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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4-12-01 12: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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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자라 무엇이 되려니?
사람!“ -(윤동주 ‘아우의 인상화’ 중(中)에서.

윤동주 서거 69주년을 맞아 연희단거리패의 창작뮤지컬 ‘서시(연출/대본:이채경)’가 무대에 오른다. 시인 윤동주가 해수 투입 생체실험을 당하면서 죽어가는 과정을 통해 야만적 역사에 희생된 개인의 영혼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

일본인 간호사 요코는 새로운 마루타 병실에 배치된다. 담당인 병실의 윤동주는 간호사 요코가 주입하는 바닷물 때문에 환각을 보게 되고, 간호사 요코는 윤동주의 미발표 원고를 읽으면서 그의 환각에 동조한다. 시인 윤동주의 몸은 죽음을 맞이하지만, 살아남은 가해자 요코는 윤동주의 참회록을 자기 삶으로 껴안는다.

창작 뮤지컬 <서시>. ‘서시’는 윤동주가 직접 쓴 시 제목이 아니다. 후세사람들이 ‘서문’의 개념으로 시 앞에 붙인 말일 뿐. 그래서 ‘서시’는 유일하게 윤동주가 직접 쓰지 않은 제목이 되었다. 이토록 사랑받는 시가 될 줄 윤동주는 예상이나 했을까.

윤동주의 시를 읽으며 그의 작품에 흠뻑 빠져들게 되는 간호사 요코는 의사에게 묻는다. “선생님은 그리워하는 것이 없으세요?” 수치(數値)로 설명되지 않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하는 세상에 던지는 질문일 것 이다. 정확하게 맞아떨어지는 값 보다 중요한 것이 있는데 정작 더 값진 것을 잃어가고 있는 것은 아니냐고.

윤동주는 참으로 괴로운 시절을 살아가면서 이러한 때에 시를 쓰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라고 참회하였다. 그러나 그의 시가 있었기에 그 날들을 견뎌낸 사람들이 있다. 부당함에 맞서 결연히 일어나 싸우는 길도 있고, 민족정신을 일깨우기 위해 글을 써서 전하려던 사람들도 있다. 모두가 자신의 방법으로 시대에 맞서 싸워온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프던 그 시절에 쓰여진 시들이 아직도 살아있는 것은 아닐까. 비단 윤동주뿐만이 아닌, 나라의 이름은 잃었으나 진정한 나라의 주인이었던 청년들이 썼던 한 줄의 시가 여전히 가슴을 뜨겁게 만드는 것은.

윤동주의 마지막 이야기를 담은 작품인 것은 반갑지만 굳이 뮤지컬로 하지 않고 연극이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박인화와 임현준은 선전했으나 윤동주의 시를 가사로 만든 넘버들은 여러모로 아쉬웠다. 오히려 짧고 간단한 대사들 속에서 더 깊은 울림을 느꼈다.

제3회 셰익스피어어워즈 젊은 연출가상을 받은 이채경 연출, ‘블러드브라더스’ 음악감독을 담당한 이수연 작곡, ‘날아라 박씨’ 음악감독 김지현이 음악감독을 맡았으며 윤동주 역에 임현준, 요코 역에 박인화 이 밖에 김신혜, 김영학, 최용림, 송준형, 전진아 등이 출연한다. 오는 7일까지 대학로 게릴라 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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