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14-11-19 18:14:42
기사수정

국립현대미술관(관장 직무대리 윤남순)은 국내 최초로 이탈리아 20세기 미술거장 조르조 모란디(Giorgio Morandi, 1890-1964)의 삶과 예술을 소개하는 ‘조르조 모란디: 모란디와의 대화’전을 오는 20일부터 2015년 2월 25일까지 덕수궁관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한국-이탈리아 수교 130주년과 서울시-볼로냐시의 MOU 체결을 기념한다.

이번 전시에는 이탈리아 볼로냐에 위치한 모란디 미술관(Museo Morandi)의 소장품 중 주로 작가의 전성기(1940년대~60년대)에 제작된 회화(유화, 수채화), 판화(에칭), 드로잉 40여점을 소개한다.

모란디는 어떤 특정 유파에 속하지 않았고, 근대 이후 한국미술계의 관심이 주로 미국과 서유럽, 특히 프랑스와 독일에 편중돼 온 탓에 한국 대중들에게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모란디는 베니스 비엔날레(1948)와 상파울로 비엔날레(1957)에서 수상할 만큼 국제적으로 인정받았고, 사후에는 지속적으로 세계 유수 미술관에서 대규모 회고전이 열리고 있다. 또한 동시대 많은 예술가들에게 여전히 영감의 원천으로 꼽힐 만큼 널리 사랑받고 있다.

모란디는 결혼을 하지 않고 세 명의 누이와 함께 볼로냐의 폰다차(Pontazza)에 위치한 아파트에 살았다. 그는 침실 겸 작업실이었던 작은 방에서 작업하다 생을 마감한 은둔 혹은 고립의 화가로 알려져 있다.

청년시절 모란디는 지오토(1267-1337), 마사치오(1401-28) 등 초기 르네상스의 거장들과 세잔(1839-1906), 인상주의 화가들을 연구했다. 조르조 데 키리코(1888-1978), 카를로 카라(1881-1966) 등 형이상회화 작가들, 이상적인 이탈리아를 꿈꾸던 당시의 문화예술가들과 교류했고, 오랫동안 볼로냐 예술 아카데미에서 에칭전공 교수로 지내면서 많은 제자들을 양성했다.

모란디가 그린 작은 캔버스에는 단순화된 형태와 모노톤의 세련된 색조가 담겨있다. 이 안에는 유럽의 전통과 근대성, 지역성과 국제성, 구상과 추상, 시간과 공간, 지각과 관념의 복잡한 관계가 그물망처럼 얽혀있다.

특히 모란디는 ‘병(甁)의 화가‘라 불릴 만큼 정물 중에서도 다양한 종류의 병을 모티프로 한 정물화를 다수 제작했다. 모란디가 선택한 일상적인 소재들은 형태, 구조, 색에서 미묘하고 아름다운 변주를 보여주면서 새로운 질서로 재구성된다.

“가시적인 세계에서 내가 유일하게 흥미를 느끼는 것은 공간, 빛, 색, 형태다” “현실보다 더 추상적인 것은 없다”라고 말했던 모란디의 작품은 단순함과 고요함 속에서 예술과 존재의 본질에 대해 진지하게 묻는다. 거대한 크기와 거친 액션의 추상미술이 국제적으로 맹위를 떨치던 20세기 중반에 조차 모란디의 예술이 높이 평가받고, 현재까지도 많은 예술가들이 모란디를 존경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시는 크게 모란디 미술관 소장품으로 구성된 1섹션(‘조르조 모란디’)과 국내소장 모란디 작품 및 한국의 근현대미술로 구성된 2섹션(‘모란디와의 대화’)으로 구성됐다.

1섹션은 모란디의 주요 모티프였던 정물, 조개껍질, 꽃, 풍경을 통해 그의 예술세계를 탐색한다. 동일한 주제가 미묘하게 변주되고, 매체의 차이에서 오는 작품의 다양함에 초점을 두면 더욱 흥미로운 감상이 될 것이다.

이어 2섹션에서는 모란디 전시의 중심인 정물과 모란디와 같은 시대를 산 한국근대미술 거장들의 정물화를 비교하고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모란디로부터 영감을 받은 동시대 작가들, 모란디와 유사한 태도로 사물에 접근한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한편, 전시기간 동안 마리오 체멜레(Mario Chemello)가 감독한 다큐멘터리 ‘조르조 모란디의 먼지(Giorgio Morandi's Dust)’가 상영되고, 모란디가 작업에 모델로 삼은 여러 종류의 병과 작품의 구도를 정하는 과정에서 탄생한 독특한 스케치가 전시돼 작가의 생애와 예술관, 작업과정을 입체적으로 체감할 수 있다.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할용해주세요.

http://www.hangg.co.kr/news/view.php?idx=18019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리스트페이지_R001
최신뉴스더보기
리스트페이지_R002
리스트페이지_R003
리스트페이지_004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