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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5-02-16 13:4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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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달빛요정과 소녀(연출:민복기)’는 지난 2010년 11월 뇌출혈로 세상을 떠난 인디 뮤지션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이진원)의 노래로 만든 극단 차이무의 첫 번째 창작 뮤지컬이다. 우연히 달빛요정의 노래를 듣고 노래 하나하나에 다 사연이 있어서 언젠가 이 노래들로 이야기를 꼭 써봐야겠다고 생각했다는 연출의 소개처럼 작품은 달빛요정의 노래들로 가득하다.

교복을 입은 한 소녀가 건물 옥상에 서 있다. 소녀는 ‘달빛요정’의 노래들을 소개하는 DJ캐준의 라디오를 듣고 있다. 소녀가 ‘생명의 전화’에 전화를 건다. 상담원인 은주는 소녀를 설득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전화가 끊어지고 만다. 끝내 건물에서 뛰어내리려던 소녀 앞에 낯선 남자가 나타나 자신이 ‘달빛요정’이라 한다. 남자는 누굴까?

자살시도 전에 ‘생명의 전화’를 걸었던 소녀의 실화에 달빛요정의 노래를 엮은 작품의 등장인물은 단순하다. 라디오 진행자인 DJ, 자살하려는 소녀, 소녀를 도우려는 상담원, 그리고 달빛요정. 달빛요정의 노래를 굳이 알지 못해도 상관없다. 이야기의 흐름에 맞춰진 듯 힘내라며 등을 두드려주는 가사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은 지난 2003년 홈 레코딩으로 1집 ‘Infield Fly’로 데뷔, ‘스끼다시 내 인생’, ‘절룩거리네’ 등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1집 ‘Infield Fly’는 2000년대 베스트앨범 100위에서 39위로 선정, 한국대중음악파워 100에서 82위, 한국인디명곡 100곡에도 선정됐다. 공연 및 새 앨범과 에세이 출간준비를 하던 중 2010년 11월 뇌출혈로 쓰러져 세상을 떠나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하루에 39명. 자살하는 사람의 숫자이다. 매일 매일을 살아간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하는 것만 같다. 무엇 때문에 그토록 어렵고 슬픈 결정을 하고 마침내 스스로를 세상으로부터 떠나보내는가?

소녀 아리영은 엄마와의 갈등 때문에 늘 아프다. ‘너만 없었으면’이라는 말을 매일같이 듣다보니 정말 자신이 사라져야만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소녀의 마음속에서 늘 외치는 소리가 있었던 것도 분명하다. 그녀는 아무도 모르게 사라지기를 선택하지 않고 ‘생명의 전화’에 전화를 걸었다. 겉으로는 아니라지만 마음으로 외친다, 자신을 도와달라고.

말할 수 없는 이야기가 없는 이가 어디 있을까. 가까이에 있기 때문에 더더욱 말할 수 없을 수도 있고 모르는 사람이기에 아무렇지 않게 다 털어놓을 수도 있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라서 전하지 못한 말들이 노래를 타고 들려오는 것을 듣고 있으면 솔직한 가사에 가슴이 찡하다. ‘달빛요정’의 노래가 더 궁금하고 듣고 싶어지는 건 그 때문일까.

막연하게 힘내, 할 수 있어 식의 이야기가 아니라 어차피 세상은 하나도 달라진 것이 없다고, 달라진 건 오직 너, 너의 마음뿐이라고 담담히 말해주니 오히려 가슴을 울린다. 달라진 마음하나 붙잡고 용기내서 같이 노래하자고 손을 내민다. 망설임 없이 그 손을 잡아본다. 달빛요정의 진솔한 노래가 함께 해줄 테니까.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이진원 역에 박훈, 실은 용기가 필요했던 소녀 역에 김소정, 가까이에 있었으나 돕지 못했던 언니를 기억하며 SOS를 외치는 이들을 돕는 전화상담원 이은주 역에 김소진, 작품의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내 곁을 지켜주는 노래’를 진행하는 DJ 캐준 역에 박해준, 라이브밴드와 함께 달빛요정의 노래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코러스에 이윤경, 이준용이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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