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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4-10-02 23: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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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차기의 기운이 감돌 무렵인 연장 후반 14분, 임창우(대전 시티즌)의 한 방이 아시안게임 잔혹사를 끝났다. 이광종호가 28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내는 순간이었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1-0으로 이겼다. 북한의 강한 압박과 빠른 역습에 밀려 고전하던 한국은 연장 후반이 끝날 무렵 임창우가 문전 혼전 상황에서 골망을 흔들어 정상에 올랐다. 한국은 1970, 1978, 1986 아시안게임에 이어 통산 네 번째 우승을 안방에서 달성했다. 한국은 이란과 대회 최다 우승 타이를 이뤘다.

금메달을 확정지은 선수들은 서로 부둥켜 안으며 포효했다. 28년 만의 금메달은 너무나도 극적이었다. 이번 대표팀은 여러 가지 악재를 이겨내고 값진 금메달을 수확했다. 28년 만의 금메달 획득의 의미를 짚어봤다.

“이번 대표팀은 역대 아시안게임 멤버 중 최약체다. 국가대표 선수도 거의 없지만 조직력과 활동량으로 여기까지 왔다. 이 점은 칭찬받아야 마땅하다. 4강과 결승에서도 개인 능력이 아니라 팀으로서, 조직력과 열정으로 우리 홈에서 꼭 이기자고 후배들에게 주문할 것이다.”

일본과의 8강전을 마치고 공격수 김신욱(울산)이 한 말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정강이뼈 부상을 당한 이후 태국과의 4강전까지 4경기 동안 줄곧 출장하지 못했던 김신욱은 벤치에서 동료들의 경기를 지켜보면서 가슴이 뜨거워졌다. 28년 만의 금메달을 따내기 위해 20명의 태극전사들은 모두 하나가 됐다.

김신욱의 말처럼 이번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역대 최약체로 불릴 만했다. 한국이 마지막으로 아시안게임 정상에 섰던 1986년 서울 대회 때는 변병주, 조광래, 최순호, 허정무, 김주성 등 한국 축구의 역사를 빛낸 쟁쟁한 멤버들이 주축을 이뤘다. 당시에는 아시안게임에 성인대표팀이 출전했다.

또한 이번 대표팀에는 2002년 이동국(전북), 2006년 이천수(인천), 2010년 박주영(알샤밥)처럼 걸출한 와일드카드(23세 초과 선수) 자원도 없었다(2002 부산 대회 이후로 아시안게임 남자축구는 23세 이하 선수가 출전한다는 연령제한 규정이 생겼다).

차출 여부로 큰 관심을 모았던 손흥민은 소속팀 레버쿠젠의 반대로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중원의 핵심 역할을 맡아줄 것으로 예상됐던 이명주(알아인)도 손흥민과 같은 이유로 들어오지 못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손흥민의 빈 자리를 메울 윤일록(FC서울)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기에서 오른 무릎 인대 파열 부상을 당했다. 최소 한 달의 재활이 필요한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고 말았다. 가뜩이나 엔트리 숫자(20명)가 적은 데다 대회가 시작된 이후엔 선수를 교체할 수 없어 윤일록의 공백은 뼈아팠다. 하지만 윤일록 대신 기회를 잡은 이용재(V바렌 나가사키)가 홍콩과의 16강전에서 선제 결승골을 넣으며 3-0 승리에 일조했다.

역대 최약체라는 말이 나올 때마다 거론되는 선수는 K리그 챌린지 대전 시티즌의 임창우였다. 그는 이번 대표팀에서 유일한 2부리그 선수였다. 임창우는 “내가 맡은 오른쪽 측면 수비가 약점이라는 말이 나왔다. 멤버가 안 좋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모두 공감하는 얘기”라면서도, “대신 우리는 조직력이 강점이다. 모든 선수들이 한마음으로 뛰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면서 자신감을 나타냈다.

역대 아시안게임에서 무실점 전승 우승은 이전까지 딱 한 번 있었다. 초대 대회인 1951년 뉴델리 대회에서 개최국 인도가 3승(7득점 무실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남자축구 종목에는 인도를 비롯해 일본, 이란, 미얀마, 인도네시아, 아프가니스탄 등 6개국만 참가했다. 한국은 한국전쟁으로 불참했다. 한국은 북한과의 결승전에서 정규시간 동안 골을 넣지 못해 승리하지는 못했으나 한 골도 실점하지 않으면서 무패로 대회를 마감하게 됐다.

와일드카드로 뽑힌 골키퍼 김승규(울산)의 역할이 컸다. 김승규는 일본과의 8강전, 태국과의 4강전에서 동물적인 선방을 펼쳤다. 포백 수비라인은 대회가 지날수록 안정감을 더했다. 좌우 풀백으로 나선 김진수(호펜하임)와 임창우는 본연의 임무인 수비 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오버래핑으로 측면 공격의 파괴력을 더했다. 중앙 수비 듀오인 장현수와 김민혁(사간도스)은 두터운 철벽을 형성했다. 특히 장현수는 일본과의 8강, 태국과의 4강전에서 결정적인 페널티킥을 성공시켜 결승 진출의 일등공신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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