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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4-11-01 11:3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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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릿. 수많은 연출가들이 이 매력적인 텍스트를 욕심낸다. 자신의 색을 입혀 더 매력적인 작품으로 탄생시키려는 것이다.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임형택 각색 연출의 ‘햄릿_아바타(Avattar)’는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기초로 출발, 새로운 색을 입혀 관객들과 만난다.

이번 작품을 위해 극단 서울공장과 인도의 보물 같은 안무가이자 세계적인 무용가 아스타드 데부, 가수 파르바티 바울이 함께한다. 영혼, 실제의 인물, 아바따 이렇게 세 부류의 인물이 존재하는 무대에서 이 두 사람의 인도 예술가는 동양적이고 신비한 느낌으로 작품 전체에 색을 입히고 있다.

병원으로 실려 가는 햄릿의 의식. 지난날이 선명히 떠오르며 스친다. 배우훈련, 무술 훈련을 좋아하는 햄릿을 유일하게 이해했던 선왕의 갑작스런 죽음과 어머니의 재혼.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받아들일 수 없던 햄릿은 광인이 되기로 결심하고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알기 위해 광대들과 연극을 준비한다.

한 남자가 고통스러워하며 흐려져 가는 의식 속에 지난날을 회상하고 신비하고 청아한 음색의 노랫소리가 들린다. 파르바티 바울이 커튼을 걷으며 본격적인 극의 시작을 알리고 저 멀리서 아스타드 데부의 유려한 춤사위가 시작된다. 그는 때로 선왕의 유령이 된다. 신비롭다 못해 신성한 느낌마저 주는 춤은 화려하면서도 절도 있어 무대를 압도한다.

각 배우들은 영혼과 실제의 인물, 아바따 사이를 오간다. 의상을 갈아입으면서 극중으로 들어오기도 하고 파르바티 바울의 노래와 함께 영혼이 되기도 한다. 광대들의 춤 또한 훌륭하다. 여러 가지 요소들이 결합되어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오가는 아슬아슬한 줄다리기는 성공적으로 수행된다.

복수를 원한 것은 정말 선왕의 영혼인가, 아니면 젊은 햄릿이 현실에 순응하지 못해 시작한 일이 걷잡을 수 없이 커져버린 것은 아닌지. 복수를 끝내면서 자신의 삶 또한 잃어버리는 햄릿이지만 이 작품에서는 그의 아바따가 새 시대의 지도자 포틴브라스의 옷을 입고 등장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그것이 그가 찾아낸 또 다른 자아였을까?!

‘아바따’란 자신의 분신을 말한다. 햄릿의 아바따는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갈 포틴브라스. 신념을 이뤘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모두 잃고 자신의 삶마저 잃어버린 그가 말한다.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희생이 따르고 추잡한 욕심을 부리면 대가가 따른다고. 실제의 인물이 아닌 아바따의 세상이 오히려 희망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햄릿 또한 신념을 위해 모든 것을 잃었기 때문은 아닐까.

설정을 달리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인도의 두 예술가가 함께 함으로 신비로움과 날 것 그대로의 원시적인 색채가 더해져서 독특하고 아름답다. 이국적인 느낌이 좋지만 조금은 낯설게 느껴지기도 해서 조화로움이 아쉽다. 수없이 변주 되었지만 여전히 새롭게 느껴지는 햄릿, 연극 ‘햄릿-아바따’에서, 햄릿 역에 뮤지컬 아가사의 황성현, 오필리어 역에 옥자연, 거트루트 역에 이경, 클로디어스/광대 역에 이재훤, 폴로니어스/광대 역에 김충근, 무덤지기/광대 역에 이미숙, 호레이쇼/광대 역에 박신운, 레어티스/광대 역에 백유진 이 열연한다. ‘햄릿 아바따’는 이번 서울 공연이 끝나면 인도에서 순회공연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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