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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4-11-02 12: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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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프랑켄슈타인(연출:조광화)’은 영국 소설가 메리 셸리가 1818년 발표한 동명의 소설을 바탕으로 영국 극작가 닉 디어가 극본을 썼다. 2011년 영국에서 영화감독 대니 보일이 연출, 드라마 ‘셜록’의 베네딕트 컴버배치, 드라마 ‘엘리멘트리’의 조니 리 밀러의 만남으로 수많은 화제를 모으며 비평가 협회상, 이브닝 스탠다드 어워드, 올리비에 어워드에서 각종 부문을 휩쓸었으며 당시 관객들의 큰 호평을 이끌어냈고, 국내에서도 개막 전부터 일찍이 기대를 모았다.

어느 날 밤, 젊은 과학자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새로운 생명체를 만들어 내지만 너무나 추악한 외모 때문에 그를 버려둔다. 창조자인 빅터에게 조차 버림받은 괴물(Creature)은 본능적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익힌다. 외모 때문에 만나는 모든 인간들에게 외면당하던 괴물은 깊은 숲 속에 몸을 피하고 살아가는 눈 먼 노인 드 라쎄를 만난다. 노인을 통해 언어와 문학, 인간의 감정 등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닫지만 노인의 가족들에게도 배척당하게 되자 그는 자신과 함께 살아갈 반려자를 만들어 달라며 빅터를 찾아간다.

원작에서 상당한 부분을 과감하게 들어내고 창조자와 피조물의 이야기를 콤팩트하게 잡아 낸 이야기의 진행이 인상적이다. 보다 연극적이게 피조물의 모습을 지켜볼 수 있는 것이 흥미롭다. 다만, 피조물인 괴물에게 집중되다보니 실제로 괴물이 나오지 않을 때는 밀도가 흐트러지는 것이 아쉽다.

괴물(Creature)이라고 불리지만 그는 순수하고 사랑스럽다. 그런 그를 배척하는 인간들이 싫어지는 것은 작품이 괴물의 관점에서 나아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배우 박해수의 괴물이 그만큼 대단한 존재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배우지 않고도 본능적으로 움직이는 야생의 짐승에서 배움을 통해 언어와 감정을 익혀 인간다운 모습으로 성장하는 것을 고스란히 보며 경이로움마저 느끼게 된다.

생명을 창조하는 일에 그토록 집착했으면서 피조물에 대한 책임감은 없었던 빅터 프랑켄슈타인 박사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연구에 몰두했으나 결국 연구 때문에 모든 것을 잃는다. 성공하기 위한 노력은 대단하지만 과연 무엇을 위한 노력인지. ‘성공’이란 주관적인 가치지만 소중한 사람들을 희생시켜가며 이룬 것은 대단한 업적이라 해도 진정한 성공은 아닐 것이다.

단지 보이는 모습으로 평가하고 가치를 매기는 어리석음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원한 적 없는 삶을 부여받은 괴물이 외면당할 때마다 서글프게 느껴지는 것은 그도 살아있는 생명이기 때문이며 그를 부정하는 빅터와 인간들의 어리석고 나약한 모습이 내 안에도 있기 때문이다.
온통 얼음으로 뒤덮인 것 같은 무대는 괴물의 눈에 비친 세상이었을까. 제대로 비춰내지도 못하면서 온기하나 없이 차갑게 외면하는. 마지막 반전은 충격적이었지만 어쩌면 그것은 복수가 아니라 갈망이었을 것이다. 다만, 여기 있음을 인정해달라는.

연출 조광화를 비롯, 무대디자이너 정승호, 분장디자이너 채송화, 의상디자이너 이유선, 음악감독 원미솔 등 최고의 크리에이티브 팀과 과감한 동작과 무시무시한 존재감으로 작품을 지배하고 있는 피조물(Creature)역에 박해수, 오만하고 불안정한 빅터 프랑켄슈타인 역에 이율, 원작의 남성을 여성으로 바꾼 드 라쎄/마담 프랑켄슈타인 1인 2역에 정영주, 숨 쉴 틈을 주듯 센스있는 웃음을 선사하는 클라리스/그레텔 역의 박지아 등 이들과 함께 전경수, 이현균, 황선화, 안창환, 조민정, 장한얼, 정승준, 이민재, 박도연이 함께 한다. 11월 9일까지 예술의 전당 CJ토월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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