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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5-02-27 14:2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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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시티 예술공간 SM에서 류잔지 컴퍼니의 가와타케 모쿠아이(河竹黙阿彌) 원작, 니시자와 에이지(西澤榮治) 각본, 김광연 마이다 아스카(三井田明日香) 번역, 류잔지 쇼(流山兒祥) 연출의 ‘의적 지로키치’를 관람했다.

가와타케 모쿠아미(河竹默阿彌 1816~1893)는 일본의 가부키[歌舞伎] 극작가다. 본명은 요시무라 신시치[吉村新七]. 가와타케 신시치[河竹新七] 2세 또는 후루카와 모쿠아미[古河默阿彌]라고도 함. 다재다능하며 많은 작품을 쓴 작가로서 시적인 아름다움과 창의적인 구성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유명하다.

에도의 이치무라 자[市村座]에서 오랜 견습 기간을 거치면서 여러 종류의 희곡을 썼다. 40대에 배우 이치가와 고단지[市川小團次] 4세를 위해 세와모노[世話物:가부키에서 서민을 주인공으로 당시의 세태를 묘사한 것으로서 지다이모노(時代物)와 대비된다]와 시라나미모노[白浪物:도적을 주인공으로 한 것]를 써서 명성을 높였다.

메이지 유신[明治維新:1868] 뒤에는 사실적인 정확성을 강조하면서 전통 사극을 각색하기 시작했다. 메이지 초기 일본 사회의 근대화와 서구화를 상세히 묘사한 새로운 세와모노를 개척한 선구자이기도 했다. 65세 때인 1881년에 은퇴를 결심하고 그동안의 작가 생활을 마무리하는 희곡 ‘시마치도리 쓰키노시라나미 島鵆月白浪’를 썼다.

1882~93년에 지카마쓰 몬자에몬[近松門左衛門]의 희곡을 연출하고, 이치카와 단주로[市川團十郞] 9세를 위한 무용극과 오노에 기쿠고로[尾上菊五郞] 5세를 위한 희곡을 썼다. 360편이 넘는 희곡 가운데 가장 유명한 작품으로는 ‘아오토조시하나노 니시키에 靑砥稿花紅彩畵’ ‘게이안 타이헤이키 慶安太平記’ ‘산닌 기치사구루와노하쓰가이 三人吉三廓初買’ ‘쓰타 모미지우스노야토게 蔦紅葉宇都谷峠’ ‘구모니마고우에노노하쓰하나 天衣紛上野初花’ ‘렌지시 連獅子’ ‘쓰치구모 土蜘’ ‘모미지가리 紅葉狩’ 등이 있다.

무대는 정면에 색색의 칸으로 길게 드리워진 휘장이 있어 등퇴장 로 구실을 하고, 무대 좌우에도 등퇴잘 로가 마련되어 있다. 하수쪽 등퇴장 로에는 청색의 휘장에 흐를 류(流)자가 무늬처럼 들어가 있다. 자우의 벽에는 창문이 있고, 창 위쪽의 덧창은 돗자리처럼 보이는 천으로 차일을 했다. 무대 상수쪽 객석 가까이에 반자(半尺)높이의 무대가 있고, 벽에는 노송 그림이 그려져 있다. 한글자막과 영상을 투사해 극적효과를 높인다.

연극은 도입에 검은 의상을 착용한 출연자들의 무대를 종횡으로 누비는 군무(群舞)에서 시작된다.

이름난 단검의 소지자 신스케라는 청년이 고을의 무사 히라오케에게 단검을 빌려주는 대가로 100냥을 받는다. 그 청년은 오토모라는 한 기생여인의 사랑을 받는다. 그 기생에게, 무사 히라오케도 음심을 품고 있었기에, 신스케와 오토모의 사랑을 갈라놓기 위해, 여자 사기꾼이자 역술가인 오쿠마와 지주의 치안관을 가장한 무사를 끌어들여 신스케의 100냥을 도로 빼앗고 단검을 찾지 못하게 될 처지로 만든다.

청년 신스케와 기생 오토모는 강물에 뛰어들어 자결하려 한다. 바로 그때 도적 지로키치가 두 사람을 구해내고, 두 사람의 사연을 듣고 지주의 성에 들어가 100냥을 훔쳐다 준다. 지로키치는 그 과정에서 지주성의 문지기 오소베이의 제지를 받지만, 어찌 지로키치의 상대가 되랴? 문지기 오소베이는 도적을 잡지 못한 죄가 아닌, 같은 패거리로 몰리는 처지가 된다.

오소베이의 둘째아들 요노스케는 지주의 외동딸 미츠의 연모를 받고, 요노스케 자신도 미츠를 사랑하지만, 신분 때문에 감히 사랑을 고백하지 못하는 처지다. 요노스케는 아버지가 당한 어처구니없는 누명을 벗기기 위해, 100냥을 마련하려고, 남편의 위패를 늘 품에 품고 지내는 정절 여인이자 고을 최고 갑부인 오카다의 저택에 침입하지만, 무사들에게 붙잡힌다. 그 과정에서 지로키치는 문지기 오소베이가 어린 시절 자신을 내다버린 생부임을 알게 된다.

오소베이가 점을 치니, 아들이 자라서 큰 도적이 되리라는 점괘(占卦)에 놀라 부적을 몸에 붙여 내다버리게 된 사연이 전해진다. 지로키치는 자신이 점괘대로 도적이 되었기에, 오소베이에게 차마 자신이 아들임을 밝히지를 못한다. 게다가 동생인 요노스케 마저 부호 집에 도적질을 하러 들어가 잡힌 것을 알게 되고, 자신이 마련해 준 돈 때문에, 청년 신스케와 기생 오모토가 도적으로 몰려 관아에 연행되어 간 것을 알게 되고, 생부 오소베이 마저 도적과 작당했다는 혐의로 끌려간 것에 비통한 심정이 된다.

한편 부호 여인은 요노스케의 인물됨을 알고, 요노스케를 도적이 아닌, 자신의 정부이기에 저택에 침입한 것이라고 감싼다. 그러나 성주는 부호 여인 오카다의 절개를 알기에, 정부 운운하는 거짓에 넘어가지를 않는다.

한편 지로키치의 아내가 남편의 행방을 알기 위해 점을 치러 여자 사기꾼이자 역술가인 오쿠마를 찾아온다. 그런데 오쿠마는 어렸을 때 버려진 지로키치를 장성할 때까지 길러주고 보살핀 현재의 어머니라는 사실이 지로키치와 오카마의 대화로 알려지고, 평생 거짓으로 살아온 어머니 오쿠마와 아들이자 도적인 지로키치의 갈등이 부각되면서 연극은 절정으로 치닫는다.

대단원에서 얽히고설킨 가족관계가 밝혀지고, 현명한 성주의 명쾌한 판결로 젊은이들의 사랑이 이루어지는 장면에서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종장은 도입에서처럼 검은 의상의 출연자들의 군무장면에서 끝이 난다.

이와오, 아만 유미, 다니 무네카츠, 고즈 타쿠헤이, 우에다 카즈히로, 기시와쿠라 타로, 야마시타 나오야, 고토 산시로, 야마마루 리나, 히라노 나오미, 사토 하나코, 류진지 쇼 등 출연자 전원의 호연과 열연, 그리고 열창과 무용은 관객을 시종일관 극에 몰입시키는 역할을 하고, 갈채를 받는다.

음악 스와 소우, 안무 기타무라 마미, 무대미술감독 요시키 히토시, 조명 요코하라 유, 영상 하마지마 마시히로, 의상 호리우치 마키코, 자막제작 사하라 유미, 무대사진 요코다 아쓰시, 제작 우네베 나나호, 협력 코마쯔 앙리 등 제작진의 열정과 기량이 드러나, 류잔지 컴퍼니의 가와타케 모쿠아이(河竹黙阿彌) 원작, 니시자와 에이지(西澤榮治) 각본, 김광연 마이다 아스카(三井田明日香) 번역, 류잔지 쇼(流山兒祥) 연출의 ‘의적 지로키치’를, 윌리엄 셰익스어에 버금가는 걸작 연극이자, 한일수교 50주년 기념초청 공연에 걸 맞는 우수작이라 평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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