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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4-09-29 14:4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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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이하 간다’)의 10주년 퍼레이드가 올리는 작품마다 더 큰 사랑을 받으며 네 번째 작품을 올렸다. 연극 ‘우리 노래방 가서... 얘기 좀 할까?(작/연출 : 민준호)’는 끊임없이 말을 하지만 전해지지 않는 소통의 부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노래를 부르러 가는 곳에서 대화를 나누는 설정이 다소 어색하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어쩐지 이해가 간다.

네 개의 옴니버스로 이뤄진 이야기는 같은 인물들이 각각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고 독립되어 있지만 소소하게 연결되어 있다. 해설자는 아니지만 극을 이해하고 공감하도록 도와주는 장치로 노래방 주인이 나온다. 연극적인 장치를 잘 활용해 대놓고 ‘말’을 걸어온다. 노래방 뒤에 보이는 놀이터가 화장실이라며 어이없어하고 각 에피소드에 대한 얘기를 통해 작품에 대한 몰입도와 공감을 높여준다.

아내와 이혼하고 혼자 아들을 키웠지만 살뜰하게 챙겨주지 못한 데에 미안함을 가지고 있는 아버지와 아들의 어색하기 짝이 없는 대화, 사랑하지만 자신의 마음을 잘 몰라주는 여자 친구와의 찌질한 대화, 무서울 만큼 집착하는 남자 친구와 헤어진 기념으로 파티를 하다가 우연한 노래 한곡에 터져버린 마음, 너무나 아끼고 사랑하지만 그 마음이 변할 것이 두려워 눈물이 나는 여자의 복잡한 마음까지, 네 개의 이야기는 모두 서투른 대화를 보여준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이상하게도 진심은 전해지지 않는 것처럼 느껴진다.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라서 쑥스럽기도 하고 자신을 새삼 설명하는 것 또한 어려워서 일까. 그래서인지 가족은 가깝고도 멀다. 전하고 싶은 것이 있어 시작한 대화가 마음대로 되지 않아 속상했던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잘해보려고 시작한 ‘말’은 서투르기 짝이 없다. 마음을 전하기는커녕 결국 언성을 높이고 마는 아버지와 아들의 대화는 갑갑한 만큼 안타깝다. 이렇게 보고 있을 때는 보이는 그 마음이 마주했을 때는 어째서 보이지 않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부자지간의 안타까운 불통에 마음이 아프다.

노래방 주인의 냉이 국 에피소드를 듣노라면 어쩌면 우리네 아버지는 이토록 비슷한 모습이실까 싶어 정감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한편으론 서툴기 짝이 없는 아버지의 ‘말’을 이해해보려는 노력조차 하지 못한 날들이 떠올라 마음이 아프고, 한편으론 시도해본댔자 과연 소통이 되겠어 하는 핑계를 대고 피하려는 비겁한 마음이 함께 올라온다.

아버지와의 답답한 대화에 이어 희준은 여자 친구 보경을 만나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는 것에 답답함을 토로한다. 그러나 온갖 진상을 부리다 결국 이별을 통보받는다. 객석에서 야유가 나올 정도로 진상을 부리지만 희준의 마음은 진짜였고, 희준에게 질려 이별을 고하고 친구들과 파티를 벌이던 보경은 친구들이 선곡한 노래를 부르다 눈물이 터진다.

두 사람만의 ‘역사’가 있기 때문일까. 그렇게 되어버리고 나서야 희준의 진상 뒤에 가려진 진심이 보이는 것은 얼마나 아이러니한지. ‘사랑’이라는 단어 뒤에 숨겨진 마음을 어떻게 다 말로 다할 수 있을까? 어쩌면 ‘말’이란 편리한 수단을 갖게 됨으로 잃어버리게 된 것이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무엇에 대해 연극은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끝으로 나오는 아버지와 재혼까지 생각한 아줌마 정연은 이 작품에선 처음으로 편안하게 대화하는 모습으로 시작한다. 서툴지만 서로를 배려하고 넉넉한 마음으로 서로를 바라봐주는 마음이 느껴져 청춘남녀의 연애와는 다르지만 또 다른 설렘과 따뜻함이 좋았다. 하지만 새로운 결혼이 두렵게 느껴지고 자신을 향한 이의 마음이 달라지는 것을 보게 될까 두려워지는 것이다.

아마 소중하기 때문일 것이다. 잃어 버릴까봐 무서울 만큼, 변하는 모습을 보게 될까 두려울 만큼. 그렇게 이야기들은 전하고자 애써도 닿아지지 않는 마음을 보여준다. 내 마음인 듯 손에 잡힐 것처럼 이해가 간다. 노래방인 만큼 각 에피소드에는 어울리는 노래가 한 곡 씩 나온다. 지나간 팝송부터 최신 유행 댄스곡까지. 차마 말할 수 없는 무엇이 노래를 통해 전해지는 것일까? 흘러나오는 노래에 코끝이 찡해지는 것은.

마지막에 노래방주인이 부르는 ‘All By Myself’를 듣고 있으니 짠한 마음에 눈물이 났다. 그래, 결국 혼자이고 싶지 않기 때문에, 아니 혼자가 아니기 때문에 전해지지 않아 답답하고 가끔은 속상해도 끊임없이 우리는 곁에 있는 이에게 ‘말’을 해야 하는 지도 모른다. 어느 순간, 그 마음에 전하는 ‘말’이 스며들어 알아들을 수 있기를 바라면서.

관객에게 끊임없이 말을 거는 간다 노래방 주인 역은 홍우진, 오의식, 우리네 아버지를 가감 없이 보여주는 희준아버지 역에는 진선규, 김용준, 김민재, 아버지와도 여자 친구와도 소통에 문제가 있는 아들 희준 역에 윤나무, 김호진, 김대현, 극의 활력소가 되는 소녀 1&2 에 정선아와 이지해 콤비, 이석과 차용학 콤비, 희준의 여자 친구 보경 역에 노수산나, 박민정, 아버지의 재혼 상대 아줌마 역에 백은혜, 유지연, 끈끈한 배우들의 호흡이 작품의 웃음과 감동을 더욱 잘 전해주고 있다. 오는 10월 19일까지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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