.

진정한 소통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연극 ‘나비효과 24’는 오는 21일까지 대학로 스타시티 예술공간 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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