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란, 구성원들이 자기의 가치관, 신념, 언어를 아이들에게 넘겨주고 싶어하는 하나의 부족(Tribes)일지를 모른다”
예술의전당이 노네임씨어터컴퍼니와 공동으로 오는 8일부터 12월 14일까지 자유소극장에서 연극 ‘가족이란 이름의 부족-Tribes’를 무대에 올린다.
연극 ‘가족이란 이름의 부족-Tribes’(연출/박정희)은 영국의 극작가 니나 레인의 작품으로 지난 2010년 영국의 Royal Court Theatre에서 초연되면서 작품성과 흥미로운 주제로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 작품은 가장 보편적이면서도 가장 예민할 수 있는 ‘가족’이라는 주제를 정면으로 다룬 작품으로, 가족이라는 공동체를 이야기의 틀로 삼고 그 안에 언어와 소통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특히 ‘소통의 근본인 언어에 민감한 가족구성원들이 과연 매일 보게 되는 가족들과의 진짜 소통에도 민감할까’라는 주제를 관객들에게 던지고 있다. ‘수화’라는 제3의 언어가 끼어들면서 가장 본질적인 주제 안으로 힘 있게 내달린다.
‘가족’이라는 친밀하고도 일상적인 관계, 수많은 가치를 ‘강제적으로’ 공유하는 이 관계 안에서 언어라는 최상의 소통 수단이 어떻게 작용하는가를 살펴보는 것이 이 작품을 보는 가장 매력적인 관전 포인트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가족은 들을 수 없는 아들이 ‘2등 시민’, 혹은 ‘청각장애인 정체성’을 갖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수화를 가르치지 않는다. 수화를 가르치지 않는 것이 아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그들만의 가장 ‘올바른’ 소신이었다. 이 ‘올바른’ 소신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게 되는 빌리를 통해 작가는 가족언어를 전파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이 질문은 필연적으로 한 가족의 구성원일 수밖에 없는 우리 모두에게 ‘가족의 가치와 신념에 동의하는가?’에 대한 질문으로 마무리된다.
부모와 조부모, 또 그 윗세대를 이어 내려온 하나의 거대한 신념체계가 바로 가족이라는 이름의 부족이고, 우리는 여기에 속해있는 가족 구성원이다. 원하든 그렇지 않든, 가족의 규칙을 받아들이며 살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이 작품은 우리가 깊이 생각지 못했던 개인의 뿌리이자 근간인 가족의 그늘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사실은 진정한 소통을 방해하는 가족의 편협하고 일방적인 가족관에 의문을 제기한 빌리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